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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호 태풍 ‘참피’가 세력을 빠르게 키우며 대만과 일본 오키나와를 향해 북상하고 있다. 중심 부근 최대풍속이 초속 50m를 넘어선 가운데 21일에는 초속 56m에 달하는 초강력 태풍으로 발달할 전망이다. 특히 기존보다 예상 경로가 북쪽으로 조정되면서 향후 이동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과 일본 기상당국은 참피가 대만 부근으로 이동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대만 기상당국은 이보다 빠르게 북쪽으로 방향을 트는 경로를 제시했다. 일부 예보에서는 태풍이 제주도 남쪽 동중국해까지 북상할 가능성도 나타나면서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0일 오전 4시 기상청이 발표한 태풍정보에 따르면 참피는 이날 오전 3시 기준 괌 서북서쪽 약 900㎞ 부근 해상에서 시속 21㎞로 서북서진하고 있다. 중심기압은 920hPa(헥토파스칼), 중심 부근 최대풍속은 초속 53m(시속 191㎞)로 강도 4에 해당한다. 강풍반경은 460㎞, 폭풍반경은 170㎞에 달한다.
태풍은 앞으로 세력을 더욱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참피가 20일 오후 3시 최대풍속 초속 55m(시속 198㎞)의 강도 5로 발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강도 5는 최대풍속이 초속 54m 이상인 초강력 태풍에 해당한다.
참피의 세력이 가장 강해지는 시점은 21일 오전 3시로 예상된다. 이때 중심기압은 910hPa까지 낮아지고 최대풍속은 초속 56m(시속 202㎞)에 달할 전망이다. 강풍반경 역시 500㎞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보됐다. 이후 점차 세력이 약해지겠지만 23일 오전까지는 강도 4의 위력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태풍의 예상 이동 경로도 주목할 부분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참피는 22일 오전 3시 일본 오키나와 남쪽 약 740㎞ 부근 해상을 지나 23일 오전 3시 대만 타이베이 남동쪽 약 520㎞ 해상으로 이동한다.
이후 24일 오전 3시에는 타이베이 남동쪽 약 90㎞ 해상까지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오전 3시에는 타이베이 북북서쪽 약 200㎞ 해상에 위치할 전망이다. 대만 부근까지 접근한 뒤 북북서쪽으로 이동하는 경로다.
특히 지난 19일 예보와 비교하면 대만에 접근하는 후반 경로가 북쪽으로 조정됐다. 지난 19일 오전 4시 예보에서 기상청은 24일 오전 3시 태풍 중심 위치를 북위 22.8도, 동경 122.1도로 제시했다. 그러나 20일 예보에서는 같은 시각 예상 위치를 북위 24.4도, 동경 122.1도로 변경했다. 경도는 같지만 위도가 1.6도 높아진 것이다.
태풍이 대만 부근으로 향한다는 큰 흐름은 유지되고 있으나, 후반부 예상 위치가 기존보다 북쪽으로 올라간 셈이다. 앞으로 태풍이 언제 방향을 바꾸고 어느 해상으로 이동할지가 중요한 관찰 지점으로 떠올랐다.
일본 기상당국도 참피가 오키나와 남쪽 해상을 지나 대만 부근으로 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기상청이 20일 오전 3시 45분 발표한 예보에서는 24일 오전 3시 태풍 중심 위치를 북위 23.9도, 동경 122.1도로 제시했다. 25일 오전 3시에는 북위 26.4도, 동경 120.4도까지 이동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 기상청의 전망과 마찬가지로 대만에 접근한 뒤 북북서쪽으로 이동하는 흐름이다. 이에 따라 일본에서는 오키나와현 서쪽 섬 지역을 중심으로 태풍의 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일본기상청 산하 오키나와기상대는 20일 오전 발표에서 참피가 23~24일 매우 강한 세력으로 사키시마제도에 접근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시가키섬 등이 속한 야에야마 지방에서는 23일께 폭풍과 높은 해일 위험이 있는 것으로 예보됐다. 오키나와 지방에서는 21일부터 너울을 동반한 높은 파도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면 대만 중앙기상서는 한국과 일본보다 태풍이 일찍 북쪽으로 방향을 바꾸는 경로를 제시했다. 대만 현지시각 20일 오전 2시 기준 예보에 따르면 참피는 한국시간 24일 오전 3시 북위 26.0도, 동경 124.4도에 위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5일 오전 3시에는 북위 30.9도, 동경 127.3도까지 북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제주도 남쪽 동중국해에 해당하는 위치다. 같은 시각 대만 북쪽 부근을 예상한 한국과 일본의 예보보다 훨씬 북동쪽으로 이동하는 경로다.
대만 중앙기상서는 지난 19일에도 북태평양고기압이 예상보다 빠르게 약해지면서 참피가 이시가키섬 부근에서 일찍 북쪽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태풍의 이동 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기압계 변화에 따라 예상 경로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대만 중앙통신사(CNA)에 따르면 현지 기상당국은 태풍 경로가 변하더라도 23~24일 대만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뚜렷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북부와 이란 지역에는 많은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해상·육상 태풍경보 발령 여부와 시점은 앞으로의 경로 변화에 따라 판단할 방침이다.
그렇다면 한반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을까. 현재로서는 단정하기 어렵다. 한국 기상청이 25일까지 제시한 예상 경로에는 한반도 상륙이 포함돼 있지 않다. 참피가 대만 부근으로 이동한 뒤 북북서쪽으로 진행하는 시나리오다. 그러나 대만 기상당국은 태풍이 더 빠르게 북상하는 경로를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대만 동쪽 해상에서 태풍이 북쪽으로 방향을 바꾸는 시점과 이후 이동 속도를 계속 확인할 필요가 있다.
진로의 불확실성도 여전히 크다. 한국 기상청이 제시한 25일 오전 3시 참피의 예상 중심 위치에 대한 70% 확률반경은 440㎞에 달한다. 이는 해당 시점 태풍 중심이 위치할 수 있는 범위를 나타내는 것으로, 후반부 경로가 아직 유동적이라는 의미다.
현재 예보만으로 참피가 한반도에 직접 영향을 준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한국·일본과 대만 기상당국의 전망에 차이가 있는 만큼, 후속 태풍정보에서 예상 진로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봐야 한다. 기상청은 참피에 대한 다음 태풍정보를 20일 오전 10시께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태풍의 한반도 영향이 불확실한 가운데 국내에서는 20~21일 가을비가 내린 뒤 기온이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이번 비는 참피가 아니라 남해상에 위치한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예보됐다.
기상청이 20일 오전 4시 30분 발표한 기상정보에 따르면 남부지방과 제주도는 남해상 정체전선의 영향을 받아 비가 내리고 있다. 비는 늦은 오후부터 밤사이 중부지방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20~21일 예상 강수량은 제주도 산지 최대 60㎜, 전남과 경남 최대 50㎜, 전북과 경북 최대 20㎜다. 중부지방은 5~10㎜로 남부지방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비가 예상된다. 비는 21일 오전이면 대부분 그칠 전망이다.
문제는 비가 그친 뒤 찾아오는 추위다. 21일 낮부터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면서 기온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2일 아침에는 전날보다 기온이 많게는 10도 이상 떨어져 전국적으로 가을 추위가 나타날 전망이다.
서울의 22일 아침 최저기온은 4도로 예보됐다. 올가을 들어 가장 쌀쌀한 아침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경기 북동부와 강원 영서 일부 지역은 기온이 영하권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20일은 전국 하늘이 대체로 흐리거나 구름이 많겠다. 비가 내리는 지역은 가시거리가 짧아질 수 있으며, 아침까지 경기 내륙을 중심으로 안개가 끼는 곳도 있겠다.
이날 아침 기온은 서울 12.6도, 광주 13.2도 등을 기록했다. 낮 최고기온은 서울 22도, 대구와 부산 20도로 예년 이맘때와 비슷한 수준을 보일 전망이다. 하지만 21일부터는 전국적으로 강한 바람까지 불면서 실제 느끼는 추위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서해안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강한 바람이 불고 대부분 해상에서 물결이 높게 일 것으로 예보돼 주의가 필요하다. 기온 변화가 큰 만큼 출퇴근길에는 보온에 신경 쓰고, 비가 내리는 지역에서는 시야 확보와 안전사고에도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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