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의 ‘3대 미스터리’…4년 연속 꼴찌의 괴이한 현상 [김대호의 야구생각]


서울 연고 구단의 관중 9위
재투자 없는 750억 원 이적료
'영웅' 없는 '히어로즈'의 역설


키움 히어로즈가 4년 연속 꼴찌를 했다. 내년에도 지금과 같은 운영 방식으론 탈 꼴찌가 요원하다. /뉴시스

[더팩트 | 김대호 전문기자] 예상대로 프로야구 2026시즌 최하위는 키움 히어로즈다. ‘4년 연속 꼴찌’다. 10개 구단 체제가 시작된 2015년 이후 처음이다. 놀랄 일도 아니다. 유일하게 우승이 없는 팀, 영구결번 선수가 없는 팀, 프랜차이즈 선수가 없는 팀, 비전 없는 형식적인 리빌딩만 반복하는 팀. 방향성도 없고 정체성도 없다. 최소한의 투자도 없이 프로야구 시장의 양적 팽창에 기대어 단물만 빨고 있다. 도대체 이 팀의 목표는 무엇인가. 이 질문에 지친 팬들은 하나둘씩 떠난다. 내년에도 어김없이 꼴찌를 향해 달려갈 이 기이한 팀의 행적을 돌아본다.

키움의 홈구장인 고척돔. 국내 유일의 돔구장을 홈으로 사용하지만 관중 동원은 해마다 바닥권이다. /뉴시스

◆ 서울 연고 구단의 ‘관중 9위’

서울은 모든 구단이 꿈꾸는 연고지다. 넓은 시장과 열광적인 팬덤. 첫 서울 연고 팀으로 MBC가 선정된 건 여러 복합적인 이유가 있었다. 키움은 서울에 무혈 입성했다. 여기에 국내 유일의 돔구장을 홈으로 사용한다. 하늘이 준 조건이다. 구단이 조금만 성의를 보인다면 인기 팀으로 자리 잡는 건 시간 문제다. 키움은 3일 현재 관중 9위다. 홈 관중 91만 224명이다. NC 다이노스(85만 645명) 바로 위다.

7개 구단이 홈 100만 관중을 넘었으며, kt wiz도 창단 처음으로 100만 돌파(96만 6872명)를 눈앞에 두고 있다. 키움의 홈 관중 중 절반 이상은 원정 응원단이다. 특히 KIA 타이거즈, LG 트윈스, 한화 이글스, 롯데 자이언츠와의 고척돔 경기엔 원정 응원단이 키움 응원단을 압도한다. 기이한 현상이다. 키움의 원정 경기는 상대 팀에 관계 없이 관중이 가장 적다. 각 팀은 시즌 편성 때 키움과의 경기는 주중에 넣어달라고 애걸한다. 이번 시즌 서울 연고인 LG는 152만 7238명, 두산 베어스는 148만 3772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키움보다 60만 명 가까이 많다.

이정후는 키움이 배출한 최고의 스타 플레이어다. 이정후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이적하면서 키움에 약 245억 원의 포스팅비를 선사했다. /뉴시스

◆ 750억 원의 행방

키움은 2023년 리빌딩을 선언했다. 그리고 3년 뒤인 2026시즌엔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장담했다. 모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육성도 성적도 실패했다. 돌려막기식 선수 기용은 유망주들의 무덤이 됐다. 해마다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고 있다. 키움은 지난해 508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85억 원의 영업 이익을 냈다. 김하성 이정후 김혜성 송성문을 차례로 미국에 보내면서 엄청난 이적료를 챙겼다.

지금까지 포스팅 금액으로 벌어들인 돈만 750억 원에 이른다. 하지만 FA 영입이나 시설 확충 등 재투자는 거의 없다. 퓨처스 팀의 홈구장인 고양 국가대표 야구장은 낙후된 환경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훈련장은 물론 숙소와 식당, 웨이트 설비 등 제대로 갖춰진 게 없다. 육성이 될 리 없다.

이택근은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친정팀 키움의 부조리한 운영 방식을 지적하고 있다. /뉴시스

◆ ‘영웅’ 없는 ‘영웅 군단’

키움은 2008년 창단 이후 많은 스타 플레이어가 거쳐 갔다. 창단 팀으로 또는 데뷔 팀으로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은 대표적인 선수로 이택근 유한준 장원삼 황재균 강정호 박동원 조상우 김하성 이정후 김혜성 김휘집 송성문 등이 있다. 불행히도 이들 가운데 히어로즈 유니폼을 처음부터 끝까지 입은 선수는 없다.

창단 20년이 다 돼 가는데 프랜차이즈 스타가 없다. 당연히 영구 결번도 없다. 트레이드 아니면 해외 진출로 팀을 떠났다. 키움의 목표는 효율적인 구단 운영으로 선수를 발굴하고 육성해 팀 명칭인 ‘영웅’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런 시스템이 작동하려면 완벽한 내부 인력이 갖춰져야 한다. 키움엔 감독부터 코치까지 외부 영입이 거의 없다. 검증 안 된 지도자가 실패를 전제로 위험천만한 시도를 한다.

daeho902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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