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서원, 병원비 3900만원 안 내도 된다…정부 1심 패소


법원 "진료비 지급 의무 있지만 채권 시효 완성"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인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가 구치소가 대신 낸 병원비 약 3900만원을 갚지 않아도 된다는 1심 판단이 나왔다./더팩트DB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인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가 구치소가 대신 낸 병원비 약 3900만원을 갚지 않아도 된다는 1심 판단이 나왔다. 법원은 원칙적으로 최 씨가 진료비를 부담할 의무가 있지만, 구상금 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돼 정부가 돈을 청구할 수 없다고 봤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10단독 김도요 부장판사는 15일 정부가 최 씨를 상대로 낸 구상권 청구 소송 선고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쟁점은 구상금 채권의 소멸시효가 중단됐는지였다. 국가재정법상 국가의 금전채권은 5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한다.

정부는 구치소가 납입결의서를 작성하고 최 씨에게 납부를 통지한 만큼 시효가 중단됐다고 주장했다. 납부기한이 지난 뒤 다시 시효가 진행돼 소송 제기 당시에는 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는 취지다.

그러나 재판부는 "정부가 최 씨에게 보낸 통지를 법령에 따른 정식 납입고지로 보기 어렵다"며 채권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판단했다.

국가채권의 납입고지로 인정되려면 납입결의와 함께 납부 금액·기한·장소와 산정 근거, 회계연도와 과목 등 법령이 정한 사항이 갖춰져야 하는데,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적법한 납입결의와 고지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정부가 납입결의 근거로 든 2020년 10월16일 회의는 구치소 예산으로 진료비를 우선 지급하고 이후 구상 절차를 진행하기로 한 자리였다"며 "구상금 채권이 발생하기 전 회의였던 만큼, 국가채권 관리 법령에 따른 납입결의를 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최 씨에게 보낸 납부 최고 통지에 회계연도와 과목 등이 빠져 있었고, 통지의 형식도 관련 법령과 서식에 따른 납입고지와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통지를 폭넓게 납입고지로 인정하면 국가가 보유한 채권을 부당하게 행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씨는 2019년 7월 서울동부구치소 수용 당시 목욕탕에서 넘어진 뒤 2020년 5∼7월 강동성심병원에서 어깨 수술을 받았다.

최 씨가 수감 중 추징금 납부 등 경제적 사유를 들어 입원비를 내지 못하자 서울동부구치소는 같은 해 10월23일 병원 진료비를 우선 지급했다.

서울동부구치소는 최 씨에게 같은 달 28일 진료비 납부를 통지했지만 5년 가까이 별도의 후속 절차를 진행하지 않았고, 지난해 11월 최 씨를 상대로 구상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yes@tf.co.kr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