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더투어
지금 가야 이 풍경 볼 수 있습니다… 성곽 안쪽 5만 6000평 뒤덮은 은빛 억새밭 명소

더팩트

[더팩트|부산=박지윤 기자] 배우 김혜자가 오랜만에 스크린에 돌아오는 것은 물론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현장도 빛냈다. 이제 그는 활동을 잠시 접고 쉬고 싶다는 생각을 바꾸게 한 '여전히 찬란하게'로 관객들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 파노라마' 섹션에 공식 초청된 영화 '여전히 찬란하게'(감독 송일곤)의 야외 무대인사가 8일 오후 영화의전당 루프씨어터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송일곤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혜자 박서경 최주은 문성현 이세영이 참석해 관객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여전히 찬란하게'는 단편 영화 '소풍'으로 칸영화제 단편경쟁부문 심사위원대상, 장편 데뷔작 '꽃섬'으로 베니스국제영화제 젊은 비평가상을 받으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송일곤 감독의 신작이다.
송 감독은 '여전히 찬란하게'를 두고 "그리움과 기억에 대한 영화"라고 정의했다. 이어 "김혜자 선생님의 시선으로 한 사람이 한 사람을 얼마나 그리워할 수 있는지, 이 시간을 어떻게 버텨내고 사랑이 담긴 그 기억을 어떻게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는지를 담았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직접 글을 쓰고 영화를 만들었던 송일곤 감독은 이번에 낭독극 형식의 러프한 희곡을 스크린에 펼쳐 보이게 됐다. 그는 "연극 대본이 너무 올곧고 예쁘고 감동적이었다. 이게 영화화돼서 많은 관객이 올곧은 마음을 같이 공감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출발했다"고 연출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무엇보다 '여전히 찬란하게'는 연기 인생 65주년을 맞은 김혜자가 '길'(2017) 이후 9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하는 작품으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친구와의 특별한 우정을 기억하는 순옥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앞서 지난 6일 진행된 개막식에서 송일곤 감독의 부축을 받아 이동하고 손으로 입을 가린 채 여러 차례 기침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김혜자의 건강 상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영화 관계자는 감기 증상일 뿐이라면서 건강 이상설을 일축했고, 김혜자는 이날 예정대로 무대 위에 올라 관객들과 만나며 보는 이들의 걱정을 덜어냈다.
김혜자는 "제가 영화를 자주 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엄청 망설이다가 (출연을) 했다. 작품이 너무 좋다. 이 영화가 여러분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줬으면 좋겠다"고 '여전히 찬란하게'만의 매력을 자신했다.
실제로 김혜자를 캐스팅하기까지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낸 송일곤 감독이다. 2025년 방송된 드라마 '천국보다 아름다운'을 끝내고 활동을 잠시 접고 집 앞에 피어있는 들꽃처럼 이름 없는 꽃같이 지내고 싶다는 김혜자의 마음을 돌려야 했기 때문이다.
당시를 회상한 송 감독은 "6번 정도 선생님 댁으로 가서 식사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 작품을 하셔야만 하는 이유를 전달했는데 이게 다행히 선생님의 마음을 움직였다"며 "작품이 갖고 있는 울림이 본인을 통해서 관객들에게 전달될 수만 있다면 출연하고 싶다고 하시더라. 가장 어려웠지만 드라마틱한 캐스팅이라서 너무 감사하고 즐거웠고 영광이었다. 선생님의 클로즈업을 담을 수 있다는 건 아주 멋진 일"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여기에 박서경은 17세 순옥을, 최주은은 17세 정임을, 문성현은 순옥과 정임의 어린 시절 인연이 된 소년 두영을 연기하며 작품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박서경은 "저희 영화는 위안부 이야기를 다루지만 이게 위주가 아니라 찬란한 소녀들의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를 보여준다. 그래서 저는 인물이 역사적인 부채를 안고 살아가지 않게 존재하려고 노력했다"고 연기 중점을 둔 부분을 설명했다.
이어 최주은은 "감독님께서 정임이 시골 소녀니까 메이크업하지 말고 까맣게 탔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인물이 그럼으로써 마음이 아파지는 게 있는 것 같았다"며 "이렇게 정임이가 어떻게 보였으면 좋겠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고 전했다.
최근 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를 성공적으로 끝낸 문성현은 이제 스크린에 출격하며 열일 행보를 이어간다. 그는 "배경이 경상도인 만큼 경상도 남자의 정서나 말투를 잘 살리려고 했다. 또한 여배우들 사이에서 믿음직한 분위기를 내려고 했다"고 작업 과정을 떠올렸다.
이세영은 순옥의 손녀 지안으로 분해 작품에 힘을 보탠다. 김혜자와의 작업이 크리스마스 선물 같았다는 그는 "선생님의 팬이었고 꼭 한 번 같은 작품에 출연하면서 많은 걸 배우고 싶었다. 그래서 캐스팅 제안을 받고 감독님께 너무 감사드렸다. 재밌게 촬영했다"고 환하게 웃어 보였다.
'여전히 찬란하게'는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관객들과 만난 후 오는 21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끝으로 송 감독은 "이 영화는 안 될 것 같은 것들이 다 이루어지는 기적적인 순간이 많았다. 모든 스태프가 울면서 작업했고 마지막까지 합심해서 만들었으니까 진심이 닿길 바란다"고, 최주은은 "저는 이 영화를 찍으면서 행복했다. 이 감정을 관객들도 충분히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박서경은 "너무 순수했던 17세 소녀들과 너무 아름다우신 김혜자 선생님의 찬란한 작품"이라고 많은 관람을 독려했다.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5일까지 영화의전당 및 부산시 일대에서 개최된다.

관심 없음
{카테고리}에 관심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