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철 "DN오토모티브 납 배출 주사, 현행법상 처벌 한계"


납 노출 고위험 사업장 150여곳 감독 추진

DN오토모티브 울산공장. /DN오토모티브

[더팩트ㅣ세종=박은평 기자] 류현철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은 DN오토모티브 노동자 납 노출 논란과 관련해 "작업환경 개선 없이 노동자의 혈중 납 수치만 낮추려는 왜곡된 기업 행태가 분명하다"고 밝혔다.

류 본부장은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수십년간 운영해 온 작업환경측정과 특수건강진단 제도의 기본 취지 자체를 몰각하는 문제"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사안의 핵심은 '킬레이션'(납 배출 주사)을 통해 노동자들의 납 노출 수치를 임의로 조정했는지 진상을 밝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 배터리 제조업체 DN오토모티브는 노동자들에게 체내 중금속을 배출하는 '킬레이션' 주사제를 투여해 혈중 납 농도를 인위적으로 낮추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노동부는 DN오토모티브 울산공장에서 총 68건의 산안법 위반 사항을 적발해 이를 입건·송치하고, 과태료 4620만원을 부과했다.

노동부는 지난 8월 13일 DN오토모티브 사업주와 투약의료기관을 수사의뢰했다. 또 특수건강진단기관이 사전 채혈에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경찰에 수사 요청한 상태다.

류 본부장은 "산업안전보건법으로 킬레이션을 처벌하는 게 분명하지 않다"면서 "킬레이션 자체를 산안법에서 규율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킬레이션 주사를 통해 사전에 혈액 노출 수준을 떨어뜨리는 문제에 대해 산안법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에서 킬레이션과 같이 산업안전보건 제도를 무력화하는 행위를 제재하는 법률이 논의된다면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의료법 등 다른 법률 위반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 법률 자문을 의뢰했으며, 경찰 수사에 협조해 추가적인 범죄 혐의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노동부의 대응이 늦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책임을 인정했다. 류 본부장은 "행정절차를 진행했다고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며 "예상했던 진행 속도에 비해 지체된 부분에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사 협의와 합의를 조율하는 것도 부처의 책무였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신속한 대응과 소통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노동부는 전국 150여개 납 취급 사업장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유사 사례 신고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류 본부장은 "일부 기관의 일탈을 처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일터의 보건관리 시스템 전반을 살펴야 할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며 "노동자 건강권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에도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pep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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