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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트리
갈증을 달래거나 나른한 오후의 피로를 쫓기 위해 무심코 집어 드는 음료 한 잔이 우리 몸의 대사 체계를 조용히 무너뜨린다. 미국 건강 전문 매체 잇팅웰에 따르면, 음료에 든 당류를 무심코 섭취하다 보면 하루 당 권장량을 쉽게 초과할 수 있다.

설탕물과 다름없는 가당 아이스티
무더운 날이나 나른한 오후가 되면 텁텁한 입안을 정리하기 위해 아이스티를 찾는 이들이 많다. 찻잎을 우려낸 건강한 전통차를 떠올리기 쉬워 탄산음료보다 몸에 덜 해로울 것이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판되는 대다수의 가당 아이스티는 찻물의 탈을 쓴 액상과당 범벅에 가깝다.
미국 공인 영양사 에이미 브라운스타인은 “아이스티가 탄산음료보다 건강한 선택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실제로는 당이 많이 들어간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찻잎 특유의 떫고 씁쓸한 맛을 감추고 대중적인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제조 과정에서 막대한 양의 설탕과 액상과당, 인공 향료가 투입되기 때문이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500mL 기준 페트병 아이스티 한 병에는 보통 30g에서 45g 안팎의 당류가 들어 있다. 이는 각설탕 10~15개를 한 번에 물에 녹여 마시는 것과 같다. 찻잎에 든 항산화 성분인 카테킨이나 폴리페놀의 이점을 기대하고 마시기에는, 그 속에 녹아든 과도한 당분이 혈관과 간에 주는 타격이 훨씬 크다. 차의 깊은 풍미를 즐기고 싶다면 단맛이 첨가되지 않은 무가당 홍차나 녹차 티백을 직접 찬물에 우려 레몬 조각을 띄워 마시는 습관이 필요하다.

꿀을 넣은 차
날씨가 쌀쌀해지거나 목이 칼칼할 때, 혹은 피로를 풀기 위해 따뜻한 허브차나 홍차에 꿀을 듬뿍 타서 마시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꿀 역시 본질은 포도당과 과당으로 이루어진 단순당 덩어리다. 꿀 100g 중 약 80% 이상이 순수한 당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꿀에 소량의 비타민이나 미네랄, 항균 물질이 들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미량의 영양소를 얻기 위해 감수해야 하는 당류 섭취량이 지나치게 많다. 찻잔에 꿀을 크게 두세 숟가락 넣는 행위는 밥숟가락으로 설탕을 퍼 넣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
특히 액체 상태의 따뜻한 물에 녹아든 꿀은 체내 흡수 속도가 매우 빠르다. 꿀물이나 꿀차를 들이켜는 순간 혈관 속으로 포도당과 과당이 쏟아져 들어가며 급격한 혈당 스파이크를 일으킨다. 뒤이어 이를 처리하기 위해 췌장에서 인슐린이 폭발적으로 분비되고, 남은 과당은 고스란히 간으로 이동해 지방간을 형성하는 불씨가 된다. 꿀이 지닌 천연 이미지만 믿고 습관적으로 차에 타 마시는 행위는 당뇨병이나 대사증후군 위험을 키우는 지름길이다. 단맛이 필요하다면 차 자체의 은은한 향을 음미하거나, 스테비아나 알룰로스 같은 대체 감미료를 소량 활용하는 것이 훨씬 현명하다.

탄산음료
탄산음료가 건강에 좋지 않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여전히 패스트푸드나 기름진 음식을 먹을 때 필수적인 짝꿍으로 소비된다.
통상 250mL 캔 탄산음료 하나에는 약 25~35g, 500mL 페트병에는 50g 이상의 당류가 함유되어 있다. 탄산음료 한 병을 마시는 것만으로도 WHO 기준 하루 권장치를 단숨에 채우거나 초과하게 된다. 더 큰 문제는 탄산음료에 든 액상과당이 뇌의 포만감 중추를 제대로 자극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액체로 마시는 당분은 위장을 거치지 않고 빠르게 소장으로 넘어가 흡수된다. 이 때문에 음료로 수백 킬로칼로리를 섭취하고도 뇌는 여전히 허기를 느껴 다른 음식을 계속 찾게 만든다.
탄산음료 속 과당은 간에서만 대사되는데, 한꺼번에 밀려든 과당은 간세포 내에서 중성지방으로 합성되어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유발한다. 또한 탄산음료의 강한 산도(pH 2~3 수준)와 당분은 치아의 가장 단단한 바깥층인 법랑질을 부식시키고 충치를 유발하는 환경을 조성한다. 청량감을 포기하기 어렵다면 탄산수에 라임 즙이나 레몬 즙을 소량 짜 넣어 마시는 방법으로 탄산음료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
스포츠음료
운동 후 갈증을 해소하거나 피로를 덜기 위해 물 대신 스포츠음료(이온음료)를 마시는 장면은 매우 흔하다. 포장지에 적힌 '전해질 보충', '수분 충전' 같은 문구 때문에 스포츠음료를 건강식품처럼 여기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이러한 음료는 애초에 일상생활을 하는 일반인을 위해 설계된 제품이 아니다.
미국 영양사 에니비리 젠커는 “스포츠음료가 건강에 좋은 음료라는 인식 때문에 많이 찾는다”며 “격렬한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이 마시는데, 결국 불필요한 당류를 섭취할 수 있다”고 했다.
스포츠음료의 본래 목적은 마라톤, 축구,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처럼 1시간 이상 땀을 비 오듯 쏟아내는 격렬한 운동을 할 때, 땀으로 손실된 나트륨과 칼륨 등 전해질을 보충하고 고갈된 근육 속 글리코겐을 신속하게 채워주기 위한 기능성 음료다.
따라서 가벼운 동네 산책을 하거나, 헬스장에서 30분 안팎으로 가볍게 기구를 다루거나, 사무실에 앉아 일하는 일반인이 스포츠음료를 마시면 전해질 보충 효과는 미미하고 불필요한 설탕물만 들이켜는 꼴이 된다. 소모되지 못한 포도당은 체지방으로 전환되고, 음료에 든 나트륨 성분은 오히려 혈압을 상승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문 운동선수 수준의 고강도 훈련을 장시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면, 일상적인 운동 전후의 수분 섭취는 미지근한 맹물만으로도 충분히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달콤한 음료에 길들여진 입맛을 하루아침에 맹물로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음료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단계적인 대체 전략을 세우는 것이 효과적이다.
가장 먼저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물에 향 입히기(인퓨즈드 워터)'다. 맹물이 밋밋하게 느껴진다면 물병에 신선한 레몬, 라임, 오이 조각이나 로즈마리, 애플민트 같은 허브 잎을 띄워 냉장고에 보관해 마시면 청량한 향 덕분에 당분 없이도 맛있게 수분을 섭취할 수 있다.
둘째, 단맛을 내는 시럽 대신 무가당 곡물차나 한방차를 적극 활용한다. 보리차, 현미차, 루이보스차, 캐모마일차 등은 카페인 부담이 없고 은은한 구수함과 향을 지니고 있어 입안의 갈증과 텁텁함을 자연스럽게 달래준다.
셋째, 탄산수를 현명하게 이용하는 것이다. 탄산음료 특유의 톡 쏘는 식감을 끊기 어렵다면 당류와 인공 감미료가 일절 첨가되지 않은 순수 탄산수를 마시는 습관을 들인다. 얼음을 가득 채운 잔에 탄산수를 붓고 자몽 즙이나 레몬 슬라이스를 더하면 시판 에이드 못지않은 청량감을 칼로리와 혈당 걱정 없이 누릴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공식품을 구매할 때 제품 뒷면의 '영양성분표'를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제품명에 '차', '워터', '헬스'라는 단어가 붙어 있더라도 영양정보란의 '당류(g)' 수치가 두 자릿수를 넘어가거나, 원재료명에 '액상과당', '기타과당', '정백당'이 상위권에 적혀 있다면 장바구니에서 내려놓는 결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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