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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쏟아진 여론조사가 민주당 승리라는 큰 흐름은 맞혔지만 승리의 규모는 제대로 잡아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선거 다음 날인 4일(현지시각) 선거 전 여론조사들을 이렇게 총평했다. 여론조사들이 '블루 웨이브'(Blue Wave·민주당 승리)는 내다봤지만 '블루 쓰나미'(Blue Tsunami·민주당 압승)까지는 포착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전날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은 상·하원을 모두 장악했다. AP통신은 전날 밤 상원, 이날 새벽 하원의 민주당 승리를 각각 확정했다. 민주당은 상원에서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 오하이오, 텍사스, 캔자스, 아이오와, 메인 등 공화당이 쥐고 있던 7석을 빼앗았다. 하원은 다수당이 확정된 시점에 이미 20석 넘게 의석을 늘린 상태였다. 미국 대통령이 상·하원을 모두 야당에 내준 채 국정을 운영하게 된 것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임기 마지막 2년 이후 처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평가도 냉담했다. NBC뉴스 출구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37%에 그쳤다. 적어도 2006년 이후 중간선거 때 나온 대통령 지지율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다.
선거예측기관 실버 불레틴이 산출한 여론조사 평균에서 민주당은 하원 총득표율에서 8.9%포인트(p) 앞설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 결과는 13%p 차이의 민주당 대승이었다.
사실 여론조사 기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 무대에 등장한 뒤 공화당 유권자의 투표 성향을 정확히 예측하는 데 애를 먹었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를 공개적으로 밝히기 꺼리는 '샤이 트럼프' 탓에 2016년과 2020년, 2024년 대선에서 3회 연속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을 낮게 잡았다.
실버 불레틴 분석에 따르면 민주당 득표율은 2016년 3%p, 2020년 4.7%p, 2024년 2.9%p만큼 과대평가됐다. 중간선거가 치러진 2018년과 2022년에는 오차가 1%p 이내로 비교적 작았다.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여론조사 오차가 평균 4%p 정도로 커졌다. 그것도 과거와 반대로 민주당 득표율을 낮게 잡는 방향이었다.
여론조사 업계도 오차를 인정했다. 크리스 앤더슨 폭스뉴스 여론조사 민주당 측 파트너는 폭스뉴스가 전날 보도한 인터뷰에서 "여론조사가 평균적으로 민주당을 상당히 과소집계했을 것"이라며 "이번 같은 지각변동 선거는 모델로 담아낼 수 없다"고 말했다. 앤더슨은 "공화당을 과소집계하지 않은 것만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대런 쇼 폭스뉴스 여론조사 공화당 측 파트너는 "여론조사의 방향은 분명히 맞았다"면서도 "민주당 득표율을 몇 %p 정도 과소평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쇼가 꼽은 사례는 텍사스다. 리얼클리어폴링이 집계한 텍사스 상원의원 선거 여론조사 평균에서 제임스 탈라리코 민주당 후보는 켄 팩스턴 공화당 후보를 2.6%p 앞섰다. 실제로 탈라리코 후보는 약 12%p 차이로 이겼다. 텍사스에서 민주당 상원의원이 나온 것은 1988년 이후 처음이다. 쇼는 "텍사스가 민주당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며 "텍사스는 그 폭이 놀라웠다"고 말했다.
공화당은 선거 직전까지 정반대 주장을 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1일 아이오와주 더뷰크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 유세에서 "여론조사는 전국적으로 다 틀렸다"며 "공화당원들이 더는 여론조사에 응하지 않기 때문에 공화당이 과소집계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데이비드 팔레올로고스 서퍽대 정치연구센터 소장은 "우리는 승리 격차를 낮게 잡았다"며 "모두가 민주당을 과소집계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팔레올로고스 소장은 지난해 뉴저지·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서도 민주당이 예상보다 큰 두 자릿수 격차로 이겼다며 비슷한 과소집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론조사가 공화당만 놓친다는 공화당 주장을 두고 "앞으로는 한쪽 방향만의 문제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공화당 지지자의 과소표집을 막으려 조사 방식을 보완하다가 오히려 민주당 과소표집이라는 부작용으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여론조사 기관의 예측이 모두 빗나간 것은 아니다. 아틀라스인텔은 민주당이 14.1%p 차이로 이길 것으로 내다봐 실제 결과에 가장 가까운 수치를 내놨다. 뉴욕타임스(NYT)도 11%p를 예상해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유거브와 입소스 같은 유명 기관은 각각 9%p와 8%p 차이를 전망했다.
NYT는 이번 하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13%p 득표율 차로 이긴 것으로 추정하면서 “(미국에서) 어느 한 정당이 50년 만에 거둔 가장 큰 승리”라고 전했다.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공화당이 수세에 몰렸던 1974년 중간선거와 1976년 대선 때 민주당은 하원 득표율에서 16.6%p와 14.1%p 격차로 압승을 거뒀다. 이번의 13%p는 워터게이트 사건 당시에 견줄 만한 격차다. 공화당이 하원을 휩쓴 1994년과 2010년 중간선거에서도 하원 득표율 격차는 6.8%p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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