퐁피두·라 스칼라 중단 후폭풍…부산 정치권·예술계 찬반 격돌


남명숙·조용우 시의원, 중단 지지…국힘 6명 "조건 개선 검토했나"
예술단체 '환영'…남구 의원들, 퐁피두 철회 재검토 촉구


남명숙, 조용우 부산시의원이 15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라 스칼라 초청공연 중단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부산시의회

[더팩트ㅣ부산=손연우 기자] 부산시의 퐁피두센터 분관 건립 철회와 라 스칼라 초청공연 중단을 두고 지역 정치권과 문화예술계에서 찬반 논쟁이 확산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남명숙·조용우 부산시의원은 15일 오후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행정의 연속성은 중요하지만 사업 추진 과정에서 문제점이 드러났음에도 이를 수정하지 않고 계속 추진하는 것이 행정의 연속성일 수는 없다"며 두 사업 중단 결정에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기존 미술관의 역량 강화와 북항 복합문화전시공간 조성 계획을 구체화하고, 부산오페라하우스는 특정 인물이나 일회성 초청공연에 의존하지 않는 지역 중심의 제작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부산오페라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비롯해 지역 문화예술·시민단체들도 이날 오후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라 스칼라 초청공연 중단 결정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단체들은 "우리가 반대한 것은 라 스칼라의 가치가 아니라 일회성 초청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는 전시행정의 한계였다"며 "세계적인 공연을 단순 소비하는 도시를 넘어 부산이 세계적인 작품을 직접 만드는 제작 역량을 갖추는 것이야말로 오페라하우스의 본령"이라고 강조했다.

단체들은 박형준 전 시장과 일부 정치권을 향해 "이번 결정을 문화예술의 후퇴라며 정쟁으로 몰아가는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애초에 약 100억 원의 혈세를 투입하면서 소통 없이 밀어붙이지 않았다면 이러한 갈등은 없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부산시에 내년 시범운영과 2028년 정식 개관을 철저히 준비하고 지역 예술인과 무대기술 인력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제작 시스템을 구축하라고 요구했다.

반면, 부산시의회 행정문화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송우현·조병제·배영숙·송상조·최홍찬·하은미 의원 등 6명은 이날 성명을 내고 사업 중단에 앞서 재정 부담과 계약조건 등을 개선할 방안을 충분히 검토했는지 따져 물었다.

국민의힘 소속 부산 남구 시·구의원들이 14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퐁피두 분관 건립 취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손연우 기자.

이들은 "해외 문화기관과의 협력을 유지하면서 사업 조건을 조정할 여지가 있었는지 검증해야 한다"며 시가 대안으로 제시한 북항 복합문화전시공간의 추진 가능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시가 제시한 구상은 연면적 약 5000㎡, 전시공간 약 3000㎡ 규모로 2030년 하반기 개관을 목표로 한다. 의원들은 해양수산부·부산항만공사와 협의 중인 계획을 확정된 대안처럼 제시해서는 안된다며 국비 확보 일정 등 구체적인 추진 근거를 요구했다.

두 사업을 추진했던 박형준 전 부산시장도 전날 입장문을 내고 "진정한 혁신은 없애는 능력이 아니라 더 나은 것을 만드는 능력에서 나온다"며 부산시의 결정을 비판했다. 그는 "두 사업이 부산의 문화·관광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 예술인의 활동 무대를 넓히기 위한 투자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박 전 시장은 퐁피두 분관 예정지가 이미 개발된 공간이라는 점을 들어 환경 훼손 우려에 반박하고, 라 스칼라 공연도 기업 후원을 추가로 확보해 추진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기존 미술관의 역량 강화는 자신이 추진하던 정책이기도 하다며 이를 철회의 대안으로 내세운 데 의문을 제기했다.

남구 지역 의원들도 전날 부산시의 사업 철회 발표 이후 기자회견을 열고 퐁피두 분관 건립 백지화 결정의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들은 "사업 철회의 판단 근거와 퐁피두센터와의 협의 경과, 철회에 따른 행정·재정적 영향을 공개하라"고 요구했으며 남구의 문화·관광 및 지역경제 발전 기회 상실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재수 부산시장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이기대의 환경 보전과 계약의 공공성, 건립·운영비 부담 등을 이유로 퐁피두 분관을 건립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라 스칼라 초청공연에 대해서는 기부·협찬을 통한 재원 확보가 충분하지 않고 지역 예술계와의 협력 방안, 공연장과 운영체계의 완성도를 먼저 확보해야 한다는 점을 중단 이유로 제시했다.

사업 중단을 둘러싼 찬반이 엇갈리는 가운데 북항 복합문화전시공간 조성과 부산오페라하우스 운영계획의 실현 가능성, 시민의 문화 향유 확대와 지역 예술계 육성 효과 등이 향후 논쟁의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newsb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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