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항암신약 ‘보스몰리십’ 2상 환자 모집...2028년 2상 완료 목표


한·미 희귀의약품 지정 약물
혈액암 유발 PI3K 감마·델타·DNA-PK 동시 저해 항암약 개발 


서울특별시 종로구에 위치한 보령 본사 전경. /보령

[더팩트ㅣ이준영 기자] 보령이 혈액암 유발 물질인 PI3K 감마·델타·DNA-PK의 3중 저해 기전을 갖춘 차세대 항암신약 후보물질 ‘보스몰리십(Bosmolisib)' 임상 2상 환자 모집을 최근 완료했다고 19일 밝혔다. 2028년 임상 2상 완료 목표다.

표준 2차 치료가 확립되지 않은 재발성·불응성 말초 T세포 림프종(Peripheral T-cell lymphoma, PTCL)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시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보스몰리십은 암세포의 성장·생존 신호 및 DNA 손상 복구에 관여하는 PI3K 감마(γ), PI3K 델타(δ)와 DNA-PK를 동시에 저해하는 퍼스트 인 클래스(First-In-Class) 항암신약물질이다. 재발성·불응성 PTCL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성분명인 보스몰리십은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일반명(INN)에 등재된 명칭이다.

이번 임상 2상은 재발성 또는 불응성 PTCL 환자를 대상으로 보스몰리십 단독요법의 항종양 효과, 안전성, 내약성을 평가하기 위한 단일군·다기관·공개 임상시험이다. 보령은 지난해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2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 받았으며, 지난 3월 첫 환자 투약을 시작으로 국내 17개 임상시험 실시기관에서 총 4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 중이다. 환자 모집이 빠르게 마무리되면서 개발에 한층 속도가 붙게 됐다.

보령은 첫 환자 투약 이후 약 7개월 만에 목표 환자 44명 모집을 마쳤다. 희귀 혈액암 임상에서 환자 확보가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교적 빠르게 마무리됐다는 것이 보령 측 설명이다. 보령 관계자는 "희귀질환 임상은 대상 환자 자체가 많지 않아 모집 기간이 길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약 7개월 만에 모집을 마칠 수 있었다"며 "이번 모집 완료로 2상 일정을 계획대로 차질 없이 이어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보령은 향후 1년간의 추적 관찰을 거쳐 2028년 임상 2상을 완료하고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보스몰리십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PTCL의 하위 질환인 PTCL-NOS(Peripheral T-cell Lymphoma, Not Otherwise Specified)와 혈관면역모세포성 T세포 림프종 Angioimmunoblastic T-cell Lymphoma, AITL) 에 대해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개발단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국내 희귀의약품은 조건부 허가제도를 통해 임상 2상 완료 후 품목허가를 신청할 수 있어, 상용화 시점을 앞당겨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고 새로운 치료 선택지를 보다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건부 허가를 받을 경우, 회사는 초기 시장 선점 효과가 글로벌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해 글로벌 제약사가 주도하는 항암제 시장에서 보스몰리십의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했다.

PTCL은 성숙 T세포에서 기원하는 희귀 비호지킨 림프종으로, 림프절뿐 아니라 비장, 간, 골수, 피부 및 위장관 등 다양한 장기를 침범할 수 있는 공격적인 혈액암이다. 질환 진행이 빠르고 1차 표준 항암화학요법 이후에도 재발 또는 불응이 빈번해 예후가 좋지 않다. 그런데도 효과적인 표준 2차 치료는 아직 확립되지 않아 새로운 치료제가 필요한 질환으로 꼽힌다.

앞서 진행한 임상 1상에서는 재발성·불응성 PTCL 환자에서 유의미한 치료 반응을 확인했다. 유효성 평가 환자 19명 중 6명에서 객관적 반응이 나타났으며, 이 가운데 최신 추적평가 기준 4명은 완전반응을, 2명은 부분반응을 보였다. 표준 2차 치료가 확립되지 않은 환자군에서 의미 있는 반응을 확인한 결과다. 보령은 특히 1상 종료 후에도 투약을 이어간 일부 환자가 3년 넘게 치료를 유지하며 완전반응을 보이는 등 장기적인 질병 조절 가능성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lovehop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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