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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 한국관광대와 '선진포크 구이상차림' 셰프 전수 마스터클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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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명동 골목에서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향하는 곳이 달라졌다. 의류 매장이나 화장품 편집숍이 아닌 의외의 장소였다. 한국을 찾는 개인 관광객이 코로나19 이후 빠르게 늘었고, K-뷰티에 대한 관심이 SNS와 유튜브를 타고 번지면서 약국은 외국인 일정표의 고정 코스가 됐다. 홍삼과 파스를 팔던 동네 '약국'의 역할이 화장품 쇼룸에 가까운 형태로 옮겨가고 있다.

명동 거리는 평일에도 양손 가득 쇼핑백을 든 외국인으로 붐빈다. 약국 입구마다 영어, 중국어, 일본어 응대가 가능하다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PDRN과 레티놀 같은 기능성 성분 이름을 큼직하게 적은 간판도 걸려 있다. 한 매장에서는 수십 명의 외국인이 동시에 매대를 둘러보고 있다. 이 매장 직원은 손님이 적은 평일이 이 정도이며, 주말에는 입장 자체가 어려울 만큼 사람이 몰린다고 설명한다.
직원이 직접 인도까지 나와 손짓으로 손님을 부르는 장면도 흔하다. 골목 하나에 약국이 3곳 넘게 몰려 있어서 외국인이 어느 문으로 들어갈지 한참 망설이는 모습도 포착된다. 미용 시술과 쇼핑을 묶은 '뷰티 투어' 일정으로 입국했다는 방문객도 현장에서 어렵지 않게 확인된다.
명동 약국 매장 진열대의 약 80%는 스킨케어 제품인 것으로 전해진다. PDRN, 리주란, 엑소좀, 레티놀 같은 성분을 앞세운 기능성 화장품이 매출 대부분을 책임진다. 일반의약품이 중심이던 진열 구성이 K-더마 화장품 위주로 바뀐 것.
외국인이 약국을 고르는 배경에는 상품 못지않게 쇼핑 방식이 있다. 대형 약국에서는 직원이 영어, 일본어, 중국어로 제품 효능을 풀어 설명하고 피부 유형에 맞는 제품을 골라준다. 매장에 놓인 측정 장비로 피부 상태를 확인한 뒤 결과에 따라 제품을 추천받는 것도 가능하다. 계산 전 약사와 상담하는 단계가 끼어 있어 성분과 사용 방법을 더 자세히 물어볼 수 있다.
톱모델을 내세운 광고보다 개인별 맞춤 응대에 가깝다는 점이 만족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여러 언어로 인쇄된 안내문과 전용 태블릿이 비치돼 있고, 외국어로 대화할 수 있는 약사와 직원이 매장을 지킨다. 피부와 건강 상태를 점검하는 진단 기기, 사진 촬영 공간, 세금 환급 기기까지 들여놓은 곳도 있어 쇼핑을 마치는 즉시 환급 절차를 밟을 수 있다.
구매 품목에서도 매장별 차이가 나타난다. 마스크팩과 색조 화장품은 올리브영에서, 함량이 높은 기능성 제품은 약국에서 사려는 외국인이 많다는 설명이다. 어느 한쪽이 다른 쪽을 대체하는 구도가 아니라 용도별로 매장을 나눠 찾는 구도다.

소비 행태도 달라졌다. 약국 업계에서는 약국이 물건을 사 가는 공간에서 둘러보며 즐기는 공간으로 성격이 바뀌었다고 본다. 외국인은 제품을 직접 발라보고 사진과 영상으로 남긴 뒤 자신의 SNS에 올린다. 매장 인기 상품을 고르는 손님도 있지만, 즐겨 보는 인플루언서가 추천했거나 잡지에 실린 제품 이름을 정확히 말하며 찾는 손님도 늘었다.
값도 변수다. 대형 약국 중 일부 제품은 다이소 판매가보다 낮은 가격표를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전 품목에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며 일부 상품에 국한된다.
증가세는 통계로 확인된다.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 데이터랩 집계로 올해 1~8월 외국인이 국내 의료관광 분야에서 쓴 돈은 1조6091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1% 늘어난 규모다. 세부 항목별로 보면 약국에서의 소비 증가폭이 207%로 가장 두드러진다. 전체 증가율의 3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방문객 국적은 중국이 압도적이다. 한 약사는 현재 손님 대부분이 중국인이라고 전했다. 이 약사는 외국인 관광객이 전반적으로 늘고 있어 흐름을 더 지켜본 뒤 영어, 중국어, 일본어 외의 언어로도 안내를 넣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원 언어가 늘어나면 고객 국적 분포도 달라질 수 있다.
뷰티약국 증가 속도는 행정안전부 공공데이터포털 자료로 읽힌다. 개설 건수가 가장 많은 곳은 서울 중구 명동이다. 작년 9월부터 올해 9월까지 1년 동안 31곳이 문을 열었고 그중 1곳이 폐업해 30곳이 영업 중이다. 문을 연 곳이 대부분 버티고 있다는 점은 수요가 일시적 호기심에 그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같은 기간 전국에서 새로 생긴 뷰티약국은 80여 곳이다. 홍대는 작년 2곳이던 신규 개설이 올해 12곳으로 6배 늘었다. 성수도 12곳이 신규로 들어섰다. 부산이 8곳, 제주가 3곳이며 강남과 서초, 동대문, 용산까지 더하면 특정 상권의 유행이라기보다 업종 전체의 방향 전환으로 보는 시각이 힘을 얻는다.
관광객이 몰리는 상권마다 뷰티약국이 따라 들어서는 패턴이 확인된 만큼 외국인 동선이 형성되는 다른 지역으로 번질 가능성도 열려 있다. 다만 추가 개설 계획은 아직 공개된 것이 없다.

속도가 빠른 만큼 지적도 이어진다. 대형 약국은 곳곳에 약사를 두고 계산대에서도 제품 설명이 이뤄지도록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 해도 일반 약국 수준의 세밀한 복약 안내를 받기는 구조적으로 쉽지 않아 오남용 우려가 제기된다. 손님이 한꺼번에 밀려드는 시간대에는 한 사람에게 쓸 수 있는 상담 시간이 줄어든다는 한계도 있다.
문제 제기 중 가장 구체적인 것은 대한약사회에서 나왔다. 약사회는 지난해 12월 특정 지역 창고형 약국의 진열대에 슈도에페드린이 들어간 조제용 의약품이 대량으로 쌓여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 성분은 불법 마약 제조에 악용될 수 있는 물질이다. 약사회는 슈도에페드린 제제에 부작용과 오남용 위험이 있다고 밝혔고, 관리와 감독이 필요한 의약품을 대량으로 늘어놓고 파는 방식이 국민 안전을 직접 위협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해당 지적의 대상은 화장품 매대가 아니라 의약품 진열 방식이다. 외국인 수요를 등에 업은 약국 시장의 성장세와 의약품 관리 문제가 한 업종 안에서 함께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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