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와이어
더 밸런스 365의원, 연중무휴 야간 진료 시작… 지역 주민 진료 접근성 향상

더팩트

[더팩트 | 정예은 기자] 백신 구매입찰 과정에서의 담합에 따른 과징금 처분에 불복해 녹십자가 낸 재판소원 사건의 첫 공개변론이 열렸다. 이 사건은 지난 3월 재판소원 제도 시행 이후 헌법재판소 지정재판부 사전심사를 통과해 전원재판부에 회부된 '1호 사건'이다.
헌재는 23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녹십자가 대법원을 상대로 낸 재판소원 사건의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지난 21일 이후 헌재에서 두 번째로 열린 재판소원 사건 공개변론이다.
이날 법정에는 청구인인 녹십자 측과 이해관계인인 공정거래위원회 측 대리인, 헌재가 직권으로 선정한 참고인인 김한진 법부법인 클라스한결 변호사가 출석했다.
핵심 쟁점은 형사·행정재판의 판단이 엇갈린 상황에서 대법원이 별도의 이유를 밝히지 않고 심리불속행으로 상고를 기각한 것이 재판청구권 침해에 해당하는지였다.
녹십자 측은 동일한 사실관계와 증거를 두고 법원의 판단이 정면으로 배치된다면 대법원이 법리를 정리하고 모순된 판결에 대한 오해를 풀 수 있게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녹십자 측은 "대법원은 형사사건에서 경쟁제한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확정한 지 두 달도 지나지 않아 같은 사안의 행정사건에서 정반대 결론을 심리불속행으로 확정했다"며 "동일한 쟁점에 대해 상반된 판단이 내려진 이유를 알 수 없어 재판청구권이 침해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심리속행 사유를 규정한 상고심특례법에 따르면 원심판결이 대법원 판례에 위반되거나 중대한 법령 위반이 있는 경우에는 심리를 계속해야 한다"며 "동일한 사안에 대한 형사·행정판결이 서로 모순되는 만큼 대법원은 심리불속행으로 상고를 기각할 것이 아니라 그 이유를 심리하고 설명했어야 한다"고 부연했다.
공정위 측은 심리불속행 기각 판결이 녹십자 측 진술권을 침해하거나 법원의 이유제시 의무를 위반한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헌재가 과거 재판청구권이 모든 상고이유에 대한 본안심리까지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공정위 측은 "헌재는 재판청구권으로부터 모든 상고이유에 대한 전면적인 본안심리를 받을 권리가 도출되는 것은 아니라고 일관되게 판단해 왔다"며 "심리불속행은 아무런 심사 없이 상고를 기각하는 제도가 아니라 상고이유를 검토한 뒤 심리속행 사유가 없다고 판단하는 절차"라고 밝혔다.
이어 "형사판결과 행정판결의 결론이 다른 것은 사실관계에 대한 평가가 달랐기 때문이지 법률상 하자가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헌재가 이를 다시 심리한다면 재판소원이 사실상 4심제로 운영돼 법적 안정성이 훼손될 우려도 크다"고 덧붙였다.

◆ "엇갈린 판결, 설명 안 해도 되나"…재판관들 잇단 질문
양측 모두진술이 끝난 뒤엔 쟁점별 질의가 이어졌다.
정정미·김형두 재판관은 상반된 판결이 확정된 상황에서 당사자가 그 차이를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할 필요가 있는지에 주목했다.
정 재판관은 "법관이 당사자의 주장을 충실히 고려했다는 것을 (당사자 입장에선) 아무런 답변 없이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느냐"며 "행정소송과 형사사건에서 서로 모순되는 판단을 받은 당사자는 심리불속행 기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느냐"고 물었다.
김 재판관도 형사사건 확정판결로 인정된 사실은 다른 재판에서도 유력한 증거가 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를 언급하며 무죄가 확정된 뒤 행정소송에서 심리불속행 기각한 것이 충분한 설명에 해당하는지 질문했다.
이에 공정위 측은 "형사재판과 행정재판은 입증 책임과 증명도가 서로 다르고, 행정소송 항소심에서 녹십자의 담합 행위가 경쟁을 제한한다고 본 이유를 상세히 설명했다"며 "본격적인 심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이상 대법원이 상고심에서 별도의 이유를 제시할 의무가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고 답했다.
오영준 재판관은 두 판결의 차이가 단순한 사실인정의 문제인지, 대법원이 판단 기준을 통일해야 할 법률적 문제인지에 집중했다.
오 재판관은 같은 계약을 두고 두 소송에서 다른 조항을 근거로 독점 여부를 판단한 점을 지적했다. 특히 계약 해석 과정에서 어떤 요소를 어느 정도 고려해야 하는지도 법률적 판단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오 재판관이 "동일한 당사자와 쟁점에 대해 결론이 다를 때 대법원이 이를 방치해도 되는 것인지" 묻자, 녹십자 측은 "경쟁제한성은 법률적 개념인 만큼 동일한 증거와 사실관계에서 다른 결론이 나왔다면 대법원이 이를 정리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공정위 측은 양측 재판부가 같은 법리를 적용하되 증거의 평가와 증명 정도에 따라 다른 결론에 이른 것이라고 재차 반박했다.

◆ "어디까지 심사할 수 있나"…헌재 개입 한계도 쟁점
재판관들은 심리불속행 제도의 적용 범위와 헌재가 대법원 판단에 개입할 수 있는 한계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조한창·정계선 재판관은 상고심특례법을 근거로 이 사건에서도 심리속행이 반드시 필요했다고 볼 근거를 따져 물었다. 상고심특례법은 심리속행 사유가 있더라도 원심판결의 결론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우 상고를 기각할 수 있도록 한다.
마은혁 재판관은 "법령 해석과 적용은 법원의 권한에 해당하므로 헌재가 헌법적 통제를 가하면 재판소원이 4심으로 기능하게 된다는 지적이 있다"며 "이 사건에서 헌재의 통제를 받아야 하는 기본권 침해나 보호영역이 있는지 설명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녹십자 측은 "최소한 형사판결과 행정판결 사이에 설명이 있어야 당사자의 승복 가능성과 법적 안정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헌재가 (대법원에) 이유제시가 필요한 부분과 그 정도를 특정해 지침을 제시한다면 법원의 사실관계 판단 기능을 침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공정위 측은 "판결에 관련 이유를 기재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와 이를 기재하지 않은 것이 헌법 위반인지는 별개의 문제"라며 "판결 이유를 알리지 않는 것이 기본권 침해에 해당하는지도 따로 판단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녹십자는 2017년 4월부터 2019년 1월까지 질병관리청이 발주한 HPV4가(가다실) 백신 구매입찰 3건에서 도매상들을 들러리로 참여시켜 낙찰받는 방식으로 담합을 했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시정명령과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서울고법은 2025년 10월 청구를 기각했고, 대법원도 이듬해 2월 상고를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하면서 처분이 확정됐다.
반면 백신 입찰 담합과 관련한 형사 사건에서는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녹십자 등 제약·유통업체가 공정거래법 위반과 입찰방해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서 지난해 12월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유지했다.
이에 녹십자는 형사 사건에선 무죄가 확정됐는데, 행정소송에선 패소한 상황에서 대법원이 본격 심리 없이 심리불속행 기각해 재판청구권이 침해됐다며 재판소원을 냈다.
ye9@tf.co.kr

관심 없음
{카테고리}에 관심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