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순사건 78주기 앞두고 시민사회 "국가 진상규명 책임 다해야"


전국 75개 단체 공동성명…진상조사보고서에 국가 책임 기록 촉구
국무총리 추념식 불참 유감…오천그린공장 현수막 걸기 운동


지난해 열린 77주기 여순사건 광양 추념식에서 백발이 된 한 유족이 광양 우산공원 추모비앞에서 묵념하고 있다. /김영신 기자

[더팩트 l 순천=김영신 기자] 여순사건 진상규명 조사 법정기한이 종료된 가운데 전국 시민사회단체들이 정부에 국가 책임을 명확히 밝히는 진상조사보고서 작성과 희생자 명예 회복을 촉구했다.

제78주기 국가 추념식을 앞두고 국무총리의 불참에도 유감을 표명했다.

사회대개혁 순천시민행동은 15일 전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광주시민단체협의회, 한국YMCA 호남제주협의회·경남협의회 등 전국 75개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서럽디서러운 여순사건 78주기-진실을 밝히는 일을 우리는 결코 멈출 수 없다'는 제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단체들은 성명에서 1948년 사건 발생 이후 78년이 지났지만 민간인 희생의 경위와 책임, 희생자와 유족에게 씌워진 낙인과 연좌제의 고통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국가가 역사적 사실을 공식적으로 규명하고 책임을 기록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여순사건 특별법에 따른 진상규명 조사와 자료 수집·분석 등 사실 조사 법정기한은 지난 10월 4일 종료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진상조사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단체들은 진상조사보고서가 단순한 행정문서가 아닌 국가의 공식 기록인 만큼 정치적 이해나 이념적 판단이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역사적 자료와 희생자·유족의 증언을 바탕으로 민간인 희생의 실체와 국가 폭력, 국가 책임을 명확히 기록하고 2027년 상반기까지 보고서를 작성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정부에 △진상규명이 미진한 사안과 미신고 희생자에 대한 후속 대책 마련 △정치적·이념적 개입 없는 보고서 작성 △민간인 희생과 국가 책임의 온전한 규명 △희생자·유족의 명예 회복과 실질적 피해 회복 △국가 추념식의 위상 제고와 시민사회 참여 보장 등 5개 사항을 촉구했다.

사회대개혁 순천시민행동은 국가 추념식이 열리는 순천 오천그린광장 주변에서 '여순사건 현수막 함께 걸기 운동'을 진행한다. /성명서 갈무리

제78주기 국가 추념식에 국무총리가 참석하지 않는 데 대해서도 유감을 나타냈다. 김효승 사회대개혁 순천시민행동 상임대표는 진상조사보고서 작성이라는 중대한 과제를 앞둔 시점에서 국가 추념식은 정부의 책임과 의지를 보여주는 자리라며, 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인 국무총리의 불참은 정부의 의지를 의심하게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사회대개혁 순천시민행동은 국가 추념식이 열리는 순천 오천그린광장 주변에서 '여순사건 현수막 함께 걸기 운동'을 진행한다. 참여 단체와 개인의 이름으로 제작한 현수막에는 희생자 추모와 유족에 대한 연대, 진상규명과 국가 책임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담았으며, 현수막은 오는 20일까지 게시할 예정이다.

사회대개혁 순천시민행동은 2018년 여순사건 70주기를 계기로 확산한 특별법 제정 운동이 2021년 특별법 제정으로 이어졌다며, 이제는 국가 진상조사보고서가 역사적 사실에 기초해 작성되도록 시민사회가 다시 힘을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동성명은 진상조사 종료 이후 정부가 작성할 공식 보고서의 내용과 국가 추념식의 위상을 둘러싸고, 희생자와 유족의 명예 회복 및 국가 책임 규명을 요구하는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

bbb25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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