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옥 의원, 건설 노조 집회 절반 이상 '노조원 채용·장비사용 강요' 목적


불법적인 요구에도 '보복' 우려해 한 건도 신고 못해
이재명 정부 출범 후 고용노동부·경찰 단속 소극적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 /윤재옥 의원실

[더팩트┃대구=박병선 기자]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10대 건설사(시공능력 평가 기준)의 본사와 현장 앞에서 열린 노동조합 집회 190건 중 절반이 넘는 96건이 노조원을 채용하라거나 노조 장비를 쓰라는 요구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대구 달서을)은 14일 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10대 건설사를 대상으로 '건설 현장 공종별 노조 장악 현황 및 불법행위 발생·적발 현황'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윤 의원실은 이재명 정부 출범일인 지난해 6월 4일부터 올해 8월까지 건설사들이 회신한 집회를 분석했으며 "건설사들이 노조의 보복 등을 우려해 답변을 꺼렸으나 회사명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취합했다"고 밝혔다.

윤 의원실에 따르면 집회 190건 가운데 채용·장비사용 강요가 96건으로 가장 많았고, 노조 간 일감 경쟁도 14건이었다. 나머지는 기타 58건, 사유 미기재 22건이었다.

채용·장비사용 강요, 노조 간 일감 경쟁이 110건으로 전체 집회의 57.9%에 달했지만, 단 한 건도 고용노동부·경찰 등에 신고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노조 간 일감 경쟁을 위한 집회는 타워크레인·지게차 등 장비 배정과 계약, 채용 물량을 두고 한 노조가 다른 노조의 계약·채용에 반발하거나 맞불을 놓는 집회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건설사는 "자사에서 집회가 9건 열렸으나 대외적인 집회 사유와 실질적인 사유가 달랐다"고 회신했다. 이들 집회는 겉으로 '불법 외국인 근로자 채용 금지', '저가 입찰제도 개선' 등을 내걸었지만, 이 중 8건은 노조원 채용·고용·배치 요구였고 나머지 1건도 '현장 지게차 민주노총 노조원 투입 요구'였다는 것이다.

한 건설사는 폭행도 있었다고 밝혔다. 갈등 확대와 공정 영향 우려 등 노조의 보복이 두려워 수사기관에 신고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 의원실은 "노조가 요구한 채용·노조 간 일감 경쟁은 채용절차법 위반이며 장비사용 강요는 공정거래법 위반"이며 "모두 불법"이라고 설명했다.

공종 자체가 노조에 넘어간 현장이 상당수였다. 한 건설사는 건설 현장 타워크레인의 86%를 양대 노총 계열이 차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다른 건설사도 양대 노총 계열이 자사 전국 현장 타워크레인의 73.8%, 레미콘 운송의 97.7%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건설사는 "원청이 현장에서 지게차를 직접 쓸 일이 거의 없는데도 운영권을 노리는 노조 측 장비업체의 요청으로 최저가 장비사용 계약을 맺게 됐고, 노조 측 업체가 이 계약을 근거로 현장 지게차 운영권을 장악하는 사례가 다수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답했다.

윤 의원실은 노조의 불법행위에 대한 정부 대응이 매우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9월 이 대통령이 SNS에서 건설 현장 불법행위의 구체적 사례를 노동부 장관실로 보내 달라며 의지를 나타냈고, 김영훈 장관은 같은 날 '즉시 현장 상황 점검하고 보고하겠다'고 회신했다.

그러나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그 후 장관실 직접 제보는 0건이었고, 채용절차법 신고센터에 1건이 접수돼 처리 중인 것이 전부였다.

경찰청의 대응 또한 비슷했다고 했다.

경찰은 윤석열 정부 당시 2022년 12월부터 2023년 8월까지 건설 현장 불법행위 특별단속으로 4829명 송치(구속 148명), 2024년 4~10월 기간 701명 송치(구속 9명)했다고 밝혔지만, 이재명 정부 출범 후 "건설 현장 불법행위 관련 통계는 별도 관리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같은 분위기에 편승해 건설 노조 집회가 다시 늘고 있는 추세라는 것이 윤 의원실의 분석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실제 개최된 집회는 2022년 1만 3780건을 정점으로 2023년 9271건, 2024년 8650건, 2025년 8199건으로 줄었다가 올해 1~8월에만 9660건이 열려 2025년 한 해 건수를 넘어섰다.

윤 의원은 "폭행을 당하고도 공사가 멈출까 봐 신고 한 번 못 한 건설사들이 회사 이름까지 숨겨가며 190건을 털어 놓았다"며 "대통령 지시도 있었던 만큼 고용노동부가 총괄해서 경찰·국토부 등 합동 점검 계획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t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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