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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선은양 기자] 법원이 12·3 비상계엄 당시 이른바 '햄버거집 회동'에 참석하는 등 내란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군 간부들에게 '구체적 목적을 몰랐고 내란 가담 의사가 없었다'며 대거 무죄를 선고했다. 조성현 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대령) 등 다른 군 간부들의 재판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8-2부(정수영 최영각 장성진 부장판사)는 지난달 30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받는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준장)과 방정환 전 국방부 혁신기획관(준장) 등 전진 군간부 8명에게 "내란의 고의와 국헌문란의 목적이 인정되지 않아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구 전 여단장과 방 전 기획관은 계엄 당일 경기 안산의 한 롯데리아 매장에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을 만나 부정선거 의혹을 수사할 제2수사단의 단장과 부단장을 각각 맡기로 하는 등 내란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판결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구 전 여단장과 방 전 기획관이 계엄 전날까지 계엄 선포 가능성이나 제2수사단을 알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구 전 여단장이 계엄 이전 노 전 사령관의 부탁으로 부정선거 관련 책을 요약하고 돈을 건넨 사실은 있다"면서도 "책을 요약한 것만으로 계엄이나 제2수사단 업무를 예상하거나 의심할 수는 없고, 금전 거래도 계엄과 관련 없는 별개의 행위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계엄 당일 회동에서 두 사람이 제2수사단 관련 내용을 듣기는 했지만 구체적인 업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구 전 여단장이 수첩에 '장관지시, 무슨말?, 선관위, 06:30?, ?????????, What, 짜증' 등을 적었다가 지운 사실을 언급하며 "당시 구 전 여단장이 자신의 임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 있었음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두 사람이 정보사 예하 여단에서도 보고를 받거나 지시를 내리는 등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다고 봤다. 병력 소집과 임무 전달에 관여하지 않았고, 소집된 병력도 두 사람의 존재를 몰랐다는 점도 짚었다.
이에 따라 "수사단의 구성, 준비, 임무 하달 등의 모든 부분에서 배제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명목상의 단장·부단장에 불과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들이 TV 뉴스로 대통령 담화와 포고령 발령, 국회 병력 투입, 국회의 계엄 해제 결의 등을 알 수는 있었다고 봤다.
다만 "계엄의 대략적인 배경과 진행 경과를 알게 됐다고 해서 자신들에게 어떤 임무가 부여되는지, 그 임무가 위헌·위법한지, 국회와 선관위 기능을 강압으로 마비시키는 행위인지까지 알 수는 없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두 사람이 국방부 장관의 인사명령을 확인하기 위해 대기한 것에 불과하다"며 "인사명령을 대기하라는 지시는 그 자체만으로 명백히 위헌·위법한 명령으로 인식할 수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판단은 계엄 당시 국회 현장에서 구체적인 봉쇄 행위를 지휘해 실형을 선고받은 김현태 전 707특수임무단장(대령) 사건과 대비된다.
김 전 단장은 지난 8월 국회 진입과 봉쇄, 의결 저지에 관여한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구 전 여단장과 방 전 기획관 사건에서는 직책을 부여받았더라도 실제 임무를 파악하거나 수행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이 무죄 판단의 근거가 됐다.
1심이 진행 중인 조 대령 사건에서도 어떤 지시를 전달했고 그 의미를 어떻게 인식했는지가 중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을 맡은 형사합의38-1부(장성진 정수영 최영각 부장판사)는 구 전 여단장 등에게 무죄를 선고한 부장판사 3명이 재판장만 달리한 대등 재판부다.
종합특검은 조 대령이 예하 부대에 국회 출동을 지시하고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임무를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조 대령 측은 해당 임무를 전달했다는 공소사실을 부인하며, 상부 지시를 실행하지 않고 서강대교에서 부대 철수를 지시했다고 주장한다.
구 전 여단장 등의 1심 판결에 비춰보면 조 대령 재판에서는 국회 출동 지시와 함께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임무를 실제 전달했는지, 그 과정에서 국회 기능을 마비시킨다는 점을 인식했는지가 주요 쟁점이 될 수 있다.
계엄사 구성을 위한 버스에 탑승한 혐의로 기소된 김상환 전 육군본부 법무실장 등 다른 군 간부 사건에서도 이동·대기 행위의 구체적인 목적과 당사자의 인식이 다뤄질 전망이다.

다만 이번 무죄 판단은 두 사람이 임무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수사단 준비와 운영에서도 배제됐다는 개별 사실관계에 기초한 만큼, 다른 사건에서도 같은 결론이 내려질지는 각자의 지시 내용과 수행 행위에 달려 있다.
조은석 특별검사팀(내란특검)은 구 전 여단장 등의 무죄에 반발했다. 특검팀은 선고 직후 "임무를 받을 당시 인식이 부족했더라도 수행 도중 계엄의 위법성과 국헌문란 목적을 인식한 채 임무를 계속했다면 내란 중요임무 종사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후속 재판에서도 지시를 받은 시점뿐 아니라 임무 수행 과정에서 인식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둘러싼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ye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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