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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익숙하면서도 낯선 로맨스 판타지 세계가 펼쳐진다. 디즈니+가 야심차게 준비한 K-로판 대서사시 '재혼 황후'가 원작의 방대한 세계관을 실사로 구현한 가운데 한국을 넘어 전 세계 안방극장 시청자들을 설득시킬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디즈니+ 새 오리지널 시리즈 '재혼 황후'(극본 여지나·현충열, 연출 조수원) 제작발표회가 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조수원 감독을 비롯해 배우 신민아 주지훈 이종석 이세영이 참석해 작품과 캐릭터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재혼 황후'는 동대제국의 완벽한 황후 나비에(신민아 분)가 도망 노예 라스타(이세영 분)에게 빠진 황제 소비에슈(주지훈 분)로부터 이혼을 통보받은 뒤, 이를 수락하는 대신 서왕국의 왕자 하인리(이종석 분)와의 재혼 승인을 요구하며 벌어지는 로맨스 판타지 대서사극이다. 동명의 인기 웹소설 및 웹툰을 원작으로 하며 사랑과 배신으로 얽힌 네 인물의 관계를 중심으로 황실의 권력 다툼과 각자의 선택을 그린다.
이날 현장에서 당초 4일로 예정됐던 공개일이 제작발표회 당일인 3일로 전격 앞당겨졌다는 깜짝 소식이 전해졌다. 조수원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반응이 좋아 기대감도 크고 많이 떨린다"며 "세계에 동시 방송 됐을 때 어떻게 봐줄지 제일 궁금하다. 제작발표회 당일날 오픈한다고 하니까 더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원작이 글로벌 누적 조회 수 약 29억 7000만 회를 기록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린 만큼 이를 실사화하는 과정에도 일찌감치 많은 관심이 쏠렸다. 조 감독은 각색 방향에 관해 "드라마의 톤은 원작 소설의 진지함과 웹툰의 밝고 잔망스러움의 중간에서 잡아가려고 했다"며 "특별히 덜어낸 부분은 없고 원작에 최대한 충실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의 궁과는 다른 세계관을 배경으로 하기 위해 남다른 노력도 기울였다. 동대제국 황실은 독일 슐라이스하임 성에서, 나비에가 하인리와 인연을 이어가는 정원은 체코 크로메리츠 정원에서 촬영했다. 체코 쿠트나호라의 거리에는 한글 간판을 단 상점들을 배치했다. 서양 건축과 한국어가 공존하는 독자적인 공간을 만든 셈이다.
조 감독은 "캐릭터들이 움직이는 공간이 진짜 같은 느낌이길 바랐다"며 "제작사에서 배려해 준 덕분에 준비를 많이 할 수 있었고 마침 독일의 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신민아가 타고난 기품과 명석한 두뇌, 단단한 내면을 지닌 황후 나비에로 분한다. 남편의 배신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선택하는 인물이다. 신민아는 "대본을 먼저 접했는데 너무 새로운 형태의 이야기라 우려와 기대가 동시에 있었다"면서도 "익숙함과 새로움이 조화롭게 된다면 새로운 형태의 드라마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캐릭터를 표현하는 과정도 쉽지만은 않았다. 신민아는 "황후라는 무게감 때문에 감정 표현이나 변화가 다른 캐릭터보다 크게 드러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한 여성으로서 새로운 사랑에 빠지는 인간적인 나비에의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의상도 드레스이고 헤어스타일도 매번 바뀌어 외적으로 보여드려야 할 부분이 많았다. 부담도 있었지만 다시는 이런 세계관에서 연기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재미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주지훈은 절대 권력을 지닌 황제 소비에슈를 연기한다. 원작에서 독자들의 원성을 산 인물인 만큼 캐릭터를 향한 반응도 예상하고 있었다. 그는 처음 작품을 제안받았을 때를 떠올리며 "내 입맛에는 생소했다. 한참 고민하다가 출연했는데 돌이켜보니 내게 선입견이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특히 소비에슈를 향한 거센 비판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여유로운 태도를 보였다. 주지훈은 "연예계 생활을 20년 넘게 하면서 멘탈은 준비돼 있다"며 "작품을 재미있게 보신다면 마음껏 욕하셔도 괜찮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오히려 "뒤로 갈수록 분노가 커질 것"이라고 귀띔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종석은 서왕국의 왕자이자 제1 왕위 계승자인 하인리 역을 맡았다. 비밀을 감춘 채 나비에에게 다가서는 인물이다. 그는 "원작을 재미있게 봤다. 드라마로 제작되면 새롭고 매력적인 작품이 될 것 같았다"며 "왕자 역할을 언제 또 해보겠나 하는 마음으로 함께하게 됐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하인리는 인간과 새의 모습을 오가는 설정이 특징으로, 이종석은 하인리를 연기하며 동시에 새인 퀸을 같은 인물로 설득력 있게 표현해야 했다. 때문에 부담도 뒤따랐다. 그는 "퀸과 하인리가 동일 인물이라는 느낌을 주기 위해 모양새나 몸짓을 활용했다"며 "새에서 사람으로 변할 때 나체가 된다는 점이 개인적으로 부담스러웠다"고 털어놨다. 이어 "처음 사람으로 변하는 장면이 이야기의 설득력에 중요하다고 생각해 감독님께 시간을 한 달만 더 달라고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이세영은 도망 노예 출신으로 황제의 총애를 받으며 신분 상승을 이루는 라스타를 연기한다. 욕망에 사로잡혀 점차 변해가는 인물이다. 이세영은 "한동안 보여드리지 못했던 밉지만 사랑스러운 악역이라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며 "라스타를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라스타를 단순한 악역으로만 표현하지 않기 위한 고민도 있었다. 이세영은 "라스타는 아이 같다고 생각했다. 아이가 배고프면 밥을 달라고 울듯이 살아남기 위해 치열하게 욕망하는 인물"이라며 "그 순수악을 드러내려고 많이 표현했다"고 밝혔다. 특히 "언니라고 불러도 될까요"라는 대사를 언급하며 "이 친구는 정말 생각이 없구나 싶었다"고 솔직하게 말해 웃음을 안겼다.
그야말로 강력한 캐스팅이다. 조 감독 또한 "이런 조합이 가능할까, 감당할 수 있을까 싶었다"고 인정했다. 이내 "현장에서 네 분이 너무 잘 도와주고 계신 덕분에 촬영을 잘 이어 나갈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끝으로 주지훈은 "우리 작품은 이른바 판타지다. 디즈니+라는 플랫폼과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며 "어릴 적 디즈니를 보면 꿈과 희망과 환상의 나라로 초대하지 않나. '재혼 황후' 또한 그렇다고 생각한다. 여러분을 초대할 테니 판타지를 마음껏 즐겨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신민아 역시 "저희가 만든 세계관 안에서 저희는 쉽게 빠져서 연기했다. 그런 만큼 시청자들도 우리가 만든 세계관에 오셔서 배우들의 매력을 마음껏 즐기셨으면 한다"고 바랐다.
'재혼 황후'는 3일 1~4회 공개를 시작으로 이후 매주 수요일 2개씩, 총 10개의 에피소드를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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