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터너스 체제 첫 성적표 양호…듀오 '크랙게이트' 논란은 계속


애플, '아이폰' 덕에 매출 12% 증가
존 터너스, 원가 부담 등 앞으로 풀 과제 많아
'아이폰듀오' 결함 논란도 현재진행형


존 터너스 애플 CEO가 지난 9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본사에서 '아이폰듀오'를 선보이고 있다. /AP·뉴시스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애플이 존 터너스 최고경영자(CEO) 체제 첫 실적 발표에서 '아이폰' 판매 호조에 힘입어 시장 예상을 웃도는 수치를 제시했다. 다만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가능성과 '아이폰듀오' 출시 이후 불거진 '크랙(갈라짐)게이트' 논란 등 풀어야 할 숙제가 적지 않다는 평가다.

애플은 회계연도 4분기(7~9월) 매출 1145억달러(약 154조원)를 기록했다고 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수치다. 같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으며, 또 시장 조사 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 1134억달러를 웃도는 호실적이다. 4분기 순이익은 307억달러(약 41조원)를 기록했다. 주당순이익은 2.10달러로 예상치인 1.99달러를 넘어섰다.

효자는 '아이폰'이다. 4분기 '아이폰' 매출은 576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6% 증가했다. 이 역시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4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이다. '아이폰18' 시리즈 등 하반기 신제품의 출시 효과가 초기 일부만 반영되는 상황 속에서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는 점이 더욱 긍정적인 부분이다.

이번 실적은 팀 쿡 CEO의 뒤를 이어 지난 9월 취임한 존 터너스 CEO의 첫 분기 성적표다. 결과적으로 합격점을 받게 됐다. 이날 실적 발표를 진행한 터너스 CEO는 "'아이폰'은 9월 분기 최고 기록을 달성했고, 서비스 부문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의 회계연도를 마감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터너스 CEO를 둘러싼 상황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는 게 업계 평가다. 중화권 매출(175억달러)이 기대치(189억달러)에 못 미치는 등 공급망과 관련한 숙제를 남겼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를 포함, 핵심 부품 가격 상승으로 인한 부담은 향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애플은 부품 가격 상승에 대응해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했고, '아이폰' 가격 또한 약 100달러 올린 바 있다.

'아이폰듀오'는 출시 이후 '크랙게이트' 논란에 휩싸였다. /레딧·뉴시스

현재 인공지능(AI) 수요 급증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이는 스마트폰을 비롯한 완제품 업계에 큰 악재로 작용한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사업부도 올해 3분기 6000억원(네트워크 포함) 수준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적자다.

그간 애플은 낮은 가격에 사들인 부품을 활용해 메모리 가격 상승에 대응해 왔다. 하지만 해당 재고가 점차 소진되면서 수익성 악화 가능성이 커지는 중이다. 원가 부담 탓에 '아이폰'의 가격을 재차 올리더라도 제품 교체 주기가 길어질 수 있어 그 외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터너스 CEO는 "메모리 가격에서 나타나는 상황은 전례가 없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첫 폴더블폰인 '아이폰듀오'를 둘러싼 논란을 해소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아이폰듀오'는 지난달 출시된 직후 고객들 사이에서 내부 화면에 균열이나 줄이 생긴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등 '크랙게이트' 논란에 휩싸였다. 품질과 완성도에 자신감을 내비쳤던 터너스 CEO 입장에서는 리더십이 크게 흔들릴 수 있는 사안이다. 애플은 파손된 '아이폰듀오'에 대해 교체를 안내하는 등 내구성 문제를 공식 인정하면서도 정확한 결함 이유를 설명하지 않은 상태다.

애플은 '아이폰듀오'의 공급 문제로도 진땀을 빼고 있다. 일부 제품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까지 밀리는 등 공급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내구성 논란을 뚫고 고객들이 '아이폰듀오'를 향해 호응을 보내더라도 물량이 제한돼 판매량을 끌어올릴 수 없는 구조다. '아이폰듀오'는 다음 분기부터 실적에 반영된다.

터너스 CEO는 여전히 '아이폰듀오'의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그는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크랙게이트' 논란과 관련해 "극히 적은 비율"이라고 말했다. 수급 불균형에 대해선 "생산 확대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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