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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이영규 전문기자] 피부에 닿는 바람이 한결 선선해졌다. 한여름의 열기가 가라앉으면서 선수들의 움직임에도 다시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A매치 휴식기를 마친 K리그가 정규 라운드 막판의 치열한 순위 경쟁에 돌입했다.
2026시즌 K리그1 정규 라운드가 어느덧 막바지를 향해 달리고 있다. 선두 FC서울이 우승 매직넘버 카운트다운을 시작한 가운데, 파이널 A 진출권을 둘러싼 스플릿 경쟁이 팬들의 시선을 강렬하게 사로잡고 있다. 특히 파이널 A 진출의 마지노선인 6위 자리를 놓고 대전, 인천, 안양, 포항이 벌이는 경쟁은 우승 다툼 못지않은 긴장감을 자아낸다. 2위 울산부터 9위 안양까지 승점 차가 단 7점에 불과해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크게 요동칠 수 있다.

◆ 파이널 A 경쟁격화, 인천의 반격
중상위권 팀들의 순위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 라운드에서 6위 대전이 전북과의 홈경기에서 2-1 역전승을 거둔 데 이어, 인천도 포항을 3-0으로 완파하며 대전을 승점 1점 차로 바짝 추격했다. 대전이 승점 43점, 인천이 42점을 기록한 가운데, 안양 역시 김천상무를 1-0으로 꺾고 대전과의 승점 차를 2점으로 좁히며 8위에 올랐다. 반면 포항은 인천전 패배로 순위가 두 계단 하락했다.
대전은 전북에 선제골을 내주고도 후반에 두 골을 몰아치며 역전승을 거두는 뒷심을 발휘했다. 안양 역시 외국인 공격수들의 화력을 앞세워 순위 경쟁에 불을 지폈다. 그러나 지난 라운드에서 가장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준 팀은 단연 인천이었다.
지난 시즌 K리그2에서 압도적인 우승을 거두고 1년 만에 K리그1으로 복귀한 인천은 승격 첫해 상위 스플릿(파이널A) 진출에 도전하고 있다. 2023시즌 이정효 감독이 이끈 광주 FC는 승격 첫해 리그 3위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켰다. 인천이 그 뒤를 이어 승격팀의 새로운 성공 사례를 만들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지난 9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홈경기에서 인천은 윤정환 감독이 추구하는 실용 축구의 완성도가 한층 높아졌음을 보여줬다. 안정적인 후방 빌드업과 측면 공격의 활발한 움직임, 높은 결정력이 맞물리며 3-0 완승을 이끌어냈다.
인천은 스플릿 확정까지 강원FC, 제주SK와의 두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두 경기 모두 승리해야 상위 스플릿 진출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 불안했던 초반과 혹서기 부진을 넘어선 반등
돌아보면 올 시즌 인천의 여정이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수비 라인에서 시도한 후방 빌드업 과정 중 잔 미스가 빈번하게 발생했고, 이는 상대의 날카로운 역습과 실점으로 연결되는 불안요소였다. 지난해부터 이식한 전술이 K리그1 이라는 한단계 높은 수준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치러야 했던 혹독한 성장통이었다.
여기에 한여름 주 2회 경기가 이어지는 살인적인 일정 속에서 선수단의 체력이 바닥나며 경기력이 한때 흔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가뭄 뒤의 단비처럼 찾아온 A매치 휴식기와 선선해진 가을 날씨는 인천에 최고의 반전 계기가 되었다. 선수들의 움직임과 패스 타이밍이 맞아떨어지면서 윤정환 감독이 추구하는 전술도 점차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다.
◆ 침착해진 후방 빌드업, 압박을 뚫는 패스
포항전에서 인천의 후방 전개는 시즌 초반과 비교해 한층 안정적이었다. 골키퍼 김동헌을 시작점으로 한 패스 전개는 상대의 전방 압박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았다. 시즌 초반 빌드업 과정에서 잦은 실수로 불안감을 드러냈던 모습과 달리, 포항전에서는 침착하게 패스를 연결하며 공격의 출발점을 만들어갔다.
인천은 후방에서 상대의 압박을 유도한 뒤 빈 공간을 활용해 전진 패스를 연결했다. 무리하게 공을 전방으로 보내기보다 상대의 압박을 벗겨내며 공격 전개를 이어간 점이 돋보였다. 시즌 초반에는 상대에게 역습의 빌미를 주기도 했던 후방 전개가 이제는 안정적인 공격의 출발점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 측면의 다양성과 중원의 변화, 살아난 결정력
인천은 특정 선수의 개인기에만 의존하기보다 각 선수의 장점을 살린 역할 배분과 조합으로 공격의 활로를 넓혔다.
전반기에는 제르소를 앞세운 빠른 측면 침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면, 후반기에는 왼쪽의 레안드로와 오른쪽의 김성민·이동률 등을 활용해 공격 루트를 다양화하고 있다. 포항전에서도 김성민은 과감한 돌파로 왼쪽 측면 수비수 완델손을 압박했다. 완델손이 김성민의 움직임에 고전하면서 인천은 오른쪽 측면에서 공격 기회를 만들어냈고, 전반 17분 선제골 역시 김성민이 완델손을 제치고 올린 크로스에서 나왔다.
지난여름 합류한 이민혁은 이명주·서재민과 함께 중원의 선택지를 넓혔다. 기존 조합에 새로운 자원이 더해지면서 인천은 중원 운영의 폭을 넓혔고, 포항전 과감한 슈팅에 이은 선제골로 공격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여기에 이청용과 무고사의 연속골까지 더해지며 인천은 전반에만 세 골을 몰아쳤다.

◆ 승격 첫해의 도전, 상위 스플릿 진출할까
시즌 초반의 시행착오와 여름철 체력 부담을 이겨낸 인천은 후방 빌드업의 안정감과 공격 전개의 다양성을 높이며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제 남은 과제는 달라진 경기력을 결과로 연결하는 일이다. 인천은 3위 강원FC와 4위 제주SK를 상대로 정규 라운드 두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상위 스플릿 진출을 위해서는 만만치 않은 고비를 넘어야 한다. 윤정환 감독도 남은 경기에서 모두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상대에 맞춘 전술을 준비하고 있다.
포항전 3-0 대승으로 자신감을 끌어올린 인천이 남은 경기에서도 경기력을 이어가 승격 첫해 상위 스플릿 진출이라는 이정표를 세울 수 있을까. 시행착오를 거쳐 완성도를 높여온 윤정환호가 정규 라운드 막판 어떤 결실을 맺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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