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 중증환자 절반 가까이 '응급처치 없이' 이송…해경 10곳 중 7곳 1급 응급구조사 없어


임미애 의원 "해상 응급처치는 생명줄…전문 인력 확충·응급의료체계 개선 시급"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임미애 의원실

[더팩트ㅣ안동=김성권 기자] 해양경찰이 해상과 도서지역에서 이송한 4대 중증 응급환자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이송 과정에서 응급처치를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환자 이송을 주로 담당하는 해경 함정과 파출소 10곳 가운데 7곳에는 1급 응급구조사가 배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해상 응급의료 인력 확충과 전담 조직 신설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이 해양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해경이 이송한 심정지·중증외상·심혈관질환·뇌혈관질환 등 4대 중증환자의 응급처치 시행률은 55.4%에 그쳤다.

중증환자 10명 가운데 4명 이상인 44.6%가 응급처치를 받지 못한 채 이송된 셈이다. 문제는 해경이 이송하는 환자 가운데 중증환자의 비중이 소방 구급대보다 높다는 점이다.

해양경찰청이 발주한 ‘해양 구급 체계 정립을 위한 구급 활동에 관한 정책 연구’ 결과보고서를 보면, 2019~2022년 전체 이송 환자 가운데 4대 중증환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해경이 연평균 20.1%로, 소방의 17.2%보다 2.9%포인트 높았다.

초기 처치가 환자의 생존과 예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증환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상황에서 해상 이송 과정의 처치 공백이 더 큰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해상 응급환자 이송의 상당 부분은 해경 함정과 파출소가 맡고 있다. 2021년부터 2026년 8월까지 해상 응급환자 이송 실적은 모두 9,622명으로, 이 가운데 함정이 3,680명, 파출소가 3,662명을 이송했다. 두 기관의 이송 인원이 전체의 76.3%에 달한다.

하지만 1급 응급구조사가 배치된 함정은 전체 194척 가운데 51척(26.3%)에 불과했다. 파출소 역시 97곳 가운데 28곳(28.9%)에만 1급 응급구조사가 배치됐다.

해경이 구축한 응급의료 장비와 시스템도 전문 인력 부족으로 충분히 활용되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해경은 2008년부터 응급환자에 대한 신속한 처치를 위해 함정과 육상 의료기관을 화상으로 연결하는 ‘해양원격응급의료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194척의 함정 가운데 164척에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그러나 이 가운데 113척에는 1급 응급구조사가 배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진과 원격으로 연결하더라도 현장에서 전문적인 응급처치를 수행할 인력이 부족한 구조인 셈이다.

이송 시간도 문제다.해경의 응급환자 평균 이송 시간은 약 2시간이며, 파출소 연안구조정을 이용할 경우에도 약 1시간이 걸린다.

심정지나 뇌졸중, 심근경색처럼 발병 초기 수분 단위의 처치가 중요한 중증환자에게 장시간 전문적인 응급처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환자 상태가 악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해상 응급의료 업무를 총괄할 전담 조직이 없다는 점도 지적됐다.해양경찰청 본청에는 구급 업무를 전담하는 별도 부서가 설치돼 있지 않아 수색구조과 직원 1명이 전국 해양경찰의 구급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지방해양경찰청과 해양경찰서에도 구급 담당자가 각각 1명씩 지정돼 있지만, 이들 역시 1급 응급구조사가 아닌 비전문 인력으로 확인됐다.

임미애 의원은 "해상과 도서지역은 병원까지 이송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현장의 응급처치가 곧 생명줄"이라며 "응급환자가 적시에 전문적인 처치를 받을 수 있도록 해경의 해상 응급의료 인력과 운영체계 전반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자료는 해상 응급환자 이송 체계가 단순한 ‘이송’에 그치지 않고, 병원 도착 전까지 환자의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전문 응급의료체계를 갖추는 방향으로 보강돼야 한다는 과제를 보여주고 있다.


t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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