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전과자 택배 운전 최대 20년 제한…헌재 "합헌"


재판관 6대3…"마약 재범 위험 막고 공공 안전 확보"
"범죄별 제한 기간 달라…기본권 침해 과도하지 않아"


마약 범죄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이 최대 20년 동안 택배 운전 업무에 종사할 수 없도록 하고, 이를 어기면 화물운송 종사자격을 취소하도록 한 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마약 범죄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이 최대 20년 동안 택배 운전 업무를 할 수 없도록 한 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지난 22일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9조의2 1항 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6대3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이 조항은 마약류관리법 위반으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이 형 집행을 마치거나 면제받은 날부터 최대 20년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한 기간 동안 택배 운전 업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한다.

이를 위반하면 화물운송 종사자격을 취소해 화물운송 업무 자체에 종사할 수 없게 했다.

A 씨는 2001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이듬해 6월 형기를 마쳐 출소했다. 이후 화물운송 종사자격과 운송사업 허가를 받아 택배 운전 업무에 종사했다.

그러나 지자체장은 2021년 11월 마약 범죄 전력을 이유로 A 씨의 화물운송 종사자격과 택배용 화물자동차 운송사업 허가를 취소했다.

A 씨는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하고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고, 법원은 신청을 일부 받아들여 헌재에 판단을 요청했다.

헌재는 "마약 범죄자의 재범으로 발생할 수 있는 범죄와 사고를 예방하고, 택배 서비스에 대한 공공의 안전과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입법정당성을 인정했다.

마약류의 강한 중독성과 의존성에 더해 택배 업무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도 했다.

배송 과정에서 수령인을 직접 만나거나 개인정보를 취득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일정 기간 업무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법률이 종사 제한 기간을 일률적으로 20년으로 정하지 않은 점을 강조했다.

헌재는 "범죄 종류와 죄질, 형기, 재범위험성 등을 고려해 구체적인 기간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다"며 "사안의 개별성 및 구체성을 고려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고, 이로써 제한되는 사익이 공익에 비해 더 크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법 시행 전부터 택배 업무에 종사한 사람에게도 제한을 적용하는 것이 신뢰보호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고도 판단했다.

마약 범죄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이 최대 20년 동안 택배 운전 업무에 종사할 수 없도록 하고, 이를 어기면 화물운송 종사자격을 취소하도록 한 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서예원 기자

반면 김상환·정정미·정계선 재판관은 개인별 재범위험성을 심사하지 않은 채 장기간 직업을 제한하는 것은 지나치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은 "재범의 위험성에 관한 개별적인 사정을 심사해 종사 제한을 완화하거나 해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한 것"이라며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원칙에 어긋난다"고 봤다.

이어 "마약 범죄로 실형을 선고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최대 20년간 직업에서 배제하면 결과적으로 재활과 사회복귀를 어렵게 한다"며 "오히려 재범위험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존 종사자에게 신고 절차 등을 마련해 업무를 계속할 가능성을 열어두거나, 위반 시에도 개별 사정을 고려해 자격 취소 여부를 판단하는 등 덜 침해적인 수단이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앞서 헌재는 2015년 마약 범죄로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의 택시 운전 업무 종사를 일률적으로 20년간 제한한 조항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번 사건은 제한 기간 상한만 20년으로 두고 범죄 종류와 재범위험성 등에 따라 구체적인 기간을 정하도록 했다는 점에서 당시 사건과 달리 판단됐다.

ye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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