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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대전=정예준 기자] 대전시 대덕구의회 원구성 파행이 100일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전반기 의장직을 국민의힘에 양보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양보를 선언하면서도 특정 야당 의원을 지명하는 듯 의장 후보의 자격까지 조건으로 제시해 과연 파행을 끝내기 위한 결단인지 또 다른 협상안을 내놓은 것인지 논란이 예상된다.
대덕구의회 민주당 소속 의원(서미경·이삼남·정창희·정미선)들은 13일 대전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덕구의회 정상화를 위한 공동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12일 본회의에서도 의장 선출이 무산되고 양당이 약속한 10일까지 원구성을 마무리하지 못한 데 대해 구민들에게 사과했다. 그러면서 집권여당으로서 책임정치를 실천하기 위해 전반기 의장직을 국민의힘에 양보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면 무조건적인 양보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의장을 맡은 적이 없는 재선 의원을 후보로 내세울 경우 해당 후보의 의장 선출에 동의하겠다는 조건을 달았다.
사실상 특정 의원을 의장 후보로 지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민주당은 이미 의장을 역임한 자당 의원을 후보에서 물러나게 한 만큼 국민의힘도 같은 기준을 적용받아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며 이같은 지적에 반박했다.
의장직을 양보하겠다고 하면서 후보의 경력과 선수까지 제한한 만큼, 이를 온전한 양보로 볼 수 있느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원구성 정상화를 위해 먼저 물러서겠다는 선언이 오히려 새로운 협상 조건으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기자회견에서는 후반기 원구성 때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같은 조건을 요구한다면 받아들일 수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도 나왔다. 이에 민주당 측은 국민의힘의 요구가 합리적이라면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 답변도 또 다른 논란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 상대의 요구가 합리적인지를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이며 현재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제시한 조건 역시 합리적이라고 보는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요구는 정당하다고 판단하면서 상대의 요구는 합리성을 따져 수용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라면 결국 양보의 기준 역시 각 당의 판단에 달린 셈이다.
민주당은 장기 교착을 풀기 위해 먼저 한 걸음 물러서겠다고 강조했지만 후보 자격에 조건을 붙인 제안을 두고 지역 정가에서도 뒷말이 무성하다.
한 지역 정가 관계자는 "시민과 구정을 위해 조건없는 결단이 아닌 사실상 수용하기 힘든 조건을 붙인 양보가 무슨 양보인지 모르겠다"면서 "양당이 후보자격과 의장직 배분에 대한 기준을 협의해야 소모적인 공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제안을 수용해 당론으로 결정된 후보를 조정할지, 아니면 조건 자체에 이견을 보일지에 따라 원구성 협상의 향방이 갈릴 전망이다.
tfcc202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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