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합뉴스
AI 반도체 성능·전력 한계 넘는다…'K-문샷' 위원회 출범

더팩트

[더팩트ㅣ세종=박은평 기자] 낙동강 최상류에 위치한 영풍 석포제련소의 토양오염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경상북도가 추진한 제련소 이전 검토가 2년 가까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국정감사에서 제련소 이전을 포함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약속하고 전담 태스크포스(TF)까지 구성했지만, 1억원을 투입한 연구용역은 이전 여부에 대한 명확한 결론도 내리지 못했다. 특히 용역 진행 과정에서 당초 핵심 과제였던 '제련소 이전'이라는 표현은 삭제되고, 현 위치에서 시설을 재배치하는 방안이 경제성 측면에서 가장 유리한 대안으로 제시된 상태다.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한 용역이 사실상 제련소 존치를 위한 명분을 마련하는 데 그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19일 경북도와 기후에너환경부 등에 따르면 영풍 석포제련소 토양오염 논란은 2024년 10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북도 국정감사장에서 본격적으로 대두됐다.
당시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석포제련소가 낙동강 최상류에 위치해 대기·수질·토양오염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며 이전을 포함한 근본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에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국정감사가 끝나면 TF를 구성하고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 국회에 보고하는 한편 중앙정부와 협의하겠다고 약속했다. 경북도는 한 달 뒤인 2024년 11월 행정부지사를 단장으로 하는 '영풍 석포제련소 환경오염 복원을 위한 제련소 부지 이전 TF'를 출범시켰다. 2025년 7월에는 '석포제련소 이전 타당성 조사 및 종합대책 수립 용역'에 착수했다.
문제는 용역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방향'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경북도가 작성한 과업 변경 문건에 따르면 경북도는 용역 착수 약 5개월 만에 과업 명칭을 '지속가능한 상생전략 및 대응방안 타당성 검토'로 변경했다. 당초 용역의 핵심이었던 '이전'이라는 표현이 아예 사라진 것. 검토 대상도 확대됐다. 제련소 이전 후보지를 발굴하는 방안뿐만 아니라 기존 부지 내 시설 재배치와 제련소 인근 이전 방안까지 포함됐다. 당초 제련소 이전을 중심에 뒀던 검토가 기존 위치에서의 운영을 포함한 여러 대안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바뀐 셈이다.
14개월 만에 완료된 용역 보고서 내용도 '알맹이' 없이 채워졌다. 용역 최종보고서에서 경제성 측면의 상대적 우위를 점한 방안 역시 현 위치에서 시설을 재구조화하는 대안이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 위치 재구조화 방안의 비용편익비율(B/C)은 0.662로, 4개 대안 가운데 가장 높았다. 순현재가치(NPV) 기준으로도 손실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 경제적 부담이 가장 적은 방안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B/C가 0.662라는 것은 투입 비용보다 예상 편익이 작다는 의미로, 해당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이 충분히 확보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더욱이 석포제련소 문제의 본질은 단순한 경제성 비교가 아니다. 낙동강 상류 지역의 환경오염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고 오염된 토양을 어떻게 복원할 것인지가 핵심이다. 보고서는 환경정화 성과 검증을 전제로 현 위치 재구조화를 우선 살펴보고, 정화가 실패할 경우 이전을 검토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하지만 정화 성과를 어느 시점까지 확보해야 하는지, 어떤 수준에 도달해야 성공으로 판단하는지, 기준에 미달하면 언제 이전 절차를 시작할 것인지 등에 관한 구체적인 실행 기준은 제시하지 못했다. 결국 현 위치 유지와 이전이라는 두 가지 선택지 모두 열어놓은 채 최종 판단은 뒤로 미룬 셈이다.
실제로 용역이 진행된 기간은 2025년 7월 8일부터 2026년 9월 7일까지 약 14개월에 달한다. 투입된 예산도 1억원이다. 그럼에도 제련소 이전 또는 존치 여부에 대한 최종 결론은 물론, 환경정화 이행 일정이나 판단 기준까지 구체화하지 못하면서 용역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2년 전 국감에서 지적된 석포제련소 토양오염 논란에 대한 대책마련이 늦어지면서 주민 불안은 커지고 있다. 실제 석포제련소는 환경법령 위반으로 수차례 행정처분을 받은 바 있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실이 기후에너지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석포제련소는 2013년부터 올해 6월까지 환경법령 위반으로 총 109건의 처분을 받았다. 석포제련소를 운영하는 영풍 측은 2022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4300여억원을 환경개선에 사용했다고 밝혔지만, 관련 법령 위반과 행정처분은 시정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8월11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낙동강 전체 식수원에 지장이 있다고 판단되면, 저희로서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조치는 영업을 중단시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pepe@tf.co.kr

관심 없음
{카테고리}에 관심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