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 부르다 6933억에 도장…JKL, 롯데손보 7년 만에 '손절'


신한금융에 지분 77.04% 매각 계약
2019년 취득가보다 약 363억 낮아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가 신한금융지주에 롯데손해보험을 매각하기로 했다. /롯데손해보험

[더팩트|윤정원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가 롯데손해보험을 신한금융지주에 넘기기로 했지만 7년간의 투자 성적은 원금 손실로 기울었다. 한때 보유 지분에 2조원 이상을 기대했으나 실제 계약가격은 6933억원에 그쳤다. 인수금융으로 불어난 부채를 정리하면 출자자에게 돌아갈 돈은 더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전날 롯데손보 보통주 2억3908만2287주(77.04%)를 6933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매도자는 JKL파트너스가 롯데손보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 빅튜라다. 빅튜라는 JKL파트너스가 운용하는 펀드의 출자금과 인수금융을 활용해 2019년 롯데손보 지분을 확보한 뒤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해 왔다.

◆ 7296억 들여 샀는데 6933억에 매각…2조 기대는 물거품

JKL파트너스는 2019년 롯데그룹으로부터 롯데손보 지분 53.49%를 3734억원에 인수했다. 같은 해 유상증자에 3562억원을 투입해 지분율을 77.04%로 높였다. 구주 인수와 증자에 들어간 금액은 총 7296억원이다.

이번 매각대금은 당시 취득원가보다 363억원 적다. 평균 취득단가는 주당 약 3052원으로, 신한금융에 넘기기로 한 가격(주당 2900원)보다 152원 높다. 단순 매입·매각 가격만 비교해도 약 5%의 손실이다. 여기에 보유 기간 발생한 금융비용까지 감안하면 실제 투자 성적은 더 나빠진다.

당초 JKL파트너스가 기대했던 매각 성과와도 거리가 멀다. JKL은 2023년 10월 JP모건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이듬해 공개매각에 나섰다. 당시 시장에 알려진 보유 지분의 희망 매각가격은 2조원 이상이었다. 이번 계약가격은 2조원을 기준으로 해도 약 65% 낮다.

매각 과정에서 원매자와의 가격 차이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2024년에는 우리금융지주가 예비입찰에 참여했지만 본입찰에는 나서지 않았다. JKL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없이 상시매각으로 전환했고, 올해 주관사를 삼정KPMG로 바꿔 다시 매각에 나섰다.

올해는 신한금융과 단독 협상까지 진행했으나 지난 7월 가격 이견으로 논의가 중단됐다. JKL은 공개매각으로 방향을 틀었지만 새로운 유력 원매자를 확보하지 못했다. 이후 신한금융과 협상을 재개한 끝에 당초 기대가격을 크게 밑도는 수준에서 계약이 이뤄졌다.

◆ 빅튜라 부채 4490억…2000억 투입한 JKL 펀드 회수도 차질

매각가격이 취득원가를 밑도는 데다 빅튜라에 쌓인 부채도 JKL의 투자금 회수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롯데손보 인수 당시 빅튜라에 투입된 출자금은 약 4465억원이다. 나머지는 외부 차입으로 조달했다. 이번 거래가 마무리되더라도 인수금융 등을 먼저 상환해야 출자자들에게 자금을 배분할 수 있다.

빅튜라의 부채총계는 2019년 말 2938억원에서 올해 6월 말 4490억원으로 늘었다. 7년 사이 1552억원 증가한 것이다. 롯데손보는 JKL에 인수된 이후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빅튜라로서는 투자자산에서 배당 수입을 얻지 못한 채 금융비용을 부담해 온 셈이다.

특히 2024년 10월에는 총 465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 재조달 약정을 체결했다. 선순위 대출 3750억원에는 연 7%, 중순위 대출 900억원에는 연 10%의 금리가 적용됐다. 빅튜라는 올해 상반기에만 16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부채도 168억원 늘었다.

이번 매각대금 6933억원에서 6월 말 부채총계 4490억원을 모두 상환한다고 단순 가정하면 남는 금액은 약 2443억원이다. 최초 출자금 4465억원의 54.7% 수준으로, 약 2022억원이 부족하다.

출자자별 회수 조건도 다르다. 빅튜라에는 JKL의 제10호 블라인드펀드가 2000억원, 프로젝트펀드 '제이케이엘빅튜라2019'가 1965억원, IMM인베스트먼트 측이 500억원을 출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금융 상환 이후에도 프로젝트펀드와 IMM 측 투자자의 우선회수권이 적용되는 구조로 전해졌다. JKL 제10호 펀드는 후순위에 놓여 있어 매각대금 배분 과정에서 손실 부담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제10호 펀드는 JKL이 2018년 약 6766억원 규모로 결성한 네 번째 블라인드펀드다. 롯데손보에 투입한 2000억원은 전체 약정액의 약 29.6%에 해당한다. 개별 투자자산의 손실이 곧 펀드 전체의 손실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투자 비중이 큰 롯데손보의 회수 부진은 최종 수익률에 부담이다.

◆ 매각 늦추기도 부담…롯데손보 건전성 악화에 인수금융 만기까지

JKL이 매각가격을 대폭 낮춘 배경에는 롯데손보의 재무건전성 문제도 있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로부터 경영개선권고를 받은 데 이어 올해 3월 경영개선요구 조치까지 받았다. 금융위는 지난 5월 회사가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을 조건부 승인했지만 자본확충 과제는 남아 있다.

올해 상반기 롯데손보는 보험손익에서 537억원의 흑자를 냈지만 투자 부문에서 약 791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상반기 당기순손실은 185억원이었다. 6월 말 총 지급여력(K-ICS)비율은 경과조치 적용 후 161.9%였지만 손실흡수력이 높은 기본자본을 기준으로 산출한 K-ICS비율은 -5.4%에 머물렀다.

원매자로서는 주식 인수대금 외에 추가 자본확충 부담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신한금융도 롯데손보를 인수한 뒤 자본을 추가 투입해 재무건전성을 개선하고, 잔여 지분 22.96%를 확보해 신한EZ손해보험과 통합할 계획이다.

JKL 역시 매각을 더 미루기에는 부담이 컸다. 2024년 재조달한 빅튜라 인수금융의 만기는 2027년 10월이다. 제10호 블라인드펀드도 결성 8년 차에 접어들었다. JKL은 이번 계약으로 장기간 묶여 있던 투자자산의 회수 절차를 진행할 수 있게 됐지만, 최종 매각대금이 정산되고 펀드별 배분이 완료되기까지는 금융당국 승인 등 거래 종결 절차가 남아 있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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