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대신 감찰부터 시작한 중수청…준비 미흡에 청문회 '산 넘어 산'


윤호중 장관 지시로 '김지용 비판' 임은정 감찰 착수
청장 공백·인력 부족에 14일 청문회 치열한 공방 예상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가 지난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으로 출근하며 입장 표명을 마친 뒤 자리를 이동하고 있다. /김성렬 기자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출범 열흘 만에 정식 사건 수사 착수도 하기 전에 감찰에 돌입하게 됐다. 청장 공백과 인력 부족 등 출범 준비 미흡 문제에다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김지용 후보자 인사청문회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면서 '산 넘어 산' 모양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중수청은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의 임은정 광주중수청장 감찰 지시 공문을 접수하고 감찰에 착수했다.

중수청은 "감찰관실을 중심으로 관련 법령에 따라 엄정하고 신속하게 감찰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가공무원법 등 관련 규정에 따르면 감찰 결과 징계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중수청은 행안부에 징계의결 요구를 신청하게 된다. 이후 행안부 장관이 징계의결을 요구하면 국무총리 소속 징계위원회에서 징계 여부를 결정한다.

윤 장관은 "임 청장은 중수청을 수사하는 기관이 아니라 정치하는 기관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며 "중수청장 후보자에 대한 지적질에 골몰하는 모습을 우려의 눈으로 보시는 국민들이 많다"고 감찰을 지시했다.

윤 장관은 출범 초기 감찰이 조직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지적에 "감찰관이 공석이지만 감찰 부서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감찰 업무는 중수청에서 어떻게 수행할지 결정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임 청장의 발언은 직무와 관계가 없으며 일부 정치권 주장에 동조하는 듯하다"며 "외부에서 나오는 정치적인 주장에 내부 호응이 있다는 것을 드러내기 위한 정치적 행위로 간주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임 청장은 지난 5일 김 후보자의 과거 감찰 업무 수행 등을 문제 삼으며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사람이 1호가 되면 안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감찰은 공직자의 정치적 중립 의무와 정당한 의견 표명의 경계가 쟁점이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임 청장의 발언은 '친윤'이라는 정치적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한 정치적 견해 표명으로, 중립 의무 위반으로 판단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청장 후보자의 적격성 문제 제기를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으로 단정하기 어렵고, 감찰이 내부 비판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반론도 가능하다.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 마련된 인사청문호 준비단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의를 받고 있다. /김성렬 기자

김 후보자의 과거 검찰 재직 시절 행적을 둘러싼 적격성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여권 일각에서는 김 후보자가 2020년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에 반대하는 검사장 성명에 참여하고,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반대 의견을 냈다는 점 등을 들어 '친윤 검사'라고 비판하고 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출국금지 사건과 정진웅 전 부장검사 독직폭행 사건의 기소 과정에 관여한 점도 문제 삼고 있다.

김 후보자 측은 두 사건의 기소에 반대하는 의견을 냈고, 윤 전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 씨 관련 사건에서는 재수사를 명령했다며 친윤 의혹을 반박하고 있다. 임 청장은 김 후보자가 2018년 대검 감찰1과장 재직 당시 검사 성폭력 사건 관련 감찰 요청을 묵살했다고 주장했으나, 김 후보자 측은 당시 진상조사 결과를 토대로 적정하게 처리했다고 맞서고 있다.

중수청은 출범 준비 미흡 문제도 아직 해소하지 못 했다. 특례임용으로 전직이 확정된 검사와 수사관들은 출범 전날인 지난 1일 오전까지 근무 부서와 보직을 통보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인력 현황에 따르면 전체 정원 2874명 가운데 확보 인원은 1900명(약 66%)에 그쳤다. 정원의 3분의 1가량이 공석인 셈이다.

청장 인선 지연에 따른 조직 운영 차질도 우려된다. 김 후보자는 지난달 7일 임명 제청돼 이튿날 지명됐지만, 여권 일각의 반발과 추가 검증으로 인사청문 절차가 늦어졌다. 중수청법에 따르면 청장은 1~5급 수사관의 임용을 추천하고 6급 이하 수사관의 임용권을 행사한다. 청장 공백이 길어질수록 인사와 조직 정비가 지연돼 수사체계 정착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중수청은 사건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경찰청은 지난 2~9일 458건의 사건을 중수청에 통보했으나 실제 이첩된 사건은 한 건도 없었다.

s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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