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수사기밀 누설' 이시원, 첫 재판서 위법수집증거 주장


재판부, 특검에 증거목록 재정리 지시
전 경북경찰청장 등 내달 23일 첫 공판


채상병 순직 사건의 수사기밀을 누설한 혐의로 기소된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 측이 권창영 특별검사팀(종합특검)의 증거 수집 적법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김해인 기자

[더팩트 | 정예은 기자] 채상병 순직 사건의 수사기밀을 누설한 혐의로 기소된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 측이 권창영 특별검사팀(종합특검)가 제출한 증거가 위법수집증거라고 지적했다. 다른 혐의로 발부받은 영장을 통해 확보한 증거가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수사와 기소에 쓰였다는 주장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류경진 부장판사)는 15일 이 전 비서관과 임기훈 전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 최주원 전 경북경찰청장, 노규호 전 경북경찰청 수사부장의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피고인 중에는 임 전 비서관만 출석했다.

이날 이 전 비서관 측은 종합특검이 증거로 제출한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의 통화 녹취록을 문제 삼았다. 변호인단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김 전 사령관의 직권남용 혐의로 발부받은 압수수색영장을 통해 해당 녹취록을 확보했으며, 이후 이명현 특별검사팀(채상병 특검)을 거쳐 종합특검에 넘겨졌다고 주장했다.

이 전 비서관 측 변호인은 "이 녹취록이 나오기 전까지 수사기관은 이 전 비서관의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를 알지 못했다"며 "김 전 사령관과 해병대 법무실장 사이의 통화에서 해당 혐의가 포착돼 수사가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전 비서관의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를 대상으로 별도의 압수수색영장이 발부됐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전 비서관 측 변호인은 "경북경찰청과 국가수사본부 압수수색도 직권남용 혐의로 영장을 발부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영장을 받은 것은 없는 것으로 아는데 이를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압수수색영장 등 증거 수집 경위에 관한 자료의 열람·등사를 신청했지만 종합특검에서 허가 여부를 통지받지 못했다고도 덧붙였다.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가운데)가 지난 8월24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특검팀 사무실에서 최종 수사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과천=박상민 기자

종합특검은 "신청 범위가 포괄적이라 아직 결정하지 못한 것"이라며 "신속하게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재판부는 "증거 취득 경위와 관련된 자료의 열람·등사를 거부할 수는 없을 것 같다"며 "다음 기일까지 열람·등사가 이뤄지지 않으면 제출명령을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종합특검이 제출한 증거목록 역시 공소사실별로 구분되지 않았다며 재정리를 지시했다. 지난달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도 증거 분리를 요청했지만 아직 개별 증거가 어떤 공소사실을 입증하기 위한 것인지 특정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이 전 비서관과 임 전 국방비서관의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사건은 다음 달 17일 한 차례 더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하기로 했다.

최 전 청장과 노 전 수사부장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은 공소사실과 관련 증거가 상당 부분 다르다는 이유로 변론을 분리하기로 했다. 이들의 첫 공판은 내달 24일로 예정됐다.

이 전 비서관과 임 전 비서관은 경북경찰청의 해병대 제1사단 압수수색 계획을 사전에 입수하고 해병대 측에 전달되도록 한 혐의로 지난 8월 기소됐다.

최 전 청장과 노 전 부장에게는 경북경찰청으로 이첩된 채상병 사건 기록을 국방부 검찰단에 다시 인계하도록 지시했다는 혐의가 적용됐다.

ye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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