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여행의 새로운 발견…자연 넘어 책과 문화에 머물다


울릉도서관, 독서·전시·휴식 결합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주목
관광객 발길 이어져 오후 9시까지 '심야책방' 운영


울릉도로 관광 온 한 가족이 울릉도서관 '심야책방'을 찾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울릉도서관

[더팩트ㅣ울릉=김성권 기자] 울릉도의 매력은 푸른 바다와 기암절벽, 울창한 숲과 폭포에만 머물지 않는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한 뒤 책 한 권을 펼치며 여행의 속도를 늦추고, 섬이 품은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경상북도교육청 울릉도서관이 지역 주민을 위한 독서·문화공간을 넘어 울릉도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여행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12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문화시설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울릉도에서 울릉도서관은 책과 전시, 휴식이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으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단순히 책을 빌리고 읽는 장소를 넘어 여행객들이 잠시 머물며 섬의 정취를 느끼고, 일상에서 벗어난 여유를 경험하는 공간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매력은 외부에서도 주목받았다. 울릉도서관은 최근 산악·여행 전문지 '월간 산' 10월호에 울릉도의 대표 관광지인 봉래폭포와 함께 소개됐다. 울릉도의 자연을 즐기는 여행에 책과 문화를 통한 색다른 경험을 더할 수 있는 장소로 관심을 모으면서, 자연경관 위주의 관광에서 한 걸음 나아간 울릉 여행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도서관 내부에는 방문객들이 공간 자체를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적 요소가 마련돼 있다. 1층 로비에서는 매월 새로운 주제의 기획전시가 열리고, 누구나 손글씨로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필사 체험 공간도 운영된다. 관람에 그치지 않고 직접 글을 쓰며 책과 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층별 공간에도 울릉도의 이야기를 담았다. 2층 계단참에는 섬의 역사와 문화,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도서 큐레이션을 마련했다. 3층 계단참에는 스테인드글라스풍 창문과 샹들리에가 어우러진 휴식 공간을 조성하고, 고전문학을 소개하는 '고전의 창' 큐레이션을 배치했다.

책을 읽으며 잠시 쉬어갈 수 있을 뿐 아니라 이색적인 실내 분위기를 배경으로 기념사진도 남길 수 있어 도서관 안의 작은 포토 스팟으로 활용되고 있다.

경상북도교육청 울릉도서관 전경. /울릉도서관

특히 울릉도서관의 차별화된 매력은 여행객의 시간에 맞춘 운영과 문화 프로그램에서 드러난다. 오후 9시까지 운영하는 '심야책방'은 낮 동안 울릉도의 관광지를 둘러본 여행객들이 저녁에도 책을 읽으며 하루를 차분하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바쁜 관광 일정에서 벗어나 조용히 책장을 넘기는 경험은 자연을 감상하는 것과는 또 다른 울릉도의 매력을 전한다.

여행의 여운을 일상으로 이어주는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울릉도서관은 '울릉에서 보내는 편지, 느리게 가는 우체통'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여행 중 느낀 감정과 기억을 편지에 담아 시간이 흐른 뒤 다시 마주할 수 있도록 해, 울릉도에서의 경험을 오래 간직할 수 있는 문화 콘텐츠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실제 방문객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천안에서 자녀와 함께 울릉도를 찾은 한 관광객은 "도서관에서 아이들과 책도 읽고 기념사진도 남길 수 있어 더욱 특별한 여행의 추억이 됐다"고 말했다. 관광지를 둘러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가족이 함께 책과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여행의 만족도를 높인 셈이다.

울릉도서관의 이러한 시도는 지역 공공도서관의 역할을 확장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도서관이 주민들의 지식과 문화생활을 지원하는 본래 기능을 지키면서도, 지역을 찾는 외부 방문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문화 거점으로 자리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연환경이 주요 관광자원인 울릉도에서 독서와 전시, 체험을 결합한 공간은 날씨와 관광 일정에 관계없이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문화 콘텐츠가 될 수 있다.

지역 주민과 관광객들이 울릉도서관을 이용하고 있다. /울릉도서관

앞으로의 과제는 이러한 관심을 지속적인 방문으로 연결하고, 지역 고유의 이야기를 문화 콘텐츠로 꾸준히 확장하는 데 있다. 울릉도의 자연과 역사, 생활문화가 담긴 도서 큐레이션과 참여형 프로그램을 강화한다면 도서관은 단순한 관광 편의시설을 넘어 섬의 정체성을 알리는 문화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다.

지역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이용하는 공간이라는 특성을 살려 주민에게는 문화 향유의 기회를, 여행객에게는 울릉도를 더 깊이 이해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

김일영 울릉도서관장은 "울릉도서관이 지역 주민뿐 아니라 섬을 찾는 여행객들에게도 편안하게 머물고 싶은 따뜻한 쉼터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책과 문화, 울릉도만의 고유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복합문화공간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울릉도 여행이 자연을 보고 사진을 남기는 일정에서 섬의 이야기와 문화를 경험하는 여정으로 넓어지고 있다. 그 변화의 한가운데에서 울릉도서관은 여행객에게는 쉼과 감성을, 지역사회에는 문화적 활력을 더하는 새로운 울릉도의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t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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