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장관·LH사장, 집값 안정 낙관…강남 내려도 외곽은 강세


강남·서초 10주째 하락에도 서울 88주째 상승
올해 착공 목표 미달 가능성↑
오세훈 "실패 인정하고 정책 방향 바로잡아야"


이재명 정부가 지난 18일 서울 주택시장에 안정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강남·서초구 아파트값이 10주 연속 하락하고 서울 아파트 매물이 연초보다 30% 늘어난 점을 근거로 들었다. /뉴시스

[더팩트|이중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주택공급 정상화를 언급했고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은 연말 시장 안정을 전망했다. 이성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은 집값 급락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그러나 서울 아파트값은 88주째 오르고 있다. 최근 2주간 상승 폭도 다시 커졌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8일 서울 주택시장에 안정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강남·서초구 아파트값이 10주 연속 하락하고 서울 아파트 매물이 연초보다 30% 늘어난 점을 근거로 들었다. 공급 확대와 대출 규제로 과열된 시장이 진정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시장 전체 흐름은 다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둘째 주(12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16% 올랐다. 88주 연속 상승하며 역대 최장 기록을 경신했다. 상승률도 9월 넷째 주 0.09%에서 10월 둘째 주 0.16%로 2주 연속 확대됐다.

지역별로는 강남권과 서울 외곽의 흐름이 엇갈렸다. 강남구와 서초구는 10주 연속 하락했고 송파구도 약세를 이어갔다. 반면 중랑구와 성북구를 비롯해 서대문구·도봉구·노원구 등 외곽 지역은 강세를 보였다. 용산구도 2주 연속 하락한 뒤 0.03% 오르며 상승 전환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일부 매물이 가격을 낮춰 거래됐지만 선호도가 높은 대단지와 중소형·역세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면서 서울 전체 상승세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전세시장도 불안하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8% 올라 전주(0.16%)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성북구와 노원구·중랑구 등 매매가격이 크게 오른 지역에서 전셋값도 동반 상승했다.

◆ 대통령은 공급 정상화…LH사장은 집값 급락 전망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이 연말까지 집값 상승세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남용희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1일 사회관계망서비스(X)를 통해 주택공급이 조만간 정상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대통령은 "지난 3년간 서울·수도권 인허가 공백 때문에 주택공급에 일부 차질이 발생했지만 조만간 주택공급이 정상화된다"고 말했다.

홍지선 국토부 장관은 연말까지 집값 상승세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홍 장관은 지난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강남3구와 용산구의 주택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다"며 "연말까지 가면 어느 정도 주택가격 상승 폭이 줄어들 거라고 본다"고 전했다.

이성훈 LH 사장의 전망은 한층 강했다. 이 사장은 지난 12일 국정감사에서 주택공급 확대와 금리 상승을 근거로 집값 급락 가능성을 제기했다. 집값이 안정되면 당장 집을 사지 않아도 손해를 보지 않는다고 했다. 집값 안정에 실패하면 사퇴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9·7 주택공급 확대 방안과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에 이어 올해 8·13 주택 신속공급 방안 등이 시장 과열을 억제하는 데 효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거래량과 매수 심리는 둔화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지난 5월 8900건에서 8월 4600건으로 줄었다. 반면 매매 매물은 연초 약 5만7000건에서 최근 7만4000건으로 늘었다. 갭투자 비중도 지난해 10월 37.9%에서 올해 8월 6.1%로 낮아졌다.

국토연구원의 서울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 역시 7월 139.9에서 8월 132.5를 거쳐 9월 130.8로 하락했다. 국토부는 거래 감소와 매물 증가를 비롯해 매수 심리 둔화를 시장 안정의 근거로 제시했다. 다만 서울 전체 아파트값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거래와 가격 지표가 엇갈리고 있다.

◆ 정부는 2028년 수급 개선 전망…착공 목표 달성은 미지수

김이탁 국토부 제1차관이 지난 16일 "계획된 물량이 실제 착공·분양·입주까지 차질 없이 이어질 수 있도록 현장을 중심으로 끝까지 챙기겠다"고 말했다. /뉴시스

정부는 2028년부터 주택 수급 여건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공·민간의 인허가와 착공이 늘고 3기 신도시 입주가 본격화되면서 공급 부족이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수요 증가세 둔화도 안정 요인으로 꼽았다. 국토부에 따르면 서울 가구 증가율은 2020년 2.20%에서 2025년 0.83%로 낮아졌다. 정부는 공공기관 지방 이전 등 국가 균형발전 정책으로 수도권 주택 수요도 분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공급 선행지표는 일부 개선됐다. 올해 3~8월 서울 주택 인허가 실적은 3만6000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 증가했다. 최근 10년 평균인 2만8000가구도 웃돌았다. 착공 실적 역시 1만7000가구로 전년 동기보다 45% 늘었다.

그러나 실제 착공 물량은 최근 10년 평균인 3만1000가구에 크게 못 미쳤다. 인허가 증가가 실제 착공과 입주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단기간에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수도권 전체 공급 실적도 당초 목표를 밑돌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16일 첫 주택공급 정례브리핑에서 2030년까지 수도권에 150만가구 이상을 착공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목표는 26만8000가구다. 그러나 10월 둘째 주까지 착공 실적은 9만9000가구 이상으로 연간 목표의 약 37%에 그쳤다.

정부가 제시한 연말 착공 전망은 21만8000~23만5000가구 이상이다. 제시된 전망치 기준으로는 당초 목표보다 3만3000가구~5만가구 적다. 정부는 남은 착공 물량이 4분기에 집중된 만큼 사업별 추진 상황을 점검해 공급 속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김이탁 국토부 제1차관은 지난 16일 "계획된 물량이 실제 착공·분양·입주까지 차질 없이 이어질 수 있도록 현장을 중심으로 끝까지 챙기겠다"며 "국민이 원하는 곳에 필요한 주택이 신속히 공급될 수 있도록 정부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약속했다.

반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정부의 주택 정책을 비판하며 정책 전환을 촉구했다. 오 시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실패를 인정하고 정책의 방향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대통령과 민주당은 지금의 주택 공급 절벽을 현직 시장의 탓으로 돌리며 책임을 회피하기에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반성 없는 정책은 실패를 반복하고 그 대가는 언제나 국민의 몫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국민의힘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했다. 조용술 대변인은 최근 논평에서 "이재명 정권은 말로만 하는 부동산 정치를 멈춰야 한다"며 "국민이 감당할 수 있는 가격에 내 집을 마련하도록 시장 친화적으로 길을 열어야 한다"고 했다.

한편 강남권의 가격 조정에도 매수 수요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강남권은 면적을 줄여서라도 집을 사려는 수요가 여전하다"며 "일부 하락 거래만으로 매수세가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j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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