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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이중삼 기자] 이재명 정부가 검토 중인 용산공원 일부 부지 주택공급 방안이 다시 쟁점으로 떠올랐다. 여당은 공원 일부를 주택용지로 바꾸기 위해 법 개정에 나섰지만 오세훈 서울시장은 현 정부 임기 내 착공조차 어렵다며 기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서울시민 10명 중 6명 이상이 반대하는 가운데 정부와 시는 여전히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21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김남근·박민규 의원은 지난 15일 용산공원 일부를 주택용지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각각 대표 발의했다. 현행법상 공원으로 조성해야 하는 용산미군기지 본체부지 일부에 주택을 공급할 수 있도록 예외 조항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 與, 특별법 개정 추진…무주택 청년·신혼부부 위한 공공주택 공급

김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장관은 주거 안정 등 중대한 공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용산공원조성추진위원회 심의를 거쳐 본체부지 일부를 공원 조성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 이렇게 확보한 부지는 공공주택사업에 우선 활용하도록 규정했다. 같은 당 박 의원도 국가가 정책적 필요에 따라 용산공원 본체부지 일부를 주택용지로 활용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민주당이 용산공원에 주목하는 이유는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공공택지를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유지를 활용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택을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공급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김 의원은 "미군 반환부지 가운데 노후 장교숙소·부사관 부지·군인아파트 등으로 사용하고 있는 일부 지역은 청년·신혼부부 주택을 대량으로 공급할 수 있는 공공주택 부지로 활용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반환 부지는 서울의 중심부에 입지하고 광화문·중구·강남·여의도 등 주요 업무지구와 접근성이 뛰어나다"며 "부지 전체가 국유지이기에 주택공급 부지로 활용하기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도 용산공원 일부 부지를 주택공급에 활용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지난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윤종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부 주도로 계획을 수립하고 시와 협의해야 한다고 요구하자 홍 장관은 "공감한다"고 답했다.
용산공원 부지를 둘러싼 정부와 서울시의 갈등은 지난 8월부터 이어지고 있다. 당시 김윤덕 전 국토부 장관과 오세훈 시장은 두 차례 만나 주택공급 방안을 논의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홍 장관과 오 시장의 회동이 향후 협의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 오세훈 "현 정부 내 착공 불가능"…서울시민 63.9% 반대

오 시장은 정부가 검토 중인 용산공원 주택공급 구상에 반대한다는 뜻을 홍 장관에게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지난 1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용산공원의 토양 오염 정화에 최소 3~4년에서 6~7년이 걸린다며 현 정부 임기 내 착공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미군기지 반환·오염 정화·인허가 등을 거쳐야 해 단기간에 주택을 공급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대안으로는 강남구 탄천물재생센터와 인근 부지 개발을 제시했다. 오 시장은 "탄천 부지도 10년 뒤를 내다보고 세운 계획이다"며 "용산공원과 비슷한 시기에 아파트를 공급할 수 있다"고 했다.
시에 따르면 서울시민 여론도 반대가 우세했다. 시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월 20~23일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용산공원 공공주택 공급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63.9%로 찬성(32.0%)의 약 두 배였다.
반대 이유로는 '미래세대의 공원을 훼손하는 근시안적 정책'(복수응답 가능·반대 응답자)이 81.2%로 가장 많았다. 이어 토양 오염 정화 등에 따른 공급 지연(42.3%)·교통혼잡과 기반시설 부담(41.9%) 순이었다.
용산공원 활용을 둘러싼 이견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는 수도권 주택 착공 목표 달성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토부가 지난 16일 발표한 첫 '주택공급 정례브리핑'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 주택 착공 목표는 26만8000가구지만 10월 둘째 주까지 실적은 9만9000가구 수준으로 목표의 약 37%에 그쳤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0일 국무회의에서 택지 조성부터 인허가·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여 주택공급에 속도를 내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정부가 예상한 연말 착공 물량은 21만8000~23만5000가구로 당초 목표보다 최대 5만가구 적다.
용산공원을 주택공급에 활용하는 방안을 놓고는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정책 효과와 공원 보존 가치를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용산에 주택을 대량 공급하더라도 서울 집값이 안정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도심에 집 지을 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용산공원을 개발하기보다 기존 정비사업과 3기 신도시 공급을 차질 없이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서울 도심에 대규모 녹지공간이 갖는 가치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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