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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강(10월 23일)을 열흘 앞두고 아침 공기가 부쩍 차가워졌다. 밤새 닫아둔 방은 탁한데 창을 열면 한기가 훅 들어와, 열었다가 금세 닫게 되는 날이 늘어난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창을 오래 열어두는 인내가 아니라 짧게 끝내는 순서다.
늦가을 환기에서 흔한 착각은 창이 열려 있는 시간과 공기의 질을 같은 것으로 여기는 것이다. 창을 살짝 틈만 열어 몇 시간씩 두면 방 온도만 서서히 떨어진다. 공기가 드나들 길이 한쪽뿐이라 집 안을 가로지르는 흐름이 약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마주 보는 두 곳을 함께 열면 공기가 집을 가로질러 흐른다. 이를 맞통풍(교차 환기)이라고 하는데, 짧게 열어도 실내 공기가 한꺼번에 바뀐다. 집 크기와 바람 세기, 바깥 기온이 제각각이라 모든 집에 맞는 정답 시간은 없다. 대신 짧게 맞통풍을 하고 닫아서 방 온도를 되돌리는 원칙은 어느 집에서나 반복할 수 있다.

창을 열기 전에 먼저 할 일은 공기가 지나갈 길을 만드는 것이다. 닫혀 있던 방문을 모두 열어 두면 한쪽 창으로 들어온 공기가 방에 갇히지 않고 반대편 창까지 이어진다. 방문이 닫힌 채 거실 창만 열면 거실만 차가워지고 안방과 아이 방의 묵은 공기는 그대로 남는다.
준비 단계는 세 가지다. 사람을 향해 직접 바람을 쏘고 있는 선풍기나 서큘레이터, 에어컨이 있다면 먼저 끈다. 방문은 열어 두고, 창가에 걸쳐 둔 이불과 베개는 창에서 멀찍이 옮긴다. 이불이 창 바로 옆에 있으면 들어오는 찬 공기를 그대로 맞아 눅눅하고 차가워지기 쉽다. 이 준비는 이불을 개고 방을 정돈하는 시간과 겹치므로 따로 시간을 내지 않아도 된다.
준비가 끝났다면 마주 보는 창 두 곳, 또는 창 하나와 베란다 문을 함께 연다. 처음 시도할 때의 기준은 5~10분 안팎이 현실적이다. 휴대전화 타이머를 맞춰 두면 다른 일을 하다 창을 잊고 오래 열어두는 일을 막을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 창을 모두 닫고 방 온도가 제자리로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닫은 뒤에도 공기가 여전히 답답하게 느껴진다면 길게 한 번 더 열기보다 시간을 두고 더 짧은 환기를 다시 한다. 한 번에 길게 하는 환기는 집 전체를 식혀 버리지만, 짧게 두 번 나누면 그날 가장 추운 시간대를 피해서 바꿀 수 있다. 가족 모두가 매일 따라 하기 쉬운 쪽도 이 방식이다.

국내 아파트는 앞뒤 베란다가 있어 맞통풍이 쉬운 집이 많지만 빌라나 원룸처럼 창이 한쪽에 몰린 집도 적지 않다. 이런 집은 거실 창과 주방 창, 또는 방 창과 욕실 창처럼 서로 떨어진 두 지점을 열어 길을 만든다. 한 곳만 열어야 한다면 방문을 열어 두고 짧게 여닫는 횟수를 늘리는 쪽이 낫다.
공동현관이나 복도로 통하는 현관문을 열어 통로를 만드는 방법은 방범과 안전 면에서 권하기 어렵다. 환기를 위해 집 안 두 지점을 연결하는 것이 목적이므로, 현관문은 닫아 두고 창문만으로 길을 만드는 편이 안전하다. 처음 한두 번은 어느 창을 열 때 커튼이 크게 흔들리는지 눈으로 확인해 보면 우리 집의 바람길이 보인다.

아침을 차리는 동안 환기를 겸하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조리 연기가 한창일 때 창부터 열면 연기가 집 안 곳곳으로 퍼진다. 조리 중에는 주방 후드를 켜서 연기를 밖으로 빼고, 조리가 끝난 뒤에 창을 여는 순서가 맞다. 국내 아파트는 주방 후드와 욕실 환풍기가 갖춰져 있어 별도 장비 없이도 재현할 수 있다.
바깥 공기가 좋지 않은 날도 마찬가지다. 도로가 가깝거나 인근에서 먼지와 매연이 들어오는 날에는 환기를 미루거나 시간을 더 줄인다. 한국환경공단의 에어코리아 앱처럼 대기질 정보를 알려주는 서비스를 출근 전에 한 번 확인하면 오늘 환기를 평소처럼 해도 되는지 판단하기 쉽다. 공기를 바꾸려다 오히려 바깥 먼지를 끌어들이는 일을 피하는 방법이다.
맞통풍을 하면 두 창 사이에서 바람이 가장 세게 지나가는 선이 생긴다. 이 선 위에 침대 머리맡이나 책상, 아이가 노는 매트가 있으면 환기할 때마다 찬 바람을 정면으로 맞는다. 환기하는 동안만 자리를 옮기는 것으로 충분하지만, 자주 겪는다면 가구 배치를 조금 틀어 바람길에서 비켜 두는 방법도 있다.
창가 근처에서 환기하는 동안에는 아이만 두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아이 방 창은 환기가 끝나면 바로 닫고, 열려 있는 동안에는 어른이 곁에 있도록 한다. 환기 시간이 5~10분으로 짧으면 이런 관리도 훨씬 수월해진다.

짧은 환기는 다른 아침 일과에 묶어 두었을 때 오래간다. 이불을 개고 방문을 여는 시간에 창을 열어 타이머를 맞추고, 그 사이 세수와 아침 준비를 한다. 타이머가 울리면 창을 닫고 방 온도가 돌아오는 동안 옷을 갈아입으면 된다.
같은 시간에 옷장과 서랍장 문을 잠깐 열어 두면 닫혀 있던 수납 공간도 함께 바람을 쐰다. 욕실 문과 신발장 문도 환기하는 동안만 열어 두었다가 닫는 식으로 확장할 수 있다. 환기가 끝난 뒤에는 열었던 문을 제자리로 돌려놓고 창을 확인하는 것까지 순서에 넣는다.
늦가을 환기의 요점은 더 오래가 아니라 더 짧고 더 꾸준하게다. 방문 열기, 바람 치우기, 마주 보는 창 열기, 5~10분 뒤 닫기 순서를 매일 같은 자리에 두면 한기를 덜 들이고도 방 공기를 매일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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