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연가 낸 직원에 "남편이 보라 해"…법원 "직장 내 괴롭힘"


"업무상 적정 범위 벗어난 발언…근무환경 저해--해져"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강재원 부장판사)는 강북구 공무원 A 씨가 강북구청장을 상대로 낸 감봉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이다빈 기자] 부하 직원에게 업무보고를 받을 때나 연가 사용과 출근 시간을 두고 부적절한 발언을 한 지방공무원의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며 감봉 처분 역시 정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강재원 부장판사)는 서울 강북구 공무원 A 씨가 강북구청장을 상대로 낸 감봉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 씨는 지난 2024년 9월 소속 직원에게 업무보고를 받던 중 "나한테 설명하려고 하지 마"라고 말하고 또 다른 직원에게는 조기 출근을 요구하며 "늦게 왔다. 몇 시에 왔냐"고 발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 돌봄을 이유로 연가를 사용하려던 직원에게는 "(자녀는) 남편에게 보라고 해"라고 말했다.

이후 A 씨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접수됐고, 조사를 거친 뒤 인사위원회는 A 씨에게 감봉 2개월의 처분을 내렸다. 이에 A 씨는 소청심사를 청구, 발언 내용과 재직 기간 중 징계 이력이 없었던 점 등을 고려해 감봉 1개월로 감경됐다.

A 씨는 조사 과정에서 객관적인 사실조사와 충분한 소명 기회가 없었고, 사전에 징계 사유를 통지하지 않아 징계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발언 역시 부하 직원의 반복적인 업무지시 불이행과 업무관리 소홀 등 근태를 바로잡기 위한 직무 범위 내 행위였다고 했다.

재판부는 조사 및 징계 절차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A 씨가 징계의결 요구서를 송달받아 징계 사유 관련 의견을 서면 제출하는 등 징계 사유를 인지한 상태에서 상세히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인정된다고 봤다. 조사 과정에서 방어권 행사가 제한됐다고 볼 근거도 부족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각 발언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부하 직원에게 압박감을 느끼게 하고, 근무환경을 저해했다며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도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른 공무원에게 직장에서의 지위나 관계 등 우위를 이용해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킨 것은 징계 사유"라며 "부서장으로서 소통과 상호존중을 바탕으로 부서를 이끌어 나간 것이 아니라 직원들에게 부적절한 발언으로 공직기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욕설이나 인격 모독적인 발언이라고까지 볼 수는 없어 비위의 정도는 약하다"면서도 "징계가 감경됐고, 직장 내 괴롭힘을 방지한다는 공익의 중요성을 고려해 처분이 과도하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answer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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