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왕자의 장인인데...아동 성학대물 소지 혐의로 체포된 '이 인물'

영국 해리 왕자의 장인인 토머스 마클(82)이 아동 성학대물 소지 혐의로 미국 연방수사당국에 체포됐다. 필리핀에 있던 부친의 소지품에서 의심스러운 자료를 발견한 가족의 신고가 미국 내 수사로 이어졌다.

연설하는 해리 영국 왕자 / 뉴스1

6일(현지 시각) AP통신과 로이터통신, 미국 법무부 발표에 따르면 미 연방수사국(FBI)은 이날 플로리다주 포크 카운티의 노인 요양시설에서 마클을 체포했다. 미 연방검찰은 그에게 아동 성착취물 소지 혐의 1건을 적용했다. 유죄가 확정될 경우 법정 최고형은 징역 20년이다.

수사당국이 확보한 자료는 약 78점이다. FBI는 마클이 2008년부터 임대한 LA 일대 창고 두 곳을 수색해 슬라이드와 필름 원판, 서적 등을 압수했다. 해당 자료에는 아동 성학대물로 의심되는 이미지가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연방검찰이 공개한 수사자료에는 성인 남성과 나체 상태의 어린 소녀가 함께 등장하는 사진도 있었다. 수사관들은 사진 속 남성이 마클이라고 지목한 목격자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수사당국이 공개한 내용은 아직 혐의와 관련한 조사 결과다. 형사고발장에 기재된 주장은 재판을 통해 입증돼야 하며, 마클은 법적으로 무죄 추정의 원칙을 적용받는다. 현재까지 미국 내 피해자가 확인됐다는 발표는 나오지 않았다. FBI는 압수한 자료를 토대로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마클의 아들이자 메건 마클의 이복오빠인 토머스 마클 주니어의 신고에서 비롯됐다. 영국 매체 더선 등에 따르면 마클 주니어는 필리핀 세부에 있는 부친의 집을 정리하던 중 아동 성학대물로 의심되는 이미지들을 발견했다. 그는 관련 자료를 필리핀 경찰과 FBI에 신고했다. 이후 수사당국은 마클이 미국에 보관해 둔 물품이 있다는 정보를 확인하고 LA 인근 창고 두 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빌 에사이리 미 연방검사는 이번 사건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그는 "혐의가 매우 엄중하다"며 "마클을 법이 허용하는 최고 수준으로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법무부는 이번 사건이 연방 형사고발장에 근거한 절차라는 점을 명시하면서, 최종적인 유무죄 판단은 법원에서 이뤄질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마클은 체포된 뒤 플로리다주 탬파의 연방법원에 출석했다. 법원은 그가 재판 절차를 이해하고 변호인과 협력할 수 있는 상태인지 확인하기 위해 정신 감정을 명령했다. 이후 마클은 전자감시 장치를 착용하고 노인 요양시설로 돌아가는 조건으로 석방됐다. 향후 재판은 사건 관할에 따라 캘리포니아에서 진행될 전망이다.

2023년 독일 뒤셀도르프 메르쿠어 스필 아레에서 열린 '인빅터스게임 2023' 개막식에서 세계상이군인체육대회 개막식 연설하는 해리 왕자 / 뉴스1

마클의 건강 상태도 재판 과정에서 고려될 요소다. 그는 올해 필리핀에서 뇌졸중을 겪었으며, 이후 왼쪽 다리를 절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 당시에도 휠체어를 이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이 정신 감정을 지시한 배경에도 고령과 건강 문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딸 메건과 부친의 관계는 2018년 해리 왕자와의 결혼을 전후해 사실상 단절됐다. 마클은 결혼식을 앞두고 딸의 결혼 준비 모습을 촬영한 사진을 언론에 제공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후 건강 문제 등을 이유로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했고, 메건과의 관계도 회복되지 않았다. 해리 왕자 부부의 자녀인 아치 왕자와 릴리벳 공주 역시 외할아버지와 만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건은 지난달 부친을 둘러싼 의혹이 보도된 뒤 관련 내용을 알고 있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2019년 부친에 관한 우려스러운 혐의를 담은 편지가 영국 런던 경찰에 전달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며, 자녀들이 외할아버지와 접촉하지 못하도록 한 결정도 보호를 위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메건은 당시 의혹에 깊은 우려를 표했지만, 이번 체포 이후 별도의 공식 입장을 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마클은 과거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딸과의 관계를 여러 차례 언급해 왔다. 메건이 해리 왕자와 결혼한 뒤에도 부녀 관계는 회복되지 않았고, 양측은 오랜 기간 거리를 둔 상태다. 이번 사건은 가족 간 갈등을 넘어 미국 연방 법원의 형사 절차로 이어지면서 향후 수사와 재판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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