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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울진=김성권 기자] 경북 울진군에서 시작한 해양과학 협력이 부산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했다. 지역 기반의 연구·교육·전시 연계를 넘어 해양도시 간 협력으로 외연을 넓히고, 해양과학의 성과를 국민의 이해와 실천으로 연결하려는 시도다.
16일 국립울진해양과학관에 따르면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과 공동으로 전날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컨퍼런스룸에서 2026년 제4차 '바다로 여는 길, 해양과학길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오션리터러시의 전환점, 현장에서 바다를 잇다'를 주제로 해양소양(Ocean Literacy)의 개념과 진단체계를 살펴보고, 연구 성과를 실제 교육 현장으로 연결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김외철 관장 부임 이후 이어온 해양과학길 포럼이 울진을 벗어나 부산에서 처음 개최됐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해양과학 연구·교육 기반을 갖춘 울진과 해양정책 및 관련 전문기관이 활동하는 부산을 연결함으로써, 지역에 축적된 경험을 공유하고 전국 단위 협력망을 확대할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지역의 경계를 넘어, 해양과학 협력의 지평 넓혀
해양환경 변화와 기후위기, 해양생태계 보전 등 바다를 둘러싼 과제는 특정 지역이나 기관만의 노력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연구기관이 지식을 생산하고 교육기관이 이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연구·정책·교육·문화 분야가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해양과학의 사회적 가치도 커질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이번 포럼은 기관별 전문성을 연결하고 해양과학 연구성과를 교육 현장으로 확산하는 협력의 장이라는 의미가 있다. 울진에서 출발한 논의가 다른 지역의 경험과 만나면서 해양소양 교육의 범위와 접근 방식을 넓힐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지식 전달에서 체험과 실천으로…해양소양 교육의 전환
포럼의 핵심 의제인 해양소양은 바다에 관한 지식을 습득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인간과 바다의 상호관계를 이해하고 해양환경을 보전하며 지속가능한 이용에 참여할 수 있는 역량까지 포괄한다.
해양환경 문제가 일상과 밀접하게 연결되는 가운데 전문적인 연구 성과를 국민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와 경험으로 전환하는 일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날 첫 번째 강연에서 이슬기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양관광·문화연구실장은 '한국형 해양소양의 개념 정립과 진단체계 설계'를 주제로 국내 여건에 맞는 해양소양의 개념과 체계적인 진단을 위한 연구 방향을 소개했다. 해양소양 교육의 목표를 명확히 하고 교육 효과를 살펴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어 김예인 부산문화재단 문화예술교육팀장은 선상에서 진행하는 해양문화예술교육 사례를 발표했다. 바다를 교실에서 배우는 지식의 대상으로 한정하지 않고, 직접 경험하고 느끼며 이해하는 공간으로 확장하는 접근이다. 해양과학과 문화예술을 접목해 다양한 연령과 대상이 바다를 친숙하게 받아들이도록 하는 교육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두 강연은 해양소양을 연구와 교육의 언어로 정립하는 작업과 현장에서 직접 체감하게 하는 실천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보여줬다. 해양과학을 얼마나 많이 전달하느냐를 넘어 국민이 바다를 어떻게 이해하고 이를 어떤 태도와 행동으로 연결하느냐가 해양교육의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는 것이다.
◇기관별 경험 연결해 해양교육 실효성 높여야
이어진 패널토론에는 김영준 동국대학교 교수, 박영수 한국해양대학교 교수, 박다함 한국해양환경협회 대표, 이창진 국립청소년해양센터 과장, 배진호 국립울진해양과학관 창의융합교육팀장이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해양소양 관련 연구 성과를 교육 현장에 적용하는 방안과 대상별·환경별 교육 프로그램의 발전 방향, 기관 간 협력을 통한 해양소양 확산 방안 등을 논의했다.
대학과 연구기관, 민간단체, 청소년 교육기관, 해양과학관이 함께 참여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연구를 통해 정확한 지식을 제공하고, 교육 현장에서 이를 전달하며, 체험과 문화예술을 통해 바다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과정이 유기적으로 이어져야 해양교육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기관 간 협력은 각자의 전문성을 보완하는 동시에 교육 대상과 방식도 넓힐 수 있다. 연구 성과가 교육 콘텐츠로 개발되고 현장의 수요가 다시 연구와 정책에 반영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면 해양소양 확산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해양과학길에서 전국의 바다로…지속가능한 협력이 관건
해양과학길 포럼은 경북해양과학단지(GMSP)의 도로명인 '해양과학길'에서 착안해 해양과학 분야의 연구·교육·전시를 연계하고 기관 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출범했다. 유엔 해양과학 10년 공식 활동으로 인증받았으며, 지난해 네 차례 개최한 데 이어 올해도 북극항로, 해양과학과 인공지능(AI), 동해의 과학적 가치 등 다양한 주제를 다뤄 왔다.
김외철 관장은 "이번 포럼은 울진군을 벗어나 부산에서 개최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며, 해양소양에 관한 연구와 현장의 다양한 교육 경험을 연결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해양 분야 전문기관과 협력해 국민이 바다를 더 깊이 이해하고 체감할 수 있는 교육·전시 콘텐츠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과학관은 오는 11월 경북 영덕군에 있는 국립청소년해양센터와 공동으로 올해 마지막 해양과학길 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해양과학 연구·정책·교육 분야 전문기관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연구성과가 국민의 해양소양 증진을 위한 교육·전시 활동으로 이어지도록 할 계획이다.
울진에서 시작한 해양과학 협력이 부산을 거쳐 더 많은 지역과 교육 현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t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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