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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저녁으로 공기가 서늘해지면서 낮에는 창문을 열었다 닫고, 밤에는 보일러나 온풍기를 켰다 끄는 날이 이어진다. 이럴 때 모니터나 스마트폰을 오래 들여다보면 눈이 따갑고 모래가 낀 듯 뻑뻑해진다. 안약부터 찾기 쉽지만, 화면을 놓는 높이와 바람이 닿는 방향, 깜빡이는 습관만 손봐도 눈물이 마르는 조건을 줄일 수 있다.
미국안과학회(AAO)에 따르면 눈물은 바깥쪽 기름층, 가운데 물층, 안쪽 점액층의 세 겹으로 이뤄진다. 기름층은 눈꺼풀의 마이봄샘(기름샘)에서 나와 눈물 표면을 매끄럽게 하고 눈물이 너무 빨리 마르지 않게 막는다. 물층은 눈물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눈 속 이물질을 씻어내고, 점액층은 물층이 눈 표면에 달라붙어 촉촉함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이 눈물을 눈 표면 전체에 고르게 펴 바르는 동작이 깜빡임이다.
문제는 화면에 집중할수록 깜빡임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컴퓨터 화면을 오래 보는 일, 독서처럼 깜빡임을 줄이는 활동, 바람·연기·매우 건조한 기후는 모두 안구건조의 원인으로 꼽힌다. 영국 국가보건서비스(NHS)는 쉬지 않고 화면을 오래 보는 사람이나 냉방·난방이 되는 공간에 머무는 사람이 안구건조에 걸리기 쉽다고 안내한다. 냉방과 난방을 번갈아 쓰는 환절기 집 안에서는 이 조건이 한꺼번에 겹친다. 눈이 뻑뻑한데 오히려 눈물이 줄줄 흐르기도 하는데, 건조로 자극받은 눈이 눈물을 더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화면이 눈높이보다 높으면 눈꺼풀을 크게 치켜뜬 채 보게 되고, 그만큼 눈 표면이 공기에 드러나는 면적이 넓어진다. 데스크톱 모니터는 받침대 높이를 낮추거나 스탠드 각도를 조절해 시선이 살짝 아래로 향하게 맞춘다. 노트북을 책이나 거치대로 높여 쓰고 있다면 시선이 위로 올라가지 않는 선에서 멈춘다.
스마트폰은 더 자주 놓치는 부분이다. 누워서 팔을 뻗어 화면을 위로 들면 눈을 크게 뜨게 되므로, 앉아서 화면이 시선보다 약간 아래에 오도록 든다. 벽 높이 걸린 TV를 올려다보며 오래 보는 집이라면 같은 이유로 시선 높이를 점검해 볼 만하다. 안약은 마른 눈에 물을 보태 주는 수단일 뿐이어서, 눈이 마르는 자세를 그대로 두면 증상은 되풀이된다.

화면을 볼 때는 깜빡임을 의식해서 하고, 중간중간 먼 곳을 바라보며 눈을 쉬게 한다. 시간 기준 대신 행동 신호에 묶어 두면 지키기 쉽다. 메일 한 통을 보낸 뒤, 문서 한 단락을 끝낸 뒤, 영상 한 편이 끝난 뒤마다 아파트 창밖이나 거실 반대편 벽처럼 멀리 있는 대상을 잠깐 바라보며 눈꺼풀을 천천히 몇 번 깜빡인다.
물을 마시러 일어나는 동선이나 환기하러 창가로 가는 동선에 이 동작을 붙이면 따로 시간을 내지 않아도 된다. 다음 화가 자동 재생되는 영상 서비스는 쉬는 타이밍을 놓치기 쉬우니, 화면이 넘어가기 전에 시선부터 돌린다.
움직이는 공기는 눈 표면의 수분 증발을 늘린다. 책상 앞에 앉았을 때 선풍기·서큘레이터·에어컨 송풍구·온풍기 바람이 얼굴로 곧장 닿는다면 방향을 벽이나 천장 쪽으로 틀어 간접 바람으로 바꾼다. 풍향 조절이 안 되는 기기라면 책상이나 의자 위치를 송풍구에서 비켜 놓는 쪽이 간단하다. 머리를 말릴 때 드라이어 바람이 눈 쪽으로 향하지 않게 하고, 가능하면 사용을 줄인다.
공기가 마르는 방에서는 가습기가 도움이 된다. 다만 정답처럼 정해진 습도 숫자를 맞추려 하기보다 방이 쾌적하게 촉촉하되 창에 물방울이 맺히거나 벽·가구 표면이 눅눅해지지 않는 선에서 멈추는 쪽이 현실적이다. 결로가 보이면 과한 것이므로 가습을 줄이고 환기한다. 가습기 물통은 자주 비우고 씻어 말려 쓴다.

영국 국가보건서비스는 눈꺼풀을 매일 닦으라고 안내한다. 따뜻한(뜨겁지 않은) 물에 적신 수건을 눈 주변에 지그시 대어 기름샘의 기름을 묽게 만들고, 손가락이나 면봉으로 눈꺼풀을 가볍게 마사지해 기름을 밀어낸 뒤, 따뜻한 물에 적신 솜으로 쌓인 기름·딱지·먼지를 닦아낸다. 물이 뜨거우면 눈 주변 피부가 상할 수 있으니 손등에 먼저 대어 따뜻한 정도인지 확인하고, 면봉이 눈동자에 닿지 않게 조심한다.
렌즈를 끼는 사람은 화면을 오래 본 날 렌즈를 빼고 안경으로 눈을 쉬게 한다. 바람과 먼지가 센 날 외출할 때는 안경이나 보호안경이 눈에 닿는 바람을 줄여 준다.
인공눈물은 도움이 되는 사람도 있지만 제품 설명서를 따라야 하고, 자주 필요하다면 약사나 의사와 상의한다. 미국안과학회는 하루 여섯 번이 넘게 쓰거나 보존제에 알레르기가 있다면 보존제 없는 제품을 쓰라고 안내한다. 보존제가 든 제품은 오히려 눈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침마다 눈이 뻑뻑하게 깬다면 자기 직전에 쓰는 점도 높은 안약이나 연고가 있으나, 어떤 제품이 맞는지는 약국에서 확인한다. 남의 안약을 빌려 쓰지 말고, 충혈을 가라앉히는 안약을 진단 대신 계속 쓰는 일도 피한다.

질병관리청은 눈 통증, 시야 변화, 심한 충혈 같은 경고 증상이 있으면 안과 진료가 필요하다고 안내한다. 미국안과학회도 증상이 계속되거나 나빠질 때,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때, 시판 윤활 안약으로 나아지지 않을 때, 뚜렷한 충혈·통증·시력 변화가 함께 올 때는 안과를 찾으라고 한다. 빛에 유독 예민해졌거나 눈을 다쳤다면 화면 습관을 고칠 일이 아니라 진료를 받을 일이다. 만성 안구건조는 눈꺼풀 질환이나 자가면역질환 같은 다른 문제의 신호일 수도 있다.
복용하는 약도 변수다. 이뇨제, 베타차단제, 알레르기·감기약(항히스타민제), 수면제, 불안·우울 치료제, 속쓰림 약이 안구건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영국 국가보건서비스는 약이 증상을 일으키는 것 같아도 의사와 상의하지 않고 처방약을 끊지 말라고 안내하며, 안과에서는 먹는 처방약과 일반의약품을 모두 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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