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만 걸리는 줄 알았는데…최근 5년간 남성 70명 사망한 '이 병'

중미 국가 코스타리카에서 최근 5년간 70명의 남성이 유방암으로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방암을 여성 질환으로만 여기는 사회적 고정관념이 남성 환자의 조기 진단을 늦추고 병기를 악화시키는 핵심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의사와 환자 / 단순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코스타리카 국립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유방암으로 사망한 전체 환자는 8237명이다. 이 가운데 남성 사망자는 70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약 0.85%를 차지했다. 매년 평균 14명의 남성이 유방암으로 목숨을 잃은 셈이다. 수치상 여성 환자에 비해 발생 빈도는 극히 낮지만 남성들의 질환 경각심 부족이 심각한 결과를 낳고 있다.

여성 유방암 환자는 정기 검진을 통해 암세포 확산 이전인 0기에서 1기 사이 비교적 초기 단계에 병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남성은 가슴에 멍울이 잡히거나 이상 증세가 나타나도 단순 염증으로 치부해 암이 상당히 진행된 2기에서 4기에 진단받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진단 시기가 늦어질수록 수술 및 치료 범위가 넓어지고 5년 생존율은 급격히 떨어진다. 남성은 여성에 비해 유방 조직 자체가 적어 종양의 크기가 작더라도 암세포가 피부나 유두 등 주변 림프절로 빠르게 퍼질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야데르 산도발 히스파노아메리카나대 산부인과 교수는 남성도 유방암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면 조기 진단 기회를 놓치게 된다고 경고했다. 가슴 부위에 멍울이 만져진다면 통증 유무나 가족력과 무관하게 즉시 의료진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코스타리카 사회보장국의 마르니 라모스 박사 역시 남성 유방암 환자들은 의료기관 방문 자체를 기피하는 성향이 강해 진단이 크게 지연된다고 분석했다. 일상생활에서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할 주요 의심 증상으로는 가슴에 만져지는 단단한 멍울, 유두의 함몰이나 위치 변화, 비정상적인 분비물 발생, 유방 주변 피부의 변형 및 겨드랑이 림프절 부종 등이 꼽힌다.

남성 유방암이라고 해서 여성 유방암보다 암세포가 특별히 더 공격적이거나 예후가 불량한 것은 아니다. 미국 메이요클리닉의 종양 전문의 캐스린 루디 박사는 동일한 병기에 암을 발견해 치료를 시작한다면 남성 유방암의 치료 결과가 여성과 비교해 결코 나쁘지 않다고 설명했다. 치료 방식 또한 여성 유방암 환자에게 적용되는 표준 치료법과 동일한 수순을 밟는다. 일차적으로 외과적 수술을 통해 암 조직을 절제하며 환자의 건강 상태와 암세포의 분화 정도에 맞춰 항암 화학요법이나 방사선치료를 병행한다.

거울보는 남자 / 단순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발표한 글로벌 암 통계 기관 글로보칸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적으로 남녀를 합산해 243만 건의 유방암이 새로 진단됐다. 같은 해 유방암으로 사망한 환자는 총 69만3660명으로 집계됐다. 유방암은 전체 암 발생 건수 기준 2위를 기록했으며 암으로 인한 사망 원인에서도 4위를 차지할 만큼 치명적인 질병이다. 성별에 관계없이 신체 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관찰과 정기적인 의료기관 방문이 필수적이다.

유방암이란?

유방암은 유방 조직 안에 머물러 있어야 할 세포들이 통제력을 잃고 비정상적으로 분열해 덩어리(종양)를 형성하는 악성 질환이다. 초기에는 특별한 자각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며, 병기가 진행되어 암세포가 혈관이나 림프관을 타고 전신 장기로 퍼질 경우 생명을 위협한다. 발병 원인은 유전적 요인(BRCA 유전자 돌연변이), 과도한 동물성 지방 섭취로 인한 비만, 음주, 늦은 폐경이나 빠른 초경으로 인해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에 오랜 기간 노출되는 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남성의 경우 드물지만 유방 조직이 존재하므로 호르몬 불균형이나 유방암 가족력 등에 의해 유방암이 발생할 수 있다.

유방암 자가 확인 방법

전문가들은 유방암 조기 발견을 위해 정기적인 자가 검진을 권고한다. 월경이 있는 여성은 생리가 끝난 직후 유방 조직이 가장 부드러워지는 2~7일 뒤에 시행하는 것이 멍울을 발견하는 데 유리하다. 완경(폐경) 여성이나 남성은 매월 1일 등 임의로 특정 날짜를 지정해 한 달에 한 번씩 규칙적으로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검사 순서는 거울을 보고 양팔을 편안히 내린 상태에서 양쪽 유방의 비대칭, 피부 함몰, 유두 방향 등을 육안으로 관찰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양손을 머리 위로 올리거나 깍지를 껴 가슴 근육을 팽팽하게 편 상태에서도 외형 변화를 거듭 확인한다. 이후 검진하는 쪽 팔을 머리 위로 올린 뒤 반대편 손의 검지, 중지, 약지를 이용해 유두를 중심으로 원을 그리며 단단한 멍울이 만져지는지 꼼꼼히 누른다. 암세포가 전이되기 쉬운 겨드랑이 림프절 부위까지 샅샅이 만져봐야 하며, 유두를 부드럽게 쥐어짜 피가 섞인 비정상적인 분비물이 나오는지 확인해야 한다. 만져지는 멍울이 딱딱하고 흔들어도 잘 움직이지 않는다면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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