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작의 시대①] 국경 허문 K-드라마…공동 제작, 새 생존 전략 될까

제작비 부담 나누고 현지 시장 공략…한·일 넘어 한·태 협업도 작품 단위 협력에서 합작법인까지…IP 주도권 확보는 과제디즈니+ '메리 베리 러브'와 채널A '키드냅 게임' 등 한일 합작 드라마가 글로벌 방송가를 찾은 가운데, 한국에서는 일본 외에도 다양한 나라와의 협업이 이뤄지고 있다. /각 프로그램 포스터K-드라마 제작비가 상승하고 글로벌 OTT의 투자 환경에도 변화가 생기면서 국내 제작사들이 새로운 제작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해외 제작사 및 플랫폼과 협력하는 '글로벌 공동 제작'이다. 일본, 미국, 태국 등 다양한 국가와 제작비를 분담하고 현지 시장 진출을 함께 추진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K-드라마 제작 환경의 변화 속에서 글로벌 공동 제작의 현주소와 현장의 고민, 앞으로의 과제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더팩트ㅣ김샛별 기자] K-드라마 제작 환경이 달라지고 있다. 제작비 부담이 커지고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투자 환경도 변화하면서 국내 제작사들이 해외 파트너와 손잡고 콘텐츠를 개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제작비 부담을 나누는 동시에 현지 시장과 유통망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다.글로벌 공동 제작은 단순히 해외 자본을 유치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각국의 제작 역량과 지식재산권(IP), 유통망을 결합해 콘텐츠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한·일 공동 제작 드라마가 글로벌 성과를 거두고 한·태 합작 숏폼 콘텐츠가 제작에 나서는가 하면, 양국의 기획·제작·유통 역량을 결합한 합작법인도 등장했다. 개별 작품을 넘어 산업 구조 전반에서 협업의 범위가 넓어지는 모습이다.최근 공개된 한·일 공동 제작 드라마 '메리 베리 러브'는 이러한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CJ ENM과 일본 NTV가 공동 제작한 '메리 베리 러브'는 배우 지창욱과 일본배우 이마다 미오가 주연을 맡은 로맨틱 코미디다. 한국에서 기획을 시작한 오리지널 작품으로 일본 로케이션을 중심으로 양국 제작진이 참여했다.작품은 글로벌 시청 지표에서 곧바로 성과를 냈다. OTT 콘텐츠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메리 베리 러브'는 지난달 7일 공개 후 디즈니+ TV쇼 부문 월드와이드 최고 2위에 올랐으며, 전 세계 72개 국가 및 지역에서 TOP10에 진입했다.한·일 협업은 작품마다 다른 제작 구조로도 나타난다. 지난달 6일 채널A와 일본 후지TV에서 동시 첫 방송한 드라마 '키드냅 게임'은 한국배우 이준기와 일본배우 사카구치 켄타로의 만남을 앞세웠다. 뿐만 아니라 중화권에서 유명한 대만배우 가가연과 한국에서 이미 여러 작품을 찍은 일본배우 카사마츠 쇼까지 대거 출연한다.이 작품에는 채널A와 일본 후지TV, 한국 제작사 심스토리, 홍콩 메이커빌이 참여했으며 일본의 카토 유스케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한국과 일본 배우의 조합을 넘어 여러 국가의 제작 주체가 참여한 협업 모델인 셈이다.협업의 범위는 대형 드라마에만 머물지 않는다. 숏폼 콘텐츠 시장에서도 한국과 태국의 제작진이 손을 잡고 글로벌 시청자를 겨냥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플러스엑스이엔엠이 제작한 '악마의 키스'와 '공동구역 로맨스'는 한국과 태국 제작진이 함께 만든 글로벌 숏폼 드라마다. 두 작품 모두 태국 배우 콩탑 픽을 비롯해 양국 배우들이 출연하며, 한국 제작사가 해외 제작진 및 배우들과 협업하는 사례를 보여준다.글로벌 합작 콘텐츠 바람은 대형 드라마나 큰 투자가 들어간 작품 이외에도 숏폼 콘텐츠 시장에도 불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과 몽골의 합작 프로젝트인 영화도 오는 25일 개봉될 예정이다. /카이로스메이커스한국과 몽골의 합작 영화도 오는 25일 관객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정진운과 몽골 배우 첼멕이 주연을 맡은 '눈 내리는 여름, 너에게'는 한국 제작사 카이로스메이커스와 몽골 제작사 노마디아픽쳐스가 공동 제작한 작품이다.공동 제작은 작품별 협업 등 단발성 프로젝트를 넘어 장기적인 사업 기반을 구축하는 방향으로도 나아가고 있다.실제로 CJ ENM은 지난 4월 일본 TBS, U-NEXT홀딩스와 합작법인 스튜디오모노와를 설립했다. 세 회사는 한국의 콘텐츠 기획·제작 역량, 일본의 원천 IP 발굴 및 사업화 역량, 현지 플랫폼 유통망을 결합해 글로벌 콘텐츠 사업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특히 스튜디오모노와는 기획·개발부터 제작과 유통, IP 확장까지 연결하는 사업 구조를 지향한다. 작품 한 편을 공동 제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원천 IP 발굴과 투자, 드라마 제작, 2차 저작물 및 부가사업으로 이어지는 수익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다.또한 미국에서는 글로벌 스튜디오 피프스시즌과 협업하는 CJ ENM이다. 양측은 한국적 소재를 접목한 영화와 드라마 등 10편 이상의 공동 프로젝트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콘텐츠의 기획력과 글로벌 제작·유통 네트워크를 결합해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CJ ENM 관계자는 "한국, 미국, 일본에 구축한 멀티 스튜디오 체제가 각 시장의 창작 역량과 결합하면서 글로벌 흥행작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프리미엄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여 이를 메가 IP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전했다.이처럼 글로벌 공동 제작은 국가와 장르, 제작 규모를 넘나들며 다양한 형태로 확장되고 있다. 해외 제작사와 함께 작품을 만드는 방식부터 현지 배우·제작진을 기용하는 프로젝트, 합작법인을 통한 장기적인 사업까지 협업의 범위도 넓어지는 추세다.다만 공동 제작이 곧바로 제작비 절감이나 흥행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결국 글로벌 공동 제작의 성패는 얼마나 많은 해외 파트너와 손을 잡느냐보다 협업을 통해 어떤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를 지속적인 수익으로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다.국경을 넘는 협력이 K-드라마의 새로운 성장 발판이 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계속>sstar1204@tf.co.kr[연예부 | ssent@tf.co.kr]<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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