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부진에 공급중단·부족 의약품 상반기 47건…9건 항암 주사제


전년 동기보다 56% 늘어...식약처 63% '조치불필요' 처리
"끊기는 필수 치료제, 정부 개입 필요"


2025년 5월 9일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에 시민들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더팩트DB

[더팩트ㅣ이준영 기자] 제약사가 채산성 문제나 판매부진 이유로 공급중단 또는 공급부족을 보고한 의약품이 올해 상반기에만 47건에 달했다. 2021년 이후 반기 기준으로 가장 많다.

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허종식 의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2021년~2026년 6월 의약품 공급중단·부족 보고 목록을 제출받아 분석했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 접수된 공급중단·부족 보고 135건 가운데 34.8%인 47건이 '채산성 문제'(20건) 또는 '판매부진'(27건) 사유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0건)보다 56.7% 늘어난 것으로, 지난해 연간 경제적 사유 보고(57건)의 82.5%다. 전체 보고에서 경제적 사유가 차지하는 비중도 전년 동기(21.6%)보다 13.2%p(포인트) 높아졌다.

47건 중 9건(7개 성분)은 항암 주사제였다. 성분별로는 다카르바진(디티아이주 2건), 시스플라틴(유니스틴주사액 2건), 빈블라스틴(벨바스틴주), 다우노루비신(다우노신주), 미톡산트론(미트론주), 빈크리스틴(빈크란주), 풀베스트란트(파슬로덱스주)다. 이 가운데 다카르바진(200mg 제품)과 빈블라스틴은 제조사가 지난 5월 공급 재개 방침을 밝혔다.

6월 말 기준 식약처 조치를 보면, 47건 중 30건(63.8%)은 국내에 같은 성분이나 효능의 대체약이 있다는 이유 등으로 '조치불필요' 처리됐다. 15건은 '모니터링중'(7건)이나 '검토중'(8건)으로 결론이 나지 않았고, 주문제조 조치는 2건에 그쳤다.

경제적 사유의 공급중단 경우는 신경계 약과 투석액, 백신도 있었다. 뇌전증지속상태(간질중첩증) 응급치료에 쓰는 포스페니토인 주사(쎄레빅스주, 한림제약)는 판매부진을 이유로 공급중단이 보고돼 6월 말 기준 '모니터링중'이다. 신경안정제 디아제팜 정제 2건(대원디아제팜정, 바리움정)은 채산성 문제로 보고됐지만 대체약이 있어 '조치불필요' 처리됐다.

신부전 환자 치료에 쓰는 복막투석액(페리퓨어 3종, 보령바이오파마)과 국가예방접종(NIP) 대상인 자궁경부암 백신(서바릭스프리필드시린지, GSK)도 판매부진을 이유로 공급중단이 보고됐다.

허종식 의원은 "항암 주사제 같은 필수 치료제가 채산성과 판매부진을 이유로 끊기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며 "식약처는 '대체약이 있다'며 상당수를 조치불필요로 종결하고 있지만, 대체약을 만드는 제약사도 수익성이 나빠지면 언제든 생산을 포기할 수 있어 의료 현장의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허 의원은 "공급중단 보고 품목은 대체약 유무만 따질 게 아니라 실제 시장 공급 여력을 점검해야 한다"며 "채산성이 떨어지는 필수의약품은 약가 현실화와 주문제조 확대 등 정부가 먼저 개입하는 체계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lovehop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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