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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송다영 기자] 미국 중간선거가 진행된 가운데 투표 결과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남은 임기 2년간 통상·산업 정책이 어떤 변화를 맞을지 국내 철강·조선·방산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철강업계는 50% 관세와 물가 정책의 향방을, 조선업계는 한미 조선업 협력 사업인 MASGA의 지속성을, 방산업계는 미국 국방예산과 현지 사업 확대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4일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은 3일(현지시간) 연방 상·하원 의원을 선출하는 중간선거를 치렀고 현재 개표가 진행 중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하원 435석 전체와 상원 35석의 주인이 바뀐다. 현재 공화당은 상원에서 53석, 하원에서 219석을 확보해 양원을 주도하고 있다. 민주당이 하원 또는 상원에서 다수당 지위를 확보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추진 과정에서 의회의 견제가 강해질 수 있다.
조선업계는 한미 조선업 협력 사업의 지속성이 핵심으로 꼽힌다. MASGA는 미국 조선업의 생산 기반을 재건하고 중국에 대한 해양·조선 분야 의존도를 낮추려는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사업이다. 미국 조선업의 경쟁력 회복과 중국 견제는 여야 모두 중요하게 다루는 사안인 만큼, 선거 결과만으로 한미 조선업 협력 기조가 급격히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화그룹은 2024년 12월 필리조선소를 인수하며 미국 현지 생산 기반을 확보한 데 이어, 최근 미 해군 중형 상륙함(LSM) 1척 건조 계약을 따내며 함정 사업으로 영역을 넓혔다. 계약에는 추가 물량 공급 옵션이 포함돼 있으며, 이를 모두 행사할 경우 규모는 최대 2억6290만달러다. HD현대 역시 미국 건설·엔지니어링 기업 키윗(Kiewit)과 합작 조선소 설립을 추진하는 등 국내 조선사들의 미국 현지 생산 거점 확보와 사업 확장이 이어지고 있다.

방산업계는 미국 국방예산과 동맹국 방산업체의 공급망 참여 확대 여부가 관심사다. 트럼프 행정부는 2027회계연도 국방예산으로 약 1조1500억달러 규모의 재량 지출을 요청했다. 중국과 러시아에 대응하기 위한 군사력 증강과 방위산업 기반 확충이 주요 배경이다. 의회는 국방수권법과 국방 세출법 심의를 통해 예산과 무기 조달 방향을 결정하는 만큼 선거 이후 상·하원 군사위원회와 세출위원회의 구성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국내 방산업계는 미국 중간선거 결과가 미칠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국방예산이 '신규' 무기 도입과 개발 사업 등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민주당이 의회 주도권을 확보한 뒤 국방비 삭감에 나선다면 일부 사업에 간접적인 여파가 있을 수 있다. 다만 정당별 선거 결과만으로 국내 방산 수출 환경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안보 환경 변화가 국내 방산업계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세계화가 약화하고 국가 간 경제·안보 블록화가 심화하면서 각국이 동맹국 중심으로 협력하는 동시에 자체 방위력 확보에도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지정학적 긴장이 지속되면서 주요국의 국방비 증액과 무기체계 도입 수요가 이어질 경우 K-방산의 수출 기회도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실제 국내 방산업체들은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사업 기반을 넓히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미국 자회사 한화디펜스USA는 지난 8월 미 육군의 차세대 이동식 전술포(MTC) 사업 시제품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K9 자주포 기반의 차륜형 자주포 K9MH 시제품 6문을 공급하는 사업으로, 추가 물량을 포함한 계약 규모는 최대 2억6290만달러다.
LIG D&A도 올해 4월 미국 현지 법인 LIG Defense U.S.를 설립하고 미 해군을 대상으로 유도로켓 '비궁'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비궁은 2024년 림팩 훈련에서 미국 국방부의 해외비교시험(FCT)을 통과한 바 있다.

철강업계는 미국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철강 관세와 물가 관리 정책의 방향이 달라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철강 수입품에 50%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한국산 철강 역시 관세 부담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이 의회 주도권을 확보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정책에 대한 견제가 강화될 수 있다.
다만 관세가 단기간에 큰 폭으로 완화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미국 내 철강 가격이 이미 높은 수준을 형성하고 있는 데다 자국 철강산업 보호 기조 역시 여야를 막론하고 지지를 받아온 사안이기 때문이다. 관세 자체의 폐지보다는 정책 추진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가격 상승세가 다소 완화되는 수준의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민주당이 우세해져 트럼프 행정부에 반대하는 세력이 강해지면 관세나 물가 관리 정책의 추진 속도가 늦춰질 수 있다"며 "다만 미국 철강 가격이 이미 높은 수준이어서 급격한 변화가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도 "실제 행정부가 어떤 정책을 내놓느냐에 따라 영향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우선 선거 결과와 후속 정책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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