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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l 순천=김영신 기자] 전남광주 순천시 신청사가 문을 열고 입주를 시작했다. 새 건물은 넓고 깔끔했지만 청사 안에서 방문 부서를 찾는 시민들의 발걸음까지 가벼워진 것은 아니었다. 담당 부서를 찾아 헤매는 시민이 있는 반면, 청사 최상층에는 탁 트인 전망과 넉넉한 업무공간을 갖춘 시장실이 들어섰다.
새 청사가 갖춘 외형과 시민이 현장에서 체감하는 이용 편의 사이에는 아직 간극이 있었다.
23일 찾은 순천시 신청사는 입주가 한창이었다. 이전을 마친 부서에서는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었고, 일부 사무실은 아직 비어 있었다. 곳곳에서는 남은 짐을 나르는 직원들의 모습도 보였다.

민원실 앞 로비에는 방문객에게 부서 위치를 안내하는 직원이 있었지만 청사 규모가 큰 데다 부서별 위치가 익숙하지 않아 시민들은 원하는 곳을 찾아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회계과 위치를 묻는 한 시민에게 안내자는 손으로 방향을 가리키며 이동 경로를 설명했다. 그러나 한참 뒤 다시 마주친 시민은 업무를 보지 못한 채 되돌아왔다. 안내를 받았더라도 실제 목적지까지 찾아가는 과정이 쉽지 않은 셈이다.
잠시 후에 같은 부서를 찾은 한 시민은 "건물 내부가 너무 커서 미로 찾기를 하는 것 같다"며 "건물 내부 곳곳에 정확한 위치를 알려주는 안내 문구를 군데 군데 많이 붙여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입주 초기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시민이 원하는 부서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안내 체계를 보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층별·부서별 안내판을 눈에 잘 띄는 곳에 설치하고, 민원인이 자주 찾는 부서까지 이동 경로를 명확히 표시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청사 최상층인 북관 6층 시장실은 다른 풍경이었다. 집무용 책상과 회의용 원탁이 놓인 넓은 공간이 눈길을 끌었다.
신청사는 시장실과 부시장실, 직원들이 사용하는 일부 공간에 샤워시설까지 갖추는 등 업무와 휴식을 병행할 수 있도록 효율적인 사무공간과 건물 사이사이로 틈틈이 쉴 수 있는 녹지공간도 갖췄다.
반면, 기자실을 겸한 브리핑룸과 일부 사무실은 창문이 없는 밀폐된 공간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환기가 원활하지 않다는 지적과 함께 일부 기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나오자 순천시는 적절한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색 바닥재로 마감된 민원실 바닥은 벌써 오염 상태가 눈에 띄기도 했다. 입주를 시작한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시점인 만큼, 바닥재의 특성과 청소·유지관리 방식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신청사는 단순히 행정기관의 주소를 옮긴 건물이 아니다. 시민이 민원을 처리하고 공무원이 시민을 위해 일하는 공공의 공간이다. 건물의 규모와 시설 못지않게 누구나 쉽게 길을 찾고, 불편 없이 업무를 볼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
손훈모 순천시장은 민선9기 시정 방향으로 '열린 시민주권'을 강조하고 있다. 시민주권은 행정의 문을 열겠다는 선언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시민이 청사에 들어서 필요한 부서를 찾고 민원을 처리하는 일상적인 과정에서부터 그 의미가 드러나야 한다.
이미 지어 진 건물의 구조를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하는 것도 무의미하고, 건물 사이사이에 흔한 조형물 하나 없는 신청사 외부 모습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시민의 눈높이에 맞춰 안내 체계와 공간 활용을 세심하게 살펴 2165억원을 들여 57년 만에 새 집으로 이사한 순천시 신청사가 진정한 '열린 행정'의 공간으로 활용되길 시민들은 바라고 있다.
bbb25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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