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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김태연 기자] 장애인 채용 전형으로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신입사원 최종합격 통보를 받았던 20대 시각장애인이 "신체검사 불합격을 이유로 채용이 취소됐다"며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31일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장추련)에 따르면 경증 시각장애 판정을 받은 20대 권모 씨는 지난 3월 코레일 신입사원 공개채용에서 '장애인제한경쟁채용'에 지원했다. 서류전형과 필기시험, 면접, 인성검사를 모두 통과한 권 씨는 지난 5월 최종합격 통보를 받았고, 이후 철도종사자 업무 수행에 필요한 기초 능력 및 안전 성향을 평가하는 철도적성검사도 통과했다.
그러나 신체검사 과정에서 권 씨는 불합격 처리됐다. 시력 기준을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철도안전법 시행규칙은 신체검사 불합격 기준을 정하고 있다. 두 눈의 나안(맨눈) 시력 중 어느 한쪽이라도 0.5 이하면 불합격이다. 다만 한쪽 눈이 0.7 이상이고 다른 쪽이 0.3 이상이면 예외다. 두 눈 교정시력 중 한쪽이라도 0.8 이하인 경우(한쪽 1.0 이상, 다른 쪽 0.5 이상이면 제외)도 불합격 요건에 해당한다.
권 씨 측은 "다른 부서 배치나 신호기 업무 미지정 등 직무 관련 편의를 요청했지만 코레일이 검토하지 않았고 채용 담당자는 '다 가능하신 분을 채용해야 한다'고 했다"며 "하루 동안 세 차례 전화로 '최종 불합격'을 통보했고 서면 통지는 끝내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장애인이란 이유로 최종합격 이후 채용 취소를 당했다"며 "직원 수가 3만명에 달하는 코레일에 시각장애인이 일할 곳 하나 없다는 이유로 합격이 물거품 됐다"고 토로했다.
이에 권 씨 측은 지난 6월 "장애를 이유로 차별을 당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장추련 등은 최근 서울북부지법에 코레일을 상대로 한 공익소송도 제기했다.

권 씨 법률대리인 곽예람 법무법인 오월 변호사는 "면접에 합격해 최종합격 통지를 받은 순간 이미 법적으로 근로계약이 성립된 것"이라며 "근로기준법에 따라 해고 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했어야 하는데 이런 절차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한다.
근로계약이 성립하지 않더라도 위법 소지가 있다고도 주장했다. 곽 변호사는 "단순한 순환 보직 가능성만으로 정당한 편의 제공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채용을 취소한 것 자체가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이라고 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은 사용자가 모집, 채용부터 해고까지 장애인을 차별해서 안된다고 정한다. 차별에는 장애인에게 정당한 편의 제공을 거부하는 행위, 장애를 이유로 배제하거나 불리하게 대하는 행위, 장애를 고려하지 않은 기준으로 장애인에게 불리한 결과를 내는 행위를 포함한다. 또 채용 이전에 장애 여부를 알아보기 위한 의학적 검사도 해선 안 된다고 정하고 있다.
곽 변호사는 "권 씨가 면접과 시험 과정에서 편의 제공만 있으면 시험지나 화면을 보는 데 문제가 없고 일반 사무·영업·행정 업무 수행에도 지장이 없었다는 의학적 소견까지 있었다"며 "철도적성검사에서 반응 검사까지 통과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고에 신체검사를 한다는 내용은 있었지만 법률을 잘 모르는 사람은 어떤 기준인지 명확히 알기 어렵게 기재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반면 코레일은 채용 취소나 해고가 아니라 불합격이라는 입장이다. 코레일 측은 "채용공고에 면접전형 합격 이후에도 철도적성검사 및 채용신체검사를 포함한 모든 절차를 통과해야 최종합격 및 임용이 이뤄진다는 것을 명확히 안내했다"며 "근로계약이 체결되지 않았고 실제 근로도 개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상 해고에 따른 서면통지 의무가 적용되는 사안과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체검사 기준은 직무와 무관한 기준이 아니라 철도안전법 등에 따라 직무 수행을 위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자격요건"이라며 "신입사원은 현장 근무를 원칙으로 직무를 부여한다. 특정 지원자에게만 별도 행정업무를 전제로 배치하는 것은 인력 운영 형평성과 직무 운영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했다.
pad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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