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석] 한글날, 태극기 찾기 힘든 거리


국경일 맞았지만 아파트·주택가 태극기 내건 집 거의 없어
달라진 주거문화와 생활방식…사라져가는 국기 게양 풍경


한글날인 9일 순천시 한 타운하우스에 사는 A 씨가 아침 일찍 태극기를 내걸고 국경일인 한글날의 의미를 되새겼다. /독자 제공

[더팩트 l 순천=김영신 기자] 한글날인 9일 오전 아파트와 주택가를 둘러봤지만 태극기를 내건 집은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았다.

국경일이면 집집마다 태극기가 펄럭이던 과거와는 많이 달라진 모습이다. 아파트 베란다와 주택가 대문에는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이 이어졌고, 국경일임을 알리는 태극기는 쉽게 찾아보기 어려웠다.

한글날은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반포한 뜻을 기리고, 한글의 우수성과 소중함을 되새기는 국가기념일이다. 3·1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과 함께 5대 국경일에 해당한다.

하지만 국가기념일을 맞은 이날 태극기는 일상에서 멀어진 듯한 모습이었다.

태극기를 보기 어려워진 데에는 주거 형태와 생활방식의 변화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중심으로 주거문화가 바뀌고 국경일을 보내는 방식도 달라지면서 집집마다 태극기를 게양하는 풍경이 점차 줄어들었다.

태극기는 단순한 장식물이 아니다.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국기이자 나라의 역사와 함께해 온 상징이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의 현장에서 휘날렸고, 나라를 되찾기 위한 독립투쟁 속에서도 독립의 염원을 담았다. 1920년 봉오동 전투를 비롯한 항일 무장투쟁의 역사는 태극기가 독립을 향한 의지와 희망을 상징해 왔음을 보여준다. 태극기에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희생한 선열들의 뜻과 자유를 향한 염원이 담겨 있다.

한글날인 9일 오전 도심 아파트 단지와 주택가를 둘러봤지만 태극기를 내건 집은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았다. /김영신 기자

국경일이면 집집마다 태극기를 다는 일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었지만 지금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풍경이 되었다.

9일 순천시 한 타운하우스에 거주하는 A 씨는 아침 일찍 일어나 태극기를 꺼내 달았다. A 씨는 "다른 사람은 하지 않더라도 나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에 태극기를 달았다"며 "학교나 관공서에 게양되어 있던 태극기를 내리는 국기강하식을 겪은 어린 시절을 기억하면 태극기가 홀대 받는 지금 이 풍경은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고 아쉬워했다.

태극기의 흰색 바탕은 밝음과 순수,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성을 상징한다. 가운데 태극 문양은 음과 양의 조화를, 네 모서리의 괘는 하늘과 땅, 물과 불을 나타낸다.

시대가 바뀌면서 국기를 대하는 생활문화도 달라졌다고 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태극기가 지닌 의미까지 달라진 것은 아닐 것이다.

한글날인 오늘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와 문자를 지켜온 역사를 되새기듯 나라의 상징인 태극기의 의미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

태극기를 게양하는 것만으로 애국심을 판단할 수는 없다. 다만, 국경일에 태극기 한 장을 내거는 작은 실천은 아이들에게 국가기념일의 의미와 우리 역사를 자연스럽게 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한글날 아침 태극기 한 장 찾기 어려운 거리.그 풍경을 바라보며 문득 '태극기는 언제부터 우리 일상에서 멀어졌을까'하고 묻게 된다.

bbb25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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