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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개인 사연 글 하나가 사람들 사이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다.

경력 채용 플랫폼 리멤버에는 지난 8일 ‘경제적 자유를 얻은 직장인 후기’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관심을 모았다. 작성자 A씨는 월 배당금 5200만 원이 찍힌 증권 앱 화면을 직접 공개했다. 글을 읽고 나니 A씨의 이야기는 최근 종영한 드라마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속 주인공의 삶과 겹쳐 보여 부러움을 샀다.
A씨는 해당 글은 지난해 12월 ‘파이어족이지만 퇴사하지 않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쓴 글의 후속편이라고 밝혔다. 1년이 다 돼가는 시점에서 근황을 공유하고, 파이어족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글을 쓴다는 설명이다.
A씨는 앞선 글에서 불신하는 반응이 있었다며 이번에는 인증부터 남기고 시작했다. 공개한 캡처 사진은 증권 앱의 배당금 입금 내역 조회 화면이다. 조회 기간은 2026년 9월 2일부터 10월 2일까지 약 1개월이고, 조회 종목은 ‘SOL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단축코드 0167B0)이다. 계좌 구분은 일반주식이다.
화면에 표시된 배당금 입금 합계는 세전 5240만 3030원, 세후 5235만 8410원이다. 세전과 세후 차이는 약 4만 4620원에 그친다. A씨는 이 금액을 연간으로 환산하면 약 6억 원 수준의 배당을 받는 셈이라고 밝혔다. 1개월 세후 금액에 12를 곱하면 약 6억 2800만 원으로, 본인이 밝힌 규모와 부합한다. 다만 위클리 커버드콜 상품의 분배금은 기초자산 변동성과 옵션 프리미엄에 따라 달라지는 구조여서, 한 달 금액을 12배 한 수치가 매년 그대로 유지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A씨는 포트폴리오 구성도 설명했다. 작년까지는 대부분 성장주 중심으로 구성해 뒀지만, 최근 들어 국내 증시 커버드콜 상품으로 대부분의 포트를 변경했다고 했다.
커버드콜은 보유 주식이나 지수를 담은 채 콜옵션을 매도해 옵션 프리미엄을 받는 전략이다. 매주 옵션을 거래하는 위클리 방식은 분배 주기가 짧고 현금흐름이 꾸준하게 들어오는 대신, 기초자산이 급등할 때 상승분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시장이 급락하면 손실은 기초자산과 비슷하게 따라온다. 이 때문에 커버드콜 상품은 분배금이 높아도 기준가가 하락하는 경우가 있어 ‘원금을 까먹는다’는 비판이 따라붙는다.
A씨도 이 비판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충분히 숙고 후에 결정한 사항”이라며 성장주가 큰 돈을 버는 데 유리하다는 점은 당연히 알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미 가진 자산만으로 쓰기에 넘치고 가족 생계에도 지장이 없어 적정 수준에서 만족하는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훈수는 사절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거주지는 지방이고, 빚 없는 자가 1채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함께 밝혔다.
가장 많은 질문이 쏠린 대목은 자금의 출처였다. A씨는 양가 모두 흙수저라고 밝혔다. 부부 모두 지방 대기업에서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기숙사에서 살며 주거비를 아꼈다. 식비 등은 회사에서 해결돼 두 사람 모두 지출이 거의 없었다는 설명이다.
투자는 고등학교 졸업 이후부터 시작했다. 꾸준한 적립식으로 주식을 모았고, 소득에서 나가는 돈이 적은 상태가 이어지면서 복리 효과가 커졌다는 것이 A씨의 분석이다. 그는 이 과정을 거쳐 30대 중반인 지금 풍족한 생활이 가능해졌다고 적었다. 정리하면 이른 취업, 낮은 고정비, 장기 적립식 투자, 복리 효과의 네 가지가 결합한 구조다.

A씨는 경제적 자유를 얻었지만 퇴사하지 않았다. 4인 가족이 배당금으로 풍족하게 생활하고 있는데도 회사에 계속 다닌다. 직장 내 변화도 구체적으로 적었다. 일이 오히려 더 잘 풀리는 느낌이라는 것이다.
이유는 태도에 있다. 의견을 낼 때 자신감이 생겼고, 굳이 열을 내며 마찰을 만들 이유가 없어졌다. 아니다 싶으면 회피하면 그만이라는 마음가짐이 생기면서 회사 생활 만족도가 높아졌다고 했다. 배우자도 같은 반응이라고 전했다. 두 사람은 휴가를 길게 써서 일주일 정도 가족 여행을 다니기도 한다.
돈에 대한 욕심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A씨는 돈이 더 이상 최우선순위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양가 부모님께 여행을 보내드리고 필요한 물건을 챙겨드리며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만족스럽다고 했다. 회사에서는 아무도 이런 생활을 모른다는 점이 오히려 스릴 있다는 말도 남겼다. 글은 ‘행복한 경제적 자유 직장인 후기(+자랑)’라는 표현과 함께 선후배 직장인들의 장기 투자를 응원하는 문장으로 끝났다.
A씨의 글이 화제가 된 배경에는 최근 종영한 드라마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가 있다. 마치 A씨의 이야기가 해당 작품 속 주인공의 삶을 연상시켰기 때문이다.

드라마는 로또 1등에 당첨돼도 인생을 단번에 뒤집기엔 애매한 실수령액 13억 원이라는 현실적 딜레마를 K-오피스물로 풀어냈다. 일확천금 복수극이나 비현실적인 재벌물이 아니라 직장 내 역학 관계와 일의 가치를 설득력 있게 다룬 점이 흥행 요인으로 꼽힌다.
주인공은 패션·유통 기업 영업5팀 팀장 공은태(이준혁)다. 위로는 무리한 요구를 쏟아내는 임원과 상사, 아래로는 눈치 보이고 까다로운 팀원 사이에 낀 전형적인 중간관리자다. 어느 날 로또 1등에 당첨되지만 세금을 떼고 통장에 들어온 돈은 약 13억 원이었다. 서울 아파트 한 채를 사고 나면 평생 일하지 않고 살기엔 부족한 금액임을 깨달은 그는 사직서를 던지는 대신 당첨금을 ‘마음의 보험’으로 삼고 출근을 이어간다.
드라마의 서사적 인기 요인은 크게 네 가지 정도로 정리된다.
첫째는 13억 원이라는 금액이 만든 현실감이다. 복권 소재 콘텐츠는 보통 수백억 원대 잭팟으로 회사를 인수하거나 화려한 복수에 나서는 방식을 택한다. 반면 해당 작품은 “요즘 로또 1등 돼봤자 세금 떼면 10여억 원인데 사표를 낼 수 있을까”라는 직장인들의 출근길 고민을 정면으로 다뤘다. 퇴사는 어렵지만 굶을 걱정은 덜어낸 금액이 주인공의 선택에 설득력을 줬다.
둘째는 과하지 않은 대리만족이다. 이전의 공은태는 조직에서 밀려날까 두려워 부당한 지시에도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든든한 자산이 생긴 뒤에는 상사의 무리한 요구에 “그건 어렵습니다”라고 선을 긋기 시작한다. 회사를 뒤집는 복수 대신 생계의 인질에서 벗어나 소신껏 의견을 내는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셋째는 사표 대신 성장과 동료애를 택한 리더십이다. 당첨금을 품고 일하면서 주인공은 일의 본질과 재미를 돌아본다. 계약직 직원의 고용 불안, 실적 경쟁, 타 부서와의 파벌 갈등 속에서 혼자 살아남으려 하지 않고 팀원들에게 기회를 열어주며 방패막이가 된다. 돈이 주는 여유에 머물지 않고 팀을 하나의 공동체로 묶어낸 오피스 성장 드라마의 면모가 감동을 더했다.
넷째는 선악 구도를 벗어난 입체적인 군상극이다. 까다로운 선배, 날 선 임원, 저마다의 사정으로 눈치를 보는 계약직 팀원까지 각자의 결함과 생존 이유를 지닌다. 치열한 회의 장면, 영업 수주 경쟁, 사내 역학 관계를 세밀하게 포착해 오피스물 특유의 디테일을 살렸다. 작품은 로또 당첨이라는 가벼운 장치로 시작하지만 회차가 거듭될수록 ‘우리는 왜 일하는가’, ‘어른다운 리더십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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