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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부산=손연우 기자] 한글날 연휴 마지막 날인 11일 오후 부산 북항친수공원. 상어 '부캉이'를 보려는 발길이 이어지면서 공원 주차장 앞에는 입구부터 어림잡아도 500m가 넘을 만큼 차량 대기줄이 늘어서 있었다.
수로 주변에 모인 사람들은 인증샷을 찍기 위해 부캉이의 움직임을 살피는 데 여념이 없었다. 부캉이가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곳곳에서 "요 있다. 나타났다. 부캉아 안녕"이라는 등의 소리를 질러대며 환호했다.
부캉이를 보지 못했다며 주저앉아 우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벌써 다섯 번이나 봤다며 자랑하는 아이도 있었다. 집에 가자는 엄마의 말에 "한 번만 더 보고 가자"며 버티는 자매도 눈길을 끌었고, 반려견에게 '부캉이'를 보여주겠다며 안고 인파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는 아이의 모습도 웃음을 자아냈다.
관람객들 사이에서는 "부캉이가 잘 있네", "부캉이 봤으니 좋은 일 생기겠다", "가야 되는데 자꾸 보고 싶다"는 등 목소리가 들렸다. 곳곳에서 들리는 "마 오래 살아라", "아픈 데는 없나", "여기 말라꼬 왔노, 넓은 데 놔두고"라는 부산 사투리에는 반가움과 걱정이 함께 묻어났다.
인근에 사는 50대 진 모 씨는 "매일 산책하던 길이 명소가 됐다"며 "활기가 돌아서 좋은데 부캉이가 아프거나 잘못되면 안 되는데, 대비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그러면서 "요즘에는 매일 와서 부캉이가 별일 없이 헤엄치는지 확인해야 마음이 놓인다"며 "부캉이가 이곳에 와서 많은 사람이 즐거워하고 고마워하는데 우리도 부캉이에게 뭔가 보답을 해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60대 주민 김정용 씨는 주변 관람객들에게 부캉이가 오가는 경로와 다시 모습을 드러낼 만한 시점을 설명했다. 부캉이의 주둥이에 난 상처가 어디서, 어떻게 생겼는지부터 바다로 나가지 않는 이유까지 자신의 생각을 덧붙이기도 했다.
그는 "부캉이의 모습을 여러 번 지켜봤는데 아주 똑똑한 것 같다. 마치 사람들을 인식하며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것 같다"며 "이미 이곳에 길들여졌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씨의 설명을 들은 관람객들은 하나같이 웃음을 터트리며 즐거워했다.
30대 여행객 이수미 씨는 부캉이뿐 아니라 북항 친수공원 풍경에도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 씨는 "인스타그램을 보니 이 구역에서 나타나는 것 같아서 찾아왔는데 오자마자 바로 부캉이를 봐서 기분이 너무 좋다"며 "부캉이를 보러 왔는데 주변 경관도 여유로워 보이고 예뻐서 놀랐다. 사진을 찍었는데 다 이쁘게 나온다"라고 말했다.
가족과 나들이 나온 30대 최명진 씨는 네 살 아이가 부캉이에게 주겠다며 간식을 챙긴 이야기를 전했다.
최 씨는 "아이가 어린 마음에 부캉이가 배고플까 봐 과자도 챙기고 사탕도 챙기더라"며 "아이도 부캉이가 건강하길 바라는 것 같다. 부캉이가 잘 먹고 건강하게 오래 머물렀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부캉이는 몸길이 약 3m의 암컷 흑상어다. 지난달 18일 처음 발견된 뒤 이날로 24일째 북항친수공원 수로에 머물고 있다. 관계기관은 두 차례 외해 유도 작업 이후 자연 귀환을 기다리며 유영 행동과 건강 상태를 관찰하고 있다.
장기 체류가 이어지면서 부캉이를 보호하려는 사람들의 행동도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주둥이 부근에 상처가 확인되고 일부 관람객이 야간에 강한 불빛을 비추는 모습이 알려지면서 이를 제지하는 이른바 '부캉이 지킴이'까지 등장했다.
SNS에는 밤에 수로 주변을 돌며 관람객에게 조명 사용을 자제해 달라고 요구하는 영상이 공유되고 있다. 일부 유튜버도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중계하며 부캉이를 자극하는 행동을 살피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이들을 '자경단'이나 '방범대'에 빗대며 "감동적인데 너무 웃기네", "역시 부산" 등의 반응을 보였다. 부캉이를 향한 애정에 부산 특유의 말투와 의리를 연결한 응원도 이어졌다.
부캉이를 향한 관심은 북항을 찾는 발길로 이어지고 있다. 전날(10일) 기준 북항친수공원 누적 방문객은 129만2800명으로, 130만 명에 육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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