[대한루마니아인 한국생활] 밥 먹으면서 드라마를 본다고? 외국인이 놀란 한국 식당의 스마트폰 풍경
식당 테이블에서 식사 하는 동안 휴대 전화를 사용 하는 여자 / 셔터스톡

한국 식당에서 처음 놀란 장면은 음식이 아니었다. 혼자 밥을 먹는 사람이 휴대폰으로 드라마를 보는 모습이었다. 더 놀라운 건, 이제는 혼밥뿐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 있는 자리에서도 화면을 보는 모습이 점점 흔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식당 문화에서 신기한 점이 많았다. 음식이 빨리 나오고, 반찬이 많고, 혼자 밥을 먹는 사람도 자연스러웠다. 그런데 그중 가장 낯설었던 장면은 사람들이 밥을 먹으면서 스마트폰을 보는 모습이었다.

처음에는 혼자 식사하는 사람들만 그런 줄 알았다. 혼자 밥을 먹을 때 휴대폰으로 드라마나 유튜브를 보면 덜 어색하고, 덜 외롭게 느껴질 수 있다. 나도 그 마음은 이해한다. 낯선 공간에서 혼자 식사를 해야 할 때 화면 하나가 작은 동행처럼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 더 놀라운 장면들을 보게 됐다. 친구와 함께 앉아 있는데도 각자 휴대폰을 보고, 심지어 가족과 식사하는 자리에서도 한 사람이 드라마를 보는 경우가 있었다. 한 번은 식당에서 딸이 어머니 앞에 앉아 있었는데, 식사 내내 휴대폰으로 영상을 보고 있는 모습을 본 적도 있다. 그 순간 외국인 입장에서는 꽤 충격을 받았다. 루마니아를 비롯한 유럽에서는 누군가와 함께 식사할 때 휴대폰을 계속 보는 것이 무례하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는 식사 시간이 대화 시간에 가깝다

루마니아에서 식사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시간이 아니다. 특히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먹는 식사는 대화의 시간이다. 오늘 있었던 일, 가족 이야기, 고민, 농담, 다음 계획 같은 것들이 식탁 위에서 오간다.

물론 유럽 사람들도 휴대폰을 많이 쓴다. 요즘은 어디를 가도 스마트폰을 보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누군가와 마주 앉아 식사를 할 때 계속 화면을 보고 있으면 상대방이 서운해할 수 있다. “내가 앞에 있는데 왜 휴대폰을 봐?”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식사 중 휴대폰 사용은 상황에 따라 무례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잠깐 메시지를 확인하거나 급한 전화를 받는 것은 괜찮지만, 드라마나 영상을 보면서 밥을 먹는 것은 상대를 무시하는 행동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한국 식당에서 이런 장면을 처음 봤을 때 낯설었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내 기준에서는 식사 자리에서 화면을 보는 행동이 관계보다 휴대폰을 우선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휴대 전화로 콘텐츠를 보면서 레스토랑에서 햄버거와 감자튀김의 캐주얼한 식사를 즐기는 여자 / 셔터스톡

혼밥 문화와 스마트폰은 잘 맞아 보였다

물론 한국의 혼밥 문화는 외국인에게 꽤 인상적이다. 한국에서는 혼자 식당에 가서 밥을 먹는 것이 비교적 자연스럽다. 혼밥 좌석이 있는 식당도 있고, 혼자 고기를 먹거나 국밥을 먹거나 분식을 먹는 사람도 많다.

이런 환경에서는 스마트폰이 하나의 편안한 도구가 될 수 있다. 혼자 밥을 먹을 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앉아 있으면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때 드라마나 유튜브, 웹툰, 쇼츠를 보면 식사 시간이 덜 외롭게 느껴진다.

특히 한국처럼 도시 생활이 빠르고 혼자 이동하는 시간이 많은 곳에서는 휴대폰이 일종의 개인 공간이 된다. 식당 안에서도 이어폰을 끼고 영상을 보며 밥을 먹는 사람은 자신만의 작은 세계 안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부분은 이해할 수 있었다. 혼자 있는 사람에게 스마트폰은 단순한 기기가 아니라, 어색함을 줄여주는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런데 함께 있어도 각자 화면을 본다

하지만 외국인에게 더 신기한 것은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도 스마트폰을 보는 경우다. 친구와 마주 앉아 있으면서도 각자 화면을 보고, 가족과 식사하는 자리에서도 한 사람이 이어폰을 끼거나 영상을 보는 장면이 있다.

물론 모든 한국인이 그런 것은 아니다. 대화를 많이 하는 사람들도 많고, 식사 중 휴대폰을 거의 보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한국 식당에서는 이런 풍경을 생각보다 자주 마주치게 된다.

한 번은 식당에서 어머니와 딸이 함께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딸은 음식이 나오는 동안 계속 휴대폰 화면을 보고 있었고, 식사 중에도 영상을 멈추지 않았다. 어머니는 크게 뭐라고 하지 않았지만, 외국인인 나는 그 장면이 오래 기억에 남았다. 루마니아였다면 아마 부모가 바로 한마디 했을 가능성이 높다. “밥 먹을 때 휴대폰 좀 내려놔.” 그런 말을 듣는 것이 너무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에, 한국에서 그런 장면이 조용히 지나가는 것이 더 신기하게 느껴졌다.

어머니가 침실의 침대에 앉아 있는 10대 아들에게 스마트폰을 떼어 주며 육아 갈등의 순간을 부각시키고 있다 / 셔터스톡

한국은 화면이 일상에 너무 깊게 들어온 나라다

이런 장면은 한국만의 문제라기보다 전 세계적인 변화일 수도 있다. 스마트폰은 이제 모두의 일상에 깊게 들어와 있다. 지하철에서도, 카페에서도, 길을 걸을 때도, 잠들기 전에도 사람들은 화면을 본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그 속도가 더 빠르게 느껴진다. 인터넷이 빠르고, 콘텐츠가 많고, OTT와 유튜브, 웹툰, 쇼츠, 라이브 방송까지 언제 어디서나 볼 것이 넘쳐난다. 식당에서 음식을 기다리는 짧은 시간조차 화면을 보는 시간이 된다.

또 한국 사람들은 바쁘다. 혼자 쉬는 시간이 부족하고, 하루 중 온전히 자신만의 시간을 갖기 어려운 사람도 많다. 그래서 밥을 먹는 시간마저 드라마 한 편, 유튜브 영상 하나, 쇼츠 몇 개를 소비하는 시간이 되는 것처럼 보인다.

외국인 입장에서는 조금 슬프게 느껴질 때도 있다. 누군가와 함께 있는 시간조차 화면에 나눠지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외로움을 달래는 도구일까, 관계를 멀어지게 하는 습관일까

스마트폰을 보며 밥을 먹는 것을 무조건 나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혼자 밥을 먹는 사람에게는 그것이 편안함이 될 수 있다. 낯선 식당에서 시선을 둘 곳이 없을 때, 휴대폰은 작은 방패처럼 느껴질 수 있다.

또 어떤 사람에게는 혼자 밥 먹는 불안을 줄여주는 방법일 수 있다. 혼밥이 자연스러워졌다고 해도, 여전히 혼자 식당에 앉아 있는 것이 불편한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에게 영상은 식사 시간을 견디게 해주는 친구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는 조금 다르게 느껴진다. 마주 앉은 사람이 있는데도 계속 화면을 보면, 상대는 자신이 중요하지 않은 사람처럼 느낄 수 있다. 식사 자리는 단순히 음식을 먹는 시간이 아니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문화는 외국인에게 복잡하게 보인다. 이해는 되지만, 동시에 아쉽다.

클로즈업, 행복 한 아시아 여자 휴대 전화를 사용 하 여, 집에서 소셜 네트워크 모바일 앱에 온라인 메시징. / 셔터스톡

식탁 위의 대화가 줄어드는 시대

한국 식당에서 스마트폰을 보며 식사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이제 밥을 먹으면서도 혼자 있고, 함께 있으면서도 각자의 화면 안에 들어가 있는 것은 아닐까.

예전에는 식탁이 대화의 중심이었다. 가족이 하루를 이야기하고, 친구들이 웃고, 연인이 서로의 얼굴을 보며 시간을 보내는 장소였다. 하지만 이제는 식탁 위에 음식과 함께 휴대폰이 자연스럽게 놓인다.

물론 시대가 변했고, 사람들의 생활 방식도 변했다. 하지만 외국인 입장에서는 여전히 식사 중 휴대폰 사용이 낯설게 느껴진다. 특히 눈앞에 사람이 있는데 화면을 보는 장면은 쉽게 익숙해지지 않는다.

한국의 빠르고 편리한 디지털 문화는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가끔은 그 편리함이 사람 사이의 작은 순간을 빼앗아 가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다.

외국인이 본 한국 식당의 가장 조용한 문화 충격

한국 식당에서 드라마를 보며 밥을 먹는 사람을 처음 봤을 때는 단순히 신기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 장면은 한국 사회의 한 단면처럼 느껴졌다.

혼자 밥을 먹는 사람에게 스마트폰은 외로움을 덜어주는 친구가 된다.

바쁜 사람에게는 짧은 휴식 시간이 된다.

하지만 함께 있는 사람 앞에서는 때로 보이지 않는 벽이 되기도 한다.

한국 음식은 함께 나눠 먹는 문화가 강하다. 찌개를 나누고, 반찬을 같이 먹고, 고기를 구워 서로 건네는 따뜻한 문화가 있다. 그래서 식탁 위에서 각자 화면을 보는 모습은 외국인에게 더 아이러니하게 느껴진다. 처음엔 그저 이상했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이해한다. 그래도 가끔은 생각한다.

밥을 먹을 때만큼은, 눈앞의 사람을 조금 더 봐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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