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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박지웅 기자] 루센트블록이 금융위원회의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 심사에서 탈락하면서 8년간 토큰증권(STO) 시장을 개척해 온 노력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금융당국의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4년간 사업을 운영하며 시장성을 입증했지만 정작 제도화 과정에서는 배제되면서 혁신금융 정책의 일관성과 인가 심사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특히 2537일간 사업을 준비한 루센트블록은 탈락한 반면, 시장 진출을 선언한 지 불과 17일과 44일밖에 되지 않은 신규 사업자들이 예비인가를 받았다며 금융당국의 심사 기준과 형평성을 강하게 비판했다.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소유'를 운영하는 루센트블록의 허세영 대표는 27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저희는 인가를 받기 위해 신청일 기준으로 2537일을 달려왔다. 한 곳은 출사표를 던지고 44일, 다른 한 곳은 17일"이라며 "단순히 저의 역량 부족 하나만으로 이 모든 것이 설명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루센트블록은 2018년 설립 이후 부동산 조각투자 시장을 개척해 왔다. 2021년 금융위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아 플랫폼 '소유'를 운영하며 약 5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했다. 그동안 조달한 자금은 약 230억원이며, 유통 인프라 구축 등에 투입한 비용만 250억원을 넘어선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그러나 지난 2월 금융위가 진행한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 심사에서 탈락했다. 금융위는 사업자를 최대 2곳으로 제한하고 넥스트레이드가 주도하는 NXT컨소시엄과 한국거래소가 주도하는 KDX를 예비인가 사업자로 선정했다.
결국 금융당국이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해 4년간 사업을 운영하도록 허용한 기업이 정작 정식 인가 과정에서는 배제된 셈이다. 수년간의 실증 경험과 시장 개척 노력이 제도권 진입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규제 샌드박스가 혁신기업의 성장 사다리가 아닌 또 다른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허 대표는 "샌드박스를 받는 데 2년 반이 걸린 이유는 발행 때문이 아닌 유통 때문이었다"며 "유통 인프라를 만드는 데 가장 많은 비용과 노력을 들였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이 기존 샌드박스 사업을 조각투자 증권의 발행에 국한된 것으로 설명한 데 대해서도 반박했다. 2021년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당시 금융위 공문에 유통시장 개설과 토큰 매매계약 체결, 결제 등 유통 관련 업무가 명시돼 있다는 주장이다.
허 대표는 금융혁신지원특별법 제21조를 거론하며 "저희는 권리는 있지만 문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과연 이 절차가 공정하고 투명했는지, 절차대로 진행됐는지 다시 한번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인가 심사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했다.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은 기존 샌드박스 사업자를 대상으로 우선 인가 심사를 진행하면서 조각투자 유통 플랫폼에는 신규 사업자와 경쟁하는 방식을 적용했다는 것이다.
허 대표는 "두 시장은 모두 샌드박스로 출발해 같은 시행령으로 제도화됐지만 실제로는 다르다"며 금융당국의 서로 다른 인가 기준에 의문을 제기했다.
루센트블록은 기존 예비인가 사업자들의 인가 취소가 아닌 조속한 추가 인가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추가 인가 가능성만 열어둔 채 구체적인 일정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사업 존속에 대한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다.
허 대표는 "시장 논리에서 정정당당하게 치열하게 경쟁해 시장과 고객의 선택을 받고 싶다"며 "추가 인가를 빠른 시일 내에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선례가 안타까운 실패 사례로 남지 않았으면 한다"며 "꼭 살아남아서 작게나마 기여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할 수 있을 때까지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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