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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울릉=김성권 기자] "작은 미소가 울릉을 바꾸는 파도가 된다."
울릉군이 '스마일 포 울릉(SMILE for Ulleung)'을 내걸었다. 정직한 가격, 따뜻한 친절, 깨끗한 환경, 안전한 서비스. 민관이 함께 관광객에게 신뢰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좋은 말이다. 틀린 말도 아니다. 그러나 관광객이 울릉을 떠나는 이유가 미소가 부족해서였는지부터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울릉 관광의 위기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것이 아니다. 접근성, 교통, 높은 비용, 관광상품의 한계 등 여러 요인이 겹쳤다. 여기에 일부 관광업계의 바가지요금과 불친절 논란까지 더해졌다. 한두 번의 문제가 아니라면 관광객 입장에서는 '불쾌한 경험이 반복될 수 있는 곳'이라는 인식으로 굳어진다.
관광지는 이미지로 먹고산다. 한 번의 좋은 경험은 관광객 한 명을 다시 부를 수 있지만, 한 번의 나쁜 경험은 수많은 잠재 관광객을 돌아서게 한다. 특히 지금은 SNS와 온라인 후기 하나가 지역 관광의 평판을 좌우하는 시대다.
그런데 울릉군이 내놓은 해법의 첫 단추가 '친절 캠페인'이다. 친절은 필요하다. 그러나 친절을 외치는 것과 친절한 관광환경을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관광객에게 가격을 미리 알려주는 것. 추가 비용을 사전에 설명하는 것. 불만을 제기하면 제대로 듣는 것. 깨끗한 시설을 유지하는 것. 안전수칙을 지키는 것. 이것들은 관광 경쟁력을 위한 특별한 비책이 아니다. 기본이다.
그 기본을 지키겠다고 군수와 군의회의장, 관광단체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약해야 하는 현실이 오히려 울릉 관광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특히 '정직한 가격'을 첫 번째 과제로 내건 것은 가볍게 넘길 대목이 아니다. 가격이 관광객에게 신뢰를 주지 못했다는 문제의식이 있다면, 이제 필요한 것은 선언이 아니라 관리다.
가격표시는 제대로 되고 있는가. 추가 요금은 합리적인가. 성수기와 비수기의 가격 차이는 납득할 만한가. 관광객에게 설명되지 않은 비용이 뒤늦게 청구되는 일은 없는가. 문제가 생겼을 때 행정은 무엇을 하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정직한 가격을 실천하겠다"고만 외친다면 캠페인은 또 하나의 홍보 문구에 그칠 뿐이다.
친절도 마찬가지다. "관광객에게 잘하자"는 말만으로는 현장을 바꿀 수 없다. 반복적으로 민원이 발생하는 곳은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관광객 피해가 발생했을 때 누가 책임질 것인지, 행정이 어떤 기준으로 개입할 것인지가 먼저 나와야 한다.
친절을 개인의 양심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 관광객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소에는 실질적인 보상이 돌아가고, 반복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곳에는 분명한 책임을 묻는 구조가 필요하다. 그래야 친절이 구호가 아니라 질서가 된다.
또 하나 짚어야 할 것이 있다. 울릉 관광의 문제를 군민들의 친절 의식만으로 풀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울릉은 섬이다. 교통과 물류에 구조적 한계가 있고, 관광비용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요인도 있다. 체류형 관광상품과 관광객의 선택지를 넓히는 문제도 남아 있다.
군민에게 웃으라고 해서 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관광객 감소를 주민의 의식 문제로만 돌린다면 정책의 본질을 놓칠 수 있다. 행정이 해야 할 일은 주민에게 친절을 요구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주민이 친절을 실천할 수 있는 관광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SMILE for Ulleung'의 진짜 시험대는 선포식이 아니다.앞으로 1년이다.
1년 뒤 관광객 만족도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가격 관련 민원이 줄었는지, 불친절 사례가 감소했는지, 재방문 의향이 높아졌는지를 보여줘야 한다.
"열심히 했다"는 행정의 평가가 아니라 관광객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 현수막이 몇 장 걸렸는지, 서약자가 몇 명 늘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관광객이 울릉을 떠나면서 휴대전화에 어떤 후기를 남기는지가 중요하다.
"비싸지만 그래도 다시 가고 싶다", "불편했지만 사람들은 친절했다", "다음에는 가족과 함께 가고 싶다" 이런 말이 쌓여야 관광 이미지가 바뀐다.
울릉의 가장 큰 관광자원은 결국 사람과 경험이다. 자연경관은 쉽게 바꿀 수 없지만, 관광객이 경험하는 가격과 서비스, 안전과 응대는 바꿀 수 있다.
그러니 이번 캠페인을 단순한 친절운동으로 끝내서는 안 된다. 가격을 바꾸고, 서비스를 바꾸고, 민원 대응을 바꾸고, 행정의 관리 방식까지 바꿔야 한다.그 변화가 쌓이면 "SMILE for Ulleung'은 관광정책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서약식이 끝난 뒤 현장이 그대로라면, 이번 캠페인 역시 수많은 관광 홍보사업 가운데 하나로 잊힐 것이다.
울릉군이 관광객에게 보여줘야 할 것은 미소가 아니다. 미소를 짓게 만드는 이유다. 관광객에게 웃으라고 하기 전에, 관광객이 왜 웃지 못했는지부터 답해야 한다. 구호는 시작일 뿐이다. 울릉 관광의 평가는 지금부터다.
t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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