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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에서 판매되는 고래고기를 유전자 분석한 결과 일부에서 포획과 유통이 금지된 해양보호생물이 확인됐다. 환경단체와 정치권은 보호종 고래고기의 유통 경로를 조사하고 현행 관리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과 부산환경운동연합, 환경운동연합은 지난 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내 고래고기 유통 실태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환경운동연합은 해양수산부가 파악한 전국 고래고기 판매업소 115곳 가운데 27곳에서 고래고기 시료를 확보했다. 이후 서울대학교와 천연기념물동물유전자원은행에 의뢰해 DNA 분석을 진행했다.
분석 결과 27개 시료 가운데 7개에서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된 고래가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멸치고래 5개, 보리고래와 참고래가 각각 1개였다. 보호종 고래고기가 나온 시료는 모두 부산지역 판매점에서 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참고래와 보리고래, 멸치고래는 해양수산부가 지정한 해양보호생물이다. 현행 해양생태계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이들 종은 포획·채취뿐만 아니라 죽은 개체의 가공과 유통, 보관 등도 금지된다.
나머지 20개 시료에서는 밍크고래가 확인됐다. 다만 이 밍크고래들이 적법하게 혼획된 개체인지는 이번 분석만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합법적으로 혼획된 밍크고래의 DNA 자료와 대조하는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고래를 잡기 위한 포경이 금지돼 있다. 다만 다른 어종을 잡는 과정에서 그물 등에 우연히 걸린 고래는 관련 절차를 거쳐 유통·판매할 수 있다. 혼획 고래는 해양경찰 조사를 받은 뒤 수협 위판 등을 거치며 개체별 DNA 시료도 등록된다.
하지만 관련 기관의 정보가 유통 단계별로 즉시 연계되지 않아 시중에 판매되는 고래고기가 적법하게 확보된 개체인지 빠르게 확인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번 조사에서도 밍크고래 20개 시료의 종은 확인됐지만 합법적으로 위판된 개체와 동일한지 즉각 대조하지 못했다.
고래 불법 포획 사례도 계속 적발되고 있다. 해양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고래 불법 포획과 관련해 33건이 적발됐으며 148명이 검거됐다. 적발된 고래는 모두 52마리였다. 같은 종류 또는 유사한 행위로 다시 적발된 사람이 25명, 불법 포획에 재사용되다 적발된 어선은 13척으로 집계됐다.
환경운동연합은 고래 포획 자체는 금지하면서 일정 요건을 충족한 혼획 고래의 유통은 허용하는 현행 구조에서 불법 포획된 고래고기가 정상 유통망에 들어가는 것을 차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솔 환경운동연합 책임활동가는 고래고기의 유통이 허용되는 현재 제도에서는 소비자가 식당에서 판매되는 고래고기가 합법적으로 확보된 것인지 직접 확인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노현석 부산환경운동연합 협동사무처장은 이번 조사에서 보호종 고래고기가 확인된 시료가 모두 부산지역 판매점에서 확보된 점을 들어 부산시가 지역 내 고래고기 유통 실태를 점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해양수산부에는 보호종 고래의 포획·유통 경로를 조사하고 혼획 고래의 판매를 허용하는 제도도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윤준병 의원은 보호종으로 지정된 고래가 실제 고래고기 유통망에서 발견된 만큼 현행 관리체계의 문제를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위판 단계에서 확보한 DNA 정보와 최종 판매 단계까지의 정보를 연계해 불법 고래고기를 추적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과 환경단체들은 해양수산부와 수사기관에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보호종 고래고기의 출처와 유통 경로를 조사해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모든 고래류를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하고 식용 목적의 고래고기 유통·판매를 제한하는 방안, 판매시설 신고 및 정기 점검, 혼획을 줄이기 위한 어업 방식 개선과 어업인 지원 등을 포함한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윤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해양포유동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의 조속한 논의도 요구했다.
우리나라 바다에는 몸집이 큰 수염고래부터 비교적 작은 돌고래류까지 다양한 고래가 서식하거나 이동하는 과정에서 출현한다. 고래는 모두 폐로 호흡하는 포유동물이며 크게 이빨을 가진 이빨고래류와 수염판으로 먹이를 걸러 먹는 수염고래류로 구분된다.
이번 고래고기 유전자 분석에서 확인된 밍크고래는 국내 해역에서도 발견되는 수염고래류다. 몸길이가 대체로 7~10m 정도이며, 작은 물고기와 크릴 등을 먹는다. 다른 대형 수염고래에 비해 몸집이 작은 편으로 동해와 서해 등에서 출현 기록이 있다.
멸치고래라고도 불리는 브라이드고래는 비교적 따뜻한 바다에 분포한다. 몸길이는 약 15m까지 자라며 위턱에 길게 뻗은 세 개의 융기선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멸치와 같은 작은 물고기 등을 잡아먹는다.
보리고래는 몸길이가 약 18m에 이르는 대형 수염고래다. 몸통은 대체로 어두운 회색이며 옆구리 등에 밝은색 흔적이 나타나기도 한다. 참고래는 이보다 더 크게 자라며 몸길이가 약 23m에 달할 수 있다. 특히 아래턱의 좌우 색깔이 다른 특징을 지닌다.
국내 해역에서는 이들 외에도 혹등고래와 귀신고래, 대왕고래 등의 출현 기록이 있다. 혹등고래는 몸길이에 비해 긴 가슴지느러미와 울퉁불퉁한 머리가 특징이다. 귀신고래는 회색 몸에 따개비 등이 붙어 얼룩무늬처럼 보이기도 한다.
몸집이 작은 고래류도 있다. 상괭이는 서해와 남해 등 연안에서 발견되며 뚜렷한 등지느러미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제주도 연안에는 남방큰돌고래가 서식한다. 이 밖에도 참돌고래와 낫돌고래 등이 우리나라 주변 바다에서 관찰된다.
다만 국내 해역에서 발견된 기록이 있다고 해서 모든 고래가 현재 같은 규모로 서식하는 것은 아니다. 고래마다 주요 서식지와 이동 경로, 국내 해역에서 관찰되는 빈도가 다르다. 일부는 연안에서 지속적으로 발견되지만 일부 대형 고래는 과거 출현 기록이나 드문 관찰 사례를 통해 존재가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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