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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유연석 기자] 롯데쇼핑이 주주에게 쇼핑 할인쿠폰과 포인트를 주는 '주주우대' 제도를 도입한다. 식품·뷰티·패션·가구 등 중소·중견 소비재 기업 위주로 운영되던 제도에 대형 유통기업이 합류하면서, 유통업계 전반으로 확산될지 관심이 쏠린다.
주주우대 제도는 개인주주가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환원 수단이라는 긍정적 평가를 받는 반면, 기관·외국인과의 형평성 문제와 구매를 전제로 한 판촉성 혜택이라는 한계는 보완 과제로 꼽힌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다음 달 1일부터 주주우대 제도인 '엘.아너스 클럽(L.HONORS CLUB)'을 시행한다. 해당 제도는 롯데그룹 통합 멤버십인 엘포인트를 기반으로 운영된다. 1주 이상 보유한 주주에게는 최초 가입 시 백화점·마트·슈퍼·이커머스에서 쓸 수 있는 10~20% 할인쿠폰을 지급한다. 구매 실적이 100만원, 200만원, 300만원이면 각각 1%, 2%, 3%를 포인트로 적립해 준다.
1000주 이상을 1년 이상 보유한 장기·고액 주주에게는 백화점 라운지 이용권, 발렛·주차 이용권, 무료배송 쿠폰 등 프리미엄 혜택을 추가로 제공한다. 혜택 대상은 분기 말 주주명부를 기준으로 3개월마다 확정한다.
임재철 롯데쇼핑 재무본부장은 "주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고 주주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국내 대기업 최초로 주주 우대 제도를 시행하게 됐다"며 "주주와의 장기적인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기업 가치를 제고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 종이 쿠폰 한계 딛고 디지털로 부활…식품·뷰티·가구로 확산
'주주우대'는 이익에 따라 이사회 결의로 지급하는 전통적인 현금 배당과 달리 제품·서비스 할인 등 비금전적 혜택을 주는 제도다. 국내에서는 1985년 대우전자와 신세계 등이 시도했지만 주주 인증 절차가 번거로워 이어지지 못했다.
최근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모바일 기반의 실시간 주주 인증 기술이 안착하면서다.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을 통해 주식 보유 여부를 즉시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지난해부터 도입이 이어졌다.
혜택은 각 회사가 취급하는 주력 제품을 따라간다. 식품업계에서는 오뚜기가 1주 이상 주주에게 자사 온라인몰 '오뚜기몰'에서 20% 할인을 제공하고 있으며, 삼진식품은 지난달 삼진어묵 공식 온라인몰 10% 할인쿠폰을 도입했다.
패션업계에서는 더네이쳐홀딩스가 내셔널지오그래픽 의류 할인쿠폰을, 가구업체 스튜디오삼익은 매트리스 할인쿠폰을 내걸었다. 지난달 코스닥에 상장한 와이즈플래닛컴퍼니도 상장 첫날부터 워터케어·수면 브랜드 20% 할인쿠폰을 지급하고 있다.
뷰티업계에서는 달바글로벌이 지난 8월 주주 전용 온라인몰을 열고 보유 주식 수에 따라 3개 등급으로 혜택을 나눴다. 181일 이상 보유한 주주에게는 추가 할인 한도를 높였다. 당시 회사 측이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개인주주 약 5만명 중 16.7%가 가입했다.

◆ 일본은 상장사 3곳 중 1곳 운영…체감형 혜택 속 형평성은 숙제
주주우대가 일찍이 자리 잡은 곳은 일본이다. 일본증권업협회에 따르면 2024년 9월 기준 상장사 4400여곳 중 1500곳가량이 주주우대를 운영한다. 유통기업 이온(AEON)은 주주에게 결제액 일부를 돌려주고 전용 라운지를 운영한다. 협회 조사에서 도입 기업의 약 70%는 개인주주가 늘었다고 답했다.
업계에서는 배당과 달리 일상 소비에서 혜택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는다. 보유 기간에 따라 혜택을 늘리면 장기 보유를 유도할 수 있고, 기업은 주주를 자사 브랜드 충성 고객으로 끌어들여 매출 증대로 연결하는 선순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과제도 있다. 혜택이 국내 개인투자자의 소비에 맞춰져 있어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는 사실상 혜택을 누리기 어렵다. 상법상 '주주 평등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일본에서도 2022년 JT·오릭스 등이 공평한 환원을 이유로 주주우대를 폐지하고 배당 중심으로 돌아섰다.
이에 대해 주주우대를 시행 중인 한 업체 관계자는 "개인 주주 중심의 혜택이라는 지적이 있을 수 있지만 소액 주주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브랜드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제도 중 하나"라며 "대규모 기관 및 외국인 주주를 위해서는 투명한 경영 공시와 안정적인 배당 정책 등 전체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혜택 대부분이 자사 제품 구매를 전제로 해 주주환원과 판촉 마케팅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비판도 있다. 주주우대는 배당 등 기존 주주환원을 보완하는 수단에 머물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주주우대 제도는 개인주주와 접점을 넓히고 브랜드 충성도를 확보하는 보완책으로는 유용하지만, 결코 배당을 대체하는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며 "외국인·기관 주주와의 형평성을 해소하고 실질적인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질 수 있는 정교한 제도 설계가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ccbb@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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