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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허구를 오묘하게 넘나드는, 전 세계를 향한 거대한 풍자극3일 개봉하는 '디거'는 꼰대 괴짜 재벌 디거 록웰의 그린란드 빙하 시추 시설에서 발생한 작은 균열이 전 세계를 뒤흔들 역대급 대재앙이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워너브러더스코리아(주)[더팩트|박지윤 기자] 확실히 호불호가 갈릴 '디거'다. 코드가 취향에 맞으면 쉴 새 없이 터질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왠지 모를 피로감과 불편함을 안고 나가게 될 듯하다. 그럼에도 액션만 잘하는 줄 알았던 할리우드 배우 톰 크루즈의 지금껏 보지 못한 새로운 얼굴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은 확실히 매력적이다.지난 3일 스크린에 걸린 영화 '디거'(감독 알레한드로 G. 이냐리투)는 꼰대 괴짜 재벌 디거 록웰(톰 크루즈 분)의 그린란드 빙하 시추 시설에서 발생한 작은 균열이 전 세계를 뒤흔들 역대급 대재앙이 시작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영화는 3대째 석유 재벌로 살아온 디거 록웰이 하루를 여는 모습으로 시작된다. 그는 반려묘 매기를 지극정성으로 돌보지만 곳곳에 야생동물의 박제가 걸려있는 호화로운 집에서 편하게 생활하고 눈앞에 놓인 당장의 거대한 이익만 좇으면서 자연을 아무렇지 않게 파괴시키는 모순적인 인물이다.그런 디거 록웰이 어느 날 그린란드 빙하 시추 시설에서 발견된 작은 균열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그 문제가 전 세계를 날려버릴 거대한 재난으로 커진 상황을 맞닥뜨리고 만다. 바로 워싱턴 D.C.의 5배 크기인 빙하가 유럽 대륙에 부딪힐 거라는 관측이 나온 것.그동안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와 '탑건: 매버릭' 등을 통해 액션 배우로서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톰 크루즈는 디거 록웰 역을 맡아 완전히 새로운 얼굴을 꺼낸다. /워너브러더스코리아(주)이 사태를 일으킨 장본인인 디거 록웰은 미국 대통령 컴슨(존 굿맨 분)을 비롯한 여러 권력자를 자신의 집으로 소집한다. 이어 그는 자신의 무지와 안일함에서 비롯된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직접 인류를 구하기 위해 나서며 영웅을 자처하는 아이러니한 모습을 보여준다.그리고 이내 '디거'는 반전의 문을 연다. 알고 보니 이 모든 것은 연극이었고 이들은 리허설 중인 배우들이었던 것. 이후 점점 더 커져가는 재앙을 어떻게든 수습하려는 무대 위 캐릭터인 디거 록웰과 이를 연기하는 배우의 모습이 시도 때도 없이 교차되는, 액자식 구성을 띄며 관객들이 두 가지의 이야기를 즐기게 한다.쉽게 말해 '디거'는 물질만능주의와 미국 우선주의를 넘어 당장 손에 넣을 수 있는 이익을 위해 미래의 환경을 거침없이 파괴하고 이에 따른 불편한 결과는 나 몰라라 하고 싶은 인간의 탐욕이 초래한 위기를 시종일관 꼬집는 블랙코미디다.알레한드로 G. 이냐리투 감독은 현실과 허구를 오묘하게 넘나들면서 관객들을 애매한 위치에 세워두고 시대를 초월하는 인간 본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려고 하지만, 숨 돌릴 틈 없이 몰아치는 방대한 대사는 오히려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관객이 다시금 곱씹어볼 여유조차 허락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긴다. /워너브러더스코리아(주)이를 이끄는 톰 크루즈는 매 순간 압도적인 열연으로 지금껏 한 번도 보여준 적 없는 새로운 얼굴을 꺼내 든다. 그동안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등을 통해 전 세계 관객들에게 액션 배우로 각인됐던 그가 자신의 기존 이미지를 완전히 뒤집어낸, 그야말로 놀라운 변신이다.어떠한 결심이라도 한 듯 불룩한 배와 백발 등으로 파격적인 외적 비주얼을 완성하며 탐욕스러운 석유 재벌 그 자체로 영화 안에서 살아 숨 쉰다. 특히 300명의 엑스트라와 함께한 대규모 장면에서 카메라의 움직임을 고려하며 보여준 역동적인 연기는 짙은 잔상을 남긴다.알레한드로 G. 이냐리투 감독은 현실과 허구를 오묘하게 넘나들면서 관객들을 애매한 위치에 세워두고 시대를 초월하는 인간 본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다만 이러한 의도를 전하는 배우들은 시종일관 과도하게 일그러진 표정으로 고함치듯 대사를 쏟아내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피로감만 쌓여간다. 액자식 구성이라는 반전이 드러나면서 이러한 연출이 어느 정도 납득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그 이후에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아니다. 숨 돌릴 틈 없이 몰아치는 방대한 대사는 오히려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관객이 다시금 곱씹어볼 여유조차 허락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긴다. 15세 이상 관람가이며 러닝타임은 128분이다.jiyoon-1031@tf.co.kr[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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