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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밥상에 자주 오르는 호박은 기름에 볶는 대신 끓는 물에 짧게 데친 뒤 양념에 무쳐도 맛있는 반찬이 된다.
호박 특유의 은은한 단맛과 부드러운 식감을 살리면서 기름 사용을 줄일 수 있고, 간단한 양념만으로도 담백한 나물 반찬을 만들 수 있다.
호박 무침에 사용하는 대표적인 재료는 애호박이다. 애호박은 과육이 부드럽고 수분이 많아 짧게 데쳐 무치기 좋다. 껍질이 매끈하고 윤기가 있으며, 손으로 들었을 때 크기에 비해 묵직한 것을 고르면 된다. 표면에 상처가 많거나 물러진 부분이 있는 호박은 피하는 편이 좋다.
호박은 너무 가늘거나 작은 것보다 굵기가 고르고 단단한 것을 고르는 것이 손질하기 편하다. 껍질이 지나치게 단단하거나 씨가 크게 발달한 호박은 과육의 식감이 달라질 수 있다. 구입한 호박은 흐르는 물에 표면을 문질러 씻고 양 끝을 잘라낸 뒤 사용한다.
호박을 써는 두께도 중요하다. 데쳐서 무칠 때는 약 4~5㎜ 두께의 반달 모양으로 썰면 익는 시간을 조절하기 쉽다. 호박을 먼저 세로로 반으로 가른 뒤 일정한 두께로 썰면 된다. 너무 얇게 썰면 끓는 물에 넣었을 때 쉽게 물러지고, 지나치게 두꺼우면 겉과 속의 익는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

애호박 1개, 다진 마늘 1작은술, 국간장 1작은술, 소금 약간, 참기름 또는 들기름 1작은술, 통깨를 준비한다. 매콤한 맛을 원한다면 고춧가루를 조금 추가해도 된다. 간을 더 풍부하게 하고 싶을 때는 국간장 일부를 액젓으로 바꿀 수 있지만, 처음부터 많이 넣으면 호박의 은은한 단맛이 가려질 수 있다.
먼저 냄비에 물을 넉넉히 붓고 끓인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썰어둔 호박을 넣고 약 30초부터 상태를 살핀다. 호박의 두께와 양에 따라 익는 시간이 달라지므로 정해진 시간만 기다리기보다 과육이 살짝 투명해지고 가장자리가 부드러워지는지를 확인한다. 보통 30초~1분 안팎이면 무침에 사용할 정도로 익힐 수 있다.
호박을 넣은 뒤에는 계속 센 불에서 오래 끓이지 않는 것이 좋다. 애호박은 수분이 많고 과육이 연해 필요 이상으로 가열하면 형태가 무너진다. 젓가락으로 집었을 때 모양이 유지되면서도 단단한 생호박의 느낌이 줄어든 정도가 적당하다.
데친 호박은 체에 받쳐 물기를 뺀다. 식감을 빠르게 식히고 싶다면 찬물에 짧게 헹굴 수 있지만, 물에 오래 담가두면 호박에 수분이 더 남고 맛이 옅어질 수 있다. 찬물에 헹군 경우에는 체에 충분히 밭쳐 물기를 빼는 과정이 필요하다.

데친 호박 무침이 싱겁고 물이 흥건해지는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는 물기를 충분히 제거하지 않은 채 양념을 넣는 것이다. 호박 자체에도 수분이 많은데 데치는 과정에서 남은 물까지 더해지면 양념이 묽어지고 간이 고르게 배지 않을 수 있다.
체에 밭쳐 2~3분 정도 물기를 뺀 뒤 깨끗한 손이나 주걱으로 호박을 가볍게 눌러 남은 물을 제거한다. 이때 힘을 주어 꽉 짜면 과육이 으깨질 수 있으므로 모양이 유지될 정도로만 눌러야 한다. 호박을 얇게 썰었다면 더욱 부드럽게 다루는 것이 좋다.
양념은 호박의 양에 맞춰 조금씩 넣는다. 애호박 1개 기준으로 국간장 1작은술, 다진 마늘 1작은술, 참기름이나 들기름 1작은술을 기본으로 하고, 부족한 간은 소금으로 맞춘다. 국간장은 제품마다 염도가 다르므로 처음부터 많이 넣기보다 적은 양으로 시작한다.
양념을 넣은 뒤에는 손끝으로 가볍게 뒤집듯 무친다. 호박을 세게 주무르거나 여러 차례 뒤섞으면 과육이 부서져 식감이 떨어질 수 있다. 마지막에 통깨를 뿌리면 고소한 향을 더할 수 있다. 마늘 향이 강하게 느껴지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다진 마늘을 절반 정도로 줄여 호박의 담백한 맛을 살리는 방법도 있다.

참기름과 들기름은 호박의 맛을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데친 호박은 볶음처럼 기름에 향을 내는 과정이 없으므로, 마지막에 소량 넣어 고루 섞는 편이 좋다. 참기름은 익숙하고 고소한 향을 더하고, 들기름은 특유의 진한 향을 낸다. 두 기름을 함께 많이 넣기보다는 한 가지만 사용해 호박 본연의 맛을 살리는 것이 좋다.
고춧가루를 넣으면 색과 매콤한 맛이 더해지고, 잘게 썬 쪽파를 소량 넣으면 향이 살아난다. 새우젓이나 액젓을 사용할 때는 국간장과 소금을 모두 많이 넣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염도가 높은 양념을 여러 가지 겹쳐 넣으면 호박의 단맛보다 짠맛이 강해질 수 있다.

완성한 호박 무침은 따뜻할 때 먹어도 좋고, 잠시 식혀 먹어도 된다. 다만 수분이 많은 채소 반찬은 실온에 오래 두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먹을 만큼만 덜어내고 남은 반찬은 깨끗한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한다. 만든 날 먹는 것이 식감과 향을 살리기 좋으며, 남은 음식은 가능한 한 1~2일 안에 먹는 편이 좋다. 먹기 전에는 냄새와 색, 표면 상태를 확인하고 이상이 있으면 먹지 않는다.
호박 무침은 밥과 국을 곁들인 평소 식사에 잘 어울리며, 다른 나물과 함께 비빔밥 재료로 활용하기에도 좋다. 기름에 볶지 않고 데쳐 무치는 방식은 조리 과정이 단순하고 기름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맛을 좌우하는 것은 오래 익히는 것이 아니라 적당한 데침 시간과 물기 조절, 호박의 맛을 덮지 않는 양념의 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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