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감] '임신중절약·비만약·스킨부스터' 식약처 맹타


미프진 합법 도입·비만약 시력 손상 등 민생 현안 송곳 질의
'제넨셀 특혜 의혹' 여야 정면충돌...시작부터 파행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식약처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만희 위원장에게 항의를 하고 있다. /국회=남용희 기자

[더팩트ㅣ조성은 기자] 13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에서는 임신중지 약물 ‘미프진’의 제도권 도입, 인기 비만치료제의 안전성·오남용 문제, 인체 유래 스킨부스터의 규제 공백 등 식의약 안전 현안을 둘러싼 송곳 질의가 이어졌다. 국감 초반에는 여야가 '제넨셀 의혹'을 둘러싸고 정면충돌하면서 개회 30여 분 만에 정회하는 등 진통을 겪었다.

◆ 오유경 식약처장 "불법 복용 사각지대…미프진 합법 도입해야"

이날 국감에서는 내년 1분기 도입을 목표로 추진 중인 임신중지 약물 '미프진'의 안전성과 합법화 방안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현재 젊은 여성들이 부작용 우려가 큰 약을 음성적으로 구하며 보호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노출돼 있다"며 "안전성 우려를 감안해서라도 합법적인 관리 틀 안에서 피해를 구제하는 방향으로 접근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야당은 미프진의 안전성에 우려를 표했다.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은 해외 100여 개국 사례와 중앙약사심의위원회 검토를 근거로 한국인 대상 가교시험을 면제하려는 식약처 방침을 질타했다. 조 의원은 미국 윤리공공정책센터(EPPC) 보고서를 인용해 "미프진 복용자 10.93%가 패혈증·출혈 등 중대한 이상사례를 겪었다"며 무리한 도입 추진을 경계했다. 이만희 보건복지위원장도 같은 자료를 인용하며 "가교임상이라도 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식약처는 좀 더 보수적인 입장에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여당은 허가 지연으로 인해 불필요한 위험에 노출된 여성 안전을 강조했다. 남인순 민주당 의원은 조 의원이 근거로 제시한 EPPC 보고서를 두고 "이 보고서는 동료 심사를 거친 학술논문이 아니고 분석자료와 방법론 등의 검증가능성에서 문제제기가 되고 있다"며 "공신력있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축적한 임상시험과 안전성 평가보다 이 보고서가 더 과학적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남 의원은 "미국 FDA뿐만 아니라 세계보건기구(WHO), 미국산부인과학회, 영국왕립산부인과학회 등에서도 임신중지 의약품을 안전하고 효과적인 임신중지 방법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 처장도 별도 가교시험 없이 도입을 추진하겠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오 처장은 "해외 100여 개국에서 도입됐으며 중앙약사심의위원회와 WHO 검토 결과 인종이나 국가별로 특별한 이상반응 차이가 확인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EPPC 보고서에 대해서는 "해당 연구 결과는 FDA의 공식 입장과는 차이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식약처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국회=남용희 기자

◆ 위고비 등 비만약 돌풍에 '시력 손상'·'무분별 유통' 늑장 대응 도마

최근 유통량이 폭증한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치료제 '위고비' 등에 대해서는 식약처의 사후 안전관리 부실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백선희 조국혁신당 의원은 영구적 시력 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비동맥염성 전방 허혈성 시신경병증(NAION)' 의심 사례가 2024년 12월 국내에서 먼저 접수됐음에도 약 1년 9개월이 지나서야 허가사항이 변경됐다며 '뒷북 행정'을 꼬집었다.

오 처장은 "10월 7일 자로 허가사항에 부작용을 반영했다"며 "향후 중대 이상사례 포착 시 정식 허가 변경 전이라도 신속히 안전성 정보를 알리겠다"고 답했다.

서영석 민주당 의원은 GLP-1 제제의 오남용우려의약품 지정 지연과 10대 소아·청소년 대상 처방 폭증 문제를 지적했다. 최보윤 국민의힘 의원은 한의원 및 치과의원으로의 공급 급증 현황을 짚으며 유통 경로 점검을 촉구했다.

◆ 사망자 피부 가공한 '스킨부스터' 규제 공백…전수조사 요구

사망자 피부조직을 가공해 만든 'ECM(세포외기질) 스킨부스터'의 안전성 관리 부재도 다뤄졌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전북 군산·김제·부안을)은 100여 개 제품이 성행 중이나 탈세포화 과정에서의 계면활성제(SDS) 잔류량과 잔류 DNA의 위험성, 염증·결절 등 부작용 사례를 언급하며 "유통 제품에 대한 전수 점검과 회수·폐기 등 강력한 행정처분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오 처장은 "현행 인체조직법 체계만으로는 미용 목적 제품 관리에 한계가 있다"고 인정하며 "연내 정책연구를 마친 뒤 신속히 종합 안전관리 개선안을 마련하고 기존 유통 제품의 점검 방안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주요 정책 질의에 앞서 국감장은 시작부터 정치 공방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김승원 민주당 의원의 제넨셀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승인 청탁 의혹 규명을 요구하며 '증인 거부·자료 은폐' 팻말을 걸자, 민주당이 '정치 공세'라며 맞서 고성과 항의가 이어졌다.

여야 대립이 격화되면서 국감은 기관장 업무보고조차 진행하지 못한 채 개회 약 30분 만인 오전 10시 35분부터 약 30여분 정회했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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