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저 의혹' 김대기 징역 4년·이상민 징역 3년6개월 구형…"권력형 비리 표본"


"김건희 친분 업체 공사비 마련 위해 예산 전용 강행"

권창영 특별검사팀(종합특검)이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관저 이전 당시 행정안전부 예산을 불법 전용한 혐의로 기소된 김대기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에게 징역형의 실형을 구형했다. 사진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좌), 김대기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우) /사진공동취재단

[더팩트 | 정예은 기자] 권창영 특별검사팀(종합특검)이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관저 이전 당시 행정안전부 예산을 불법 전용한 혐의로 기소된 김대기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에게 각각 징역 4년, 징역 3년6개월을 구형했다.

종합특검은 16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이정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전 실장과 이 전 장관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 결심공판에서 이들에게 각각 징역 4년과 징역 3년6개월을 구형했다. 함께 기소된 김오진 전 관리비서관에겐 3년6개월, 윤재순 전 총무비서관에겐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종합특검은 이번 사건을 대통령실의 권한을 이용해 국가 예산을 부당하게 집행한 '권력형 비리의 표본'으로 규정하며 엄벌을 요청했다.

종합특검은 "피고인들은 행안부와 기획재정부 실무 공무원들이 예산 전용의 위법성을 지적하며 반대했음에도 피고인들은 대통령실의 권한을 앞세워 이를 강행했다"며 "국가 예산을 법과 원칙이 아닌 권력자의 의사에 따라 집행하도록 한 권력형 비리의 표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건희 여사와 친분이 있는 업체가 제시한 공사비에 대해서는 적정성 검토나 감액 요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결국 특정 업체의 공사비를 충당하기 위해 관계 공무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불법적인 예산 전용을 강행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장관은 김 전 실장에게 '행안부 예산 전액 지원'을 요청받은 뒤 정부관리청사본부 직원들을 압박하고, 예산 전용에 반대하던 청사관리총괄과장을 승진 대상에서 배제하는 등 인사상 불이익을 줬다고도 강조했다.

특히 김 전 실장을 두고는 "기획재정부(현 재정경제부) 예산총괄심의관 등 요직을 지낸 피고인은 퇴직 관료들을 동원해 실무자들의 진술을 회유하거나 증거 인멸을 시도했다"며 "범행 이후에도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려 한 점을 고려하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질타했다.

김 전 실장 등은 지난 2022년 대통령 관저 이전 공사 당시 무자격 업체인 21그램에 예산을 초과한 공사비를 지급하기 위해 20억9000만 원 상당의 행안부 예산을 불법 전용하도록 압박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초 인테리어 공사비는 14억4000만 원이 편성됐으나, 21그램은 약 3배에 달하는 41억여 원의 공사 견적서를 제출하면서 예산 부족 문제가 발생했다.

종합특검은 대통령실과 행안부가 김건희 여사와 친분이 있는 업체가 제시한 공사비를 지급하기 위해 공사비에 대한 타당성 검토를 거치지 않고 행안부 예산을 불법 전용했다고 보고 있다.

추가 예산 확보를 위해 대통령비서실 명의의 허위 공문을 작성한 김 전 비서관에게는 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 혐의도 적용됐다.

ye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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